물류가 이커머스 성장세 추월한다?
1. 이 글은 커넥터스가 만드는 큐레이션 뉴스레터 '커넥트레터'의 6월 9일 목요일 발송분입니다.
안녕하세요, 지난주 뉴스레터 답장을 몇 개 받고 신이 난 엄지용입니다. 지난 뉴스레터에서 잠깐 소개했던 카카오맵 맛집 DB를 꼭 좀 공유 달라는 소소한 내용이었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살펴보니 DB가 87개 정도 모였는데, 100개를 채우면 뉴스레터에도 공유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피드백만큼 콘텐츠 창작자를 춤추게 하는 건 없습니다.
요즘 저는 꽤나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유통, 물류업계의 연례 큰 행사가 연이어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8일부터 유통산업연합회 등이 주최하는 ‘제10회 유통산업주간’ 컨퍼런스와 세미나가 이어지고 있고요. 다음 주인 14일부터는 한국통합물류협회 등이 주최하는 ‘국제물류산업대전(KOREA MAT 2022)’이 일산 킨텍스에서 열립니다. 겸사 현장에서 만나는 분들은 인사해요!
제가 행사에 참석하는 이유는 저에겐 부족한 ‘거시적인’ 시장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행사에 연사로 참석하는 컨설턴트, 애널리스트들의 데이터를 기반한 시장 전망은 저에게 향후 취재의 방향성을 알려주는 좋은 자료가 됩니다. 제가 그간 헛소리를 했는지, 안했는지 파악하는 괜찮은 가늠자가 되기도 하죠.
이제 제가 할 일은 미시적인 영역에서 한 명, 한 명의 업계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서 거시적인 전망에선 다루지 못한 파편을 채우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저는 그걸 곧잘 해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열렸던 제10회 유통산업주간 컨퍼런스도 저에겐 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물류덕후인 제 가슴이 웅장해지는 발표 내용이 하나 있어 오늘의 뉴스픽을 통해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여러 차례 외부 발표에 참가했고, 제 이야기의 8~9할은 ‘이커머스’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는 처음으로 이커머스가 아닌 물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사실 지금까지 저는 왜 유통, 물류를 업계에서 많이들 섞어서 사용하는지 고민했습니다. 최근 들어서야 유통과 물류가 함께 있어야 하는 이유를 이해했습니다”
김연희 BCG(Boston Consulting Group) 대표파트너
김연희 BCG 대표파트너가 제10회 유통산업주간 컨퍼런스 기조발표를 시작하며 전한 말입니다. 그간 꿋꿋하게 유통물류 콘텐츠 창작자를 표방했던 저에게 있어선 참 가슴이 뜨거워지는 오프닝입니다. 저는 몇 년 전 커머스 관련 컨퍼런스를 기획한 적이 있는데, 누군가로부터 발표 연사가 왜 다 물류 이야기를 하고 있냐고 타박당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설움이 생각나면서, 아 잠깐 눈물 좀 닦겠습니다.
사설은 여기까지 하고 그간 유통산업을 전문적으로 다뤘던 김연희 BCG 대표파트너가 ‘물류’를 강조한 이유가 있습니다. BCG의 전망에 따르면 향후 이커머스의 성장 속도 이상으로 물류, 그 중에서도 ‘라스트마일 배송’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이 대세가 됐다는 이야기는 굳이 길게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BCG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온라인 침투율은 39%입니다. 전체 364조원 소매(리테일) 시장에서 140조원이 이커머스에서 발생되는 것으로 조사했습니다. 코로나19의 급물살을 타고 최근 대한민국의 온라인 침투율은 중국을 추월한 전 세계 1위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감염병 시대 막바지에 찾아온 기저효과 탓인지, 이커머스 성장세는 예전 같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BCG는 앞으로 ‘온라인 침투율’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BCG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이커머스는 연평균 12% 성장하고, 오프라인 유통은 연평균 4% 역성장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2024년을 기점으로 전체 소매액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51%)을 넘어서며 오프라인 리테일을 앞지른다는 설명입니다.
그런데 여기 신기한 숫자가 나타납니다. BCG가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앞으로 물류의 성장세는 이커머스 연평균 성장세인 12% 그 이상입니다. BCG의 예측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라스트마일 배송 물동량(택배, 배달, 조리음식 배달 제외)의 성장률은 연평균 15%에 달합니다.
