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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용 Oct 13. 2022

국정감사로 보는 배달의민족 정책 변화 읽기

역시나 공짜 물류는 없습니다

1. 이 글은 커넥터스가 만드는 큐레이션 뉴스레터 '커넥트레터'의 10월 13일 목요일 발송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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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하늘길이 열립니다!


안녕하세요, 방콕으로 휴가 간 신승윤이 부러운 엄지용입니다. 가뜩이나 11일자로 일본 무비자 관광이 재개됨에 따라 곳곳에서 특가 항공권 소식이 가득한데요. 설렘 가득 차 항공권 예약앱을 열어보니 과거 왕복 6만원이면 오고갔던 항공권 가격이 생각나 결제까진 못하고 마음 졸이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여권 기간도 그 사이 만료돼, 재발급부터 해야겠네요. 


좋아하는 청량한 맥주 이름의 물결이 세상을 덮치기 전까지, 제 취미는 여행이었습니다. 뻔질나게 항공권 예약앱을 살피다 보면 왕왕 괜찮은 가격에 해외로 나갈 수 있는 티켓을 구할 수 있었거든요. 가장 좋아하던 곳은 홍콩, 가장 자주 방문했던 곳은 일본입니다. 두 곳 모두 한밤중에 뽈뽈 돌아다녀도 안전하고, 무엇보다 음식이 맛있습니다. 홍콩 특유의 쿰쿰한 향이 묻어난 바비큐 몇 점 올린 백반에 진득한 밀크티 한 잔으로 마무리하면 지금도 침이 고이네요. 


사람 바꿔 쓰는 거 아니라고, 하늘길이 막힌 후에도 제 방랑벽은 여전했는데요.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지난 2년 동안 한국의 다양한 지역을 참 많이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10여 번도 넘게 방문한 제주는 제 기억 속에 남아있던 것 이상으로 훨씬 아름다웠고요. 


얼마 전엔 경상남도 마산에 다녀왔는데, 항구 도시 특유의 거친 사이버펑크 분위기(비슷한 걸 서울 근교에서 찾는다면 동인천에 놀러 오셔요)가 참 좋았습니다. 1인당 가격을 지불하면 이모 맘대로 안주를 주는 통술집과 제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장르인 마산 원조 아구찜은 신선한 경험을 안겨주기 충분했죠. 물론 유유자적하는 척하는 와중에도 마감은 항상 저를 따라오는 숙제였지만요. 


그래도 처음 독립한 1년 전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최근엔 여유가 생겼습니다.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우더라도 그 공간을 채워줄 동료가 생겼고요. 다행히도 굶어죽진 않을 것 같은 현금 흐름은 만들었습니다. 모두 그동안 콘텐츠를 읽고, 구독해준 많은 독자 여러분 덕입니다. 


사실 방콕 간 신승윤이 부러워서 시작한 글이었는데, 매번 입버릇처럼 하는 이야기로 이렇게 마무리가 되네요. 신승윤은 오늘 귀국하기 때문에 저는 더 이상 부럽지 않을 예정이고요. 영혼 없다 느낄 수 있겠지만, 독자 여러분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란 걸 새삼 강조하며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위클리 뉴스픽 :                

역시나 공짜 물류는 없습니다


시사에 관심 있는 분들이 아니라면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국정감사는 국회의원들의 잔칫날입니다. 공개적으로 정부의 활동을 비판할 수 있는 청문회인 만큼 평소 입법 활동만으로 보여주기 어려운 ‘일한다’는 느낌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고요. 세간에 화제가 됐던 주제가 논의되기에 잘만 한다면 이 자리에서 지지층을 쌓고 스타로 부상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혹은 이해도가 떨어지는 사안에 대해 호통(?)만 치는 누군가의 모습도 공개되니 어찌 보면 양날의 검이라 볼 수도 있겠네요.


2022년 국정감사가 10월 4일 시작됐고, 중반전을 달리고 있습니다. 제가 정치 담당 콘텐츠 창작자도 아닌데, 해마다 국정감사를 살펴보는 이유는 기업에서 출석하는 증인들 때문입니다. 평소 쉽게 만나지 못할 각 기업의 최고임원들이 세간에 화제가 됐던 이슈에 대한 답변을 하는 자리이고, 그 답변에서 생각지 못했던 괜찮은 정보의 파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한정된 발언 시간 때문인지) 자기 할 말만 하는 의원들과 왜인지 송구하고 뭔가 계속 검토만 하는 기업인들의 모습에서 별 내용을 찾기 어려울 때도 많은데요. 그럼에도 최소한 대한민국 국회가 국민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산업 이슈’로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는 의미는 찾을 수 있습니다.


실제 국정감사에서 논의된 몇몇 주제가 기업 정책의 큰 변화를 이끌어 내기도 합니다. 예컨대 2020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았던 ‘택배근로자 과로사’ 이슈는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택배사들의 대규모 분류 자동화 투자로 이어졌고요. 택배사들은 이를 명분으로 택배비를 인상했는데, 이커머스 판매자들의 원가와 소비자 판매 가격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나비효과로 번졌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택배 사회적합의 1-여전한 택배 분류작업국토부 이행점검 글쎄”, 아시아타임즈]


플랫폼 국감이라 불렸던 2021년 국정감사는 또 어땠나요? 의도치 않게 주인공이 됐던 카카오는 기업의 중심 프로파간다를 ‘상생’으로 바꿨고, 사회적 논란을 야기했다 판단하는 일부 서비스 철수를 발표했습니다. 2021년 국정감사에 따른 카카오의 정책 변화는 간접적으로 올해 거대한 IT업계 소식이었던 ‘카카오모빌리티의 사모펀드 매각 검토 및 철회 사태’에도 영향을 줬다고 평가되고요.

[함께 보면 좋아요! :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왜 거듭 사과를 해야 했나경향신문]


때문에 2022년 국정감사에서 논의된 주제에서도 앞으로 기업들의 정책 흐름과 산업의 변화를 읽을 힌트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이번 글에선 언젠가부터 국정감사 단골손님이 된 1등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중심으로 이번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된 내용은 무엇인지, 국정감사에선 다루지 않은 이면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단건배달이 촉발한 배달비 인상?


지난 7일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대외, 법무 담당)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증인 출석했습니다. 주로 언급됐던 이슈는 ‘배달비 인상’과 ‘소상공인 부담 가중’이었죠.


올해 상반기 ‘음식배달 비용’ 인상 문제가 사회에 꽤 큰 화제로 번졌던 것을 기억할지 모르겠습니다. 당시 일부 미디어는 ‘배달비 1만원 시대가 왔다’는 꽤나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하기도 했고요. 물론 이건 일부 극단적 사례를 일반화한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체감하는 배달비가 오른 것은 분명합니다. 몇 달 전 홈플러스의 6990원짜리 당당치킨이 ‘치킨런’ 열풍을 불러온 데도 이런 배경이 있었지요.

[함께 보면 좋아요! : ‘배달비 1만원 시대는 오지 않았습니다커넥터스]


배달비 인상 논란의 중심에는 쿠팡이츠가 촉발하고 배달의민족이 맞받은 ‘단건배달’ 경쟁이 있었습니다. 단건배달 이전 대한민국 음식배달의 표준 운영 방법론은 여러 음식점의 주문을 순차 방문 픽업하여 고객에게 전달하는 ‘묶음배달’이었는데요. 이게 단건배달 확산에 따라 한 음식점에 들러 음식을 픽업하고, 곧바로 한 고객에게 배달하는 방식으로 변하기 시작한 겁니다.