온라인 고객 주문에는 마땅히 물류가 따라오니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이커머스와 동일한 성장세도 아니고 그 이상으로 물류가 성장한다고 하니 좀 의아할 수 있습니다.
BCG는 그 이유를 ‘객단가’에서 찾았습니다. 온라인 시대의 도래에 따라 고객의 ‘장바구니 사이즈’는 종전 오프라인 채널에서 구매하던 가격 대비 점점 더 작아지고 있습니다. 쿠팡의 최소주문금액도 없는 무지막지한 무료 로켓배송이 생각났다면 그거 맞습니다. 소품종을 다빈도로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소매 거래액 대비 ‘배송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BCG의 분석입니다.
“지난 2016년 BCG는 국내 택배 물동량을 예측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21억박스 수준이었던 택배 물동량이 4년 뒤인 2000년 31억3000만건으로 늘어난다고 전망했습니다. 이 전망에 대해 업계에서 굉장히 많은 공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실제 2020년 택배 물동량을 뒤집어 보니 우리 예측을 초과한 35억박스가 나왔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었지만, 우리 예측이 그리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입니다. 이번에 저희가 제시한 라스트마일 배송 물동량 성장률 15%도 굉장히 합리적인 시나리오라 저희는 확신합니다”
김연희 BCG 대표파트너
BCG에 따르면 유통업계에서 지금껏 ‘비용’으로 봤던, 차별화 수단으로 고려되지 않았던 ‘배송’이 현 단계 이커머스 모든 영역에서 굉장히 중요한 무기가 됐습니다. BCG는 이커머스 시장을 카테고리 기준으로 크게 생필품(Commodity), 식료품(Grocery), 버티컬(Vertical)까지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하는데, 전 영역에서 ‘물류’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라 제시합니다.
BCG에 따르면 생필품 시장은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계획 구매’ 영역과 우아한형제들의 B마트로 대표되는 ‘긴급 구매’ 영역으로 분화되는데, 이 두 가지 영역 모두에서 물류를 무기로 등장한 업체가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생필품 영역에서는 기존 한국에서 빠른 배송의 표준이라고 여겨졌던 고객주문 기준 D+1일 익일배송을 넘어서 새벽배송, 당일배송, 즉시배달 등 더욱 빠른 배송 서비스가 중심이 돼 치고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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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은 SSG닷컴과 마켓컬리, 로켓프레시(쿠팡)와 같은 장보기 카테고리에 특화한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여기서도 생필품처럼 반복 구매하는 식료품 카테고리는 ‘쿠팡’이 잠식하고 있습니다. 핵심역량은 역시나 물류입니다. 로켓프레시를 위한 신선물류 인프라에 쿠팡이 막대한 투자를 집행한 것이 증거입니다. 한 편에서 농축수산물로 대표되는 ‘초신선’ 시장 에서는 산지직송을 연계한 스타트업들이 경쟁하고 있다는 BCG의 설명입니다. 초신선 시장에서도 산지의 선도를 지키는 방식의 물류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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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컬 영역에서도 물류를 중심으로 한 업체들의 높은 성장이 관측됩니다. 인테리어 버티컬의 오늘의집, 패션 버티컬의 브랜디와 에이블리, 지그재그는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빠른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명품 버티컬에서도 차별화 요소로 빠른 배송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배송이라 불리는 보안과 정시성을 강화한 물류 서비스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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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G는 택배의 익일배송을 넘어선 ‘새벽배송’, ‘당일배송’, ‘즉시배달’과 같은 더욱 빠른 물류 서비스를 신LMD(Last-mile Delivery)라 규정합니다. BCG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이 신LMD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배송시장에서 21%에 불과한데, 이 숫자는 2025년까지 54% 수준으로 성장한다는 전망입니다. 새로운 라스트마일 배송 기준이 기존 익일배송을 기준점으로 움직였던 배송 시장의 상당 부분을 잠식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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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G는 그 이유를 한국의 지형적 특징에서 찾았습니다. 한국은 국토 면적이 작으면서 인구 밀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극단적인 주문 밀집도를 만드는 ‘아파트’로 대표되는 주거 형태가 보편화돼있기 때문인데, 이는 곧 물류 관점에서 밀도의 효율을 만들기 적합하다는 뜻입니다. 당장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3~4일 배송을 표준으로 움직이지만, 한국은 1~2일 배송을 표준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BCG의 설명입니다. 미국에선 한국에서 일반적인 D+1일을 목표로 배송 서비스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면, 한국의 배송 서비스는 그 이상으로 빨라질 것이라고요.
“BCG가 어떤 시장이 50%가 넘을 것이라고 예측하면, 많은 사람들이 우리보고 말도 안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2016년을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한국에서 익일배송 시장은 불과 2%밖에 없었습니다. 이게 배송 서비스의 표준이 되기까지 불과 5~6년밖에 안 걸렸습니다. 때문에 저희는 지금의 더욱 빠른 배송이 절대 21%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빠른 배송이 50% 이상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BCG는 판단합니다”
김연희 BCG 대표파트너
지난주 쿠팡과 택배업체 사이의 위기감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했죠. 실제로 쿠팡은 ‘퀵플렉스’라는 이름의 서비스를 확장하며 직접 고용한 로켓배송망을 넘어서 택배와 같은 지입 개념의 간접 배송망까지 확충하고 있습니다. 이는 물류를 품은 유통과 순수 물류의 본격적인 전쟁의 서막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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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G도 이런 현상을 전망했습니다. BCG에 따르면 라스트마일 물류를 중심으로 한 경쟁은 삼파전이 예상됩니다. 한 축은 이커머스 플랫폼입니다. 미국에서는 누가 뭐래도 아마존이 대표적인 예이고, 한국에서는 쿠팡과 네이버가 각자의 방법으로 물류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직접물류로 제국을 만들고 있고, 네이버는 물류 역량을 지닌 다양한 업체들과 협력을 통한 연합군을 구축했습니다.
또 다른 축은 ‘오프라인 매장’ 기반 유통업체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던 업체들은 기운영 점포를 이커머스 물류 처리를 위한 도심 물류센터로 변신시키고 있습니다. 김연희 대표가 제시한 예로 미국에서는 월마트가 자사 매장의 유휴공간을 온라인 채널에 입점한 3자 판매자의 물류공간으로 제공하고자 합니다. 한국에서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가 매장 거점을 빠른 배송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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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축은 ‘물류업체’입니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한 유통업체들의 본격적인 물류 침공에 위기감을 느낀 물류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합니다. 미국의 페덱스와 같은 업체가, 한국의 CJ대한통운과 같은 업체가 그들의 시장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고자 더욱 빠른 물류망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빠른 물류망의 직접 구축이 부담스러운 유통화주들과 연합군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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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점포회사, 물류회사 중에서 누가 이 시장을 장악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은 판매자에게 가치 제안을 위해 더 이상 ‘물류’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기존 물류회사에게는 시장이 날아갈 수 있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단순히 물류거점만 가지고는 해결할 수 없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수요예측, 재고 최적화, 풀필먼트가 연계된 서비스가 없다면 그저 비용만 올라가고 효율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김연희 BCG 대표파트너
BCG에 따르면 지금까지 커머스 경쟁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방향으로 전개됐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고객을 넘어서 ‘판매자(Seller)’를 확보하는 경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단순히 마켓플레이스에 판매자를 입점시키던 과거의 방식을 넘어서, 우수한 상품을 가진 판매자를 ‘독립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이커머스 플랫폼의 중요한 역량으로 대두됐습니다. 판매자의 상품구색(Selection)만 확보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이고 매력적인 상품구색 확보가 새로운 역량으로 대두된 것입니다.
판매자 확보를 위한 전쟁이 펼쳐지는 와중 또 중요한 역량이 ‘물류’가 됐다는 게 BCG의 분석입니다. BCG가 수많은 판매자들과 이야기해본 결과, 그들의 가장 큰 고민점(Pain Point)은 ‘물류’에서 나타났습니다. 이커머스 플랫폼은 물류를 강화하며 판매자의 가장 큰 고민점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예컨대 쿠팡이 압도적인 빠른 배송 인프라를 3자 판매자에게까지 제공하는 ‘제트배송’ 사업을 강화하는 것도, 네이버가 자체 운영하는 스마트스토어와 브랜드스토어 판매자 대상의 풀필먼트 플랫폼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를 강화하는 것도 판매자 확보를 위한 경쟁 맥락에서 봐야 한다는 BCG의 설명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물류는 데이터 기반 ‘가치사슬 최적화’의 영역까지 확장합니다. 단순히 물류센터에서 입출고 물류를 대행하는 것을 넘어서 판매자에게 OEM 공장을 추천해주는 머천다이징, 물류비용을 최소화하는 수요예측과 재고 배치, 마케팅을 위한 솔루션 지원 영역까지 가치사슬 전반으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합 관리하는 데이터와 디지털 운영이 핵심 역량으로 대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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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추세는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BCG가 꼽은 이 영역의 끝판왕은 쇼피파이(Shopify)고, 한국의 네이버가 하는 ‘커머스 솔루션 마켓’은 쇼피파이의 그것을 닮아있습니다. 애그리게이터라 불리는 이들이 가치사슬 전방을 통합하는 추세도 함께 볼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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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G는 넥스트 커머스 플랫폼의 궁극체를 바로 이 영역에서 찾습니다. 플랫폼 업체들은 판매자를 확보하기 위한 토탈 서비스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물류라고 불러야 할지, 물류가 아닌 다른 무엇인가로 봐야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공급망관리(Supply Chain Management)를 물류의 확장판이라 본다면, 이 또한 물류입니다. 물류 솔루션은 물류를 넘어 공급망 최적화 솔루션으로 진화합니다.
“과거 온라인 플랫폼은 판매자를 입점시키고 판매채널과 고객관리 정도만 해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플랫폼이 판매자를 위해 소싱, 제조, 마케팅, SCM까지 모든 영역을 다 해주는 영역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BCG가 바라보는 넥스트 커머스 플랫폼의 궁극적 모습이 바로 이것입니다. 한국의 네이버나 쿠팡 입장에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고, 져서는 안 되는 영역입니다”
김연희 BCG 대표파트너
물류가 뜬다고 잔뜩 이야기했지만, 사실 이건 가장 거대한 커머스 시장에서 경쟁하는 업체들만의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시장 한 편에서 경쟁에서 소외된 이들은 ‘물류’ 투자를 멈추고 다른 영역에서 경쟁력을 찾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 와중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이마트처럼 장보기 버티컬 시장을 넘어서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핵심 시장’에 뛰어드는 이들의 행보도 눈에 보입니다.
카카오가 ‘커머스 직매입’ 사업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전자신문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자체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직매입 상품을 재고로 보관하여 새벽배송 등 빠른 배송을 연계하겠다는 건데요. 앞서 카카오스타일(지그재그)은 CJ대한통운과 협력하여 빠른 배송을 연계한 풀필먼트 서비스를 운영했는데, 이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한 걸까요? 지금까지 3자 판매자에게 알아서 물류를 맡겼던 카카오의 커머스가 앞으로 어떤 변화를 만들지 주목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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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카카오에 ‘물류’ 포트폴리오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카카오모빌리티가 퀵서비스, 택배 중개 등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 운영하고 있고요. 얼마 전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3자 창고 네트워크를 중개하는 물류 플랫폼 카카오i LaaS를 공개했습니다. 비교적 ‘신생’이라 아직 성과를 냈다고 보긴 어렵지만, 카카오가 물류의 핵심가치인 ‘이동’과 ‘공간’ 영역에서 포트폴리오를 모두 확충한 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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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 카카오모빌리티는 ‘미들마일 화물운송’ 영역까지 물류 가치사슬의 뒷단으로 한 단계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공식적으로는 쉬쉬하지만, 업계에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계획된 움직임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앞서 ‘화물운송’ 영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던 또 다른 모빌리티 사업자 ‘티맵모빌리티’와의 만남은 이렇게 필연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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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에서 코로나 시대에도 ‘오프라인 유통’의 자존심을 지켰던 창고형 매장의 제왕, 코스트코가 CJ대한통운과 협력하여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간 ‘오프라인 매장’ 중심 전략을 고집했던 코스트코가 온라인으로 뛰어든 것에 대해 업계의 해석은 분분한데요. 이커머스 플랫폼의 물류 침공과 확장에 대응하는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물류업체 연합군의 위기감을 보여주는 한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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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커넥트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이야기의 연결성을 만들기 위해 ‘화물연대 파업’, ‘카카오톡 글로벌 진출 계획’과 같은 몇 가지 주요 소식을 이번 콘텐츠에선 빼먹었습니다. 오늘 공유하지 않은 업계 소식은 역시나 ‘카카오뷰’를 통해 운영하는 커넥터스 채널을 통해 공유 드리고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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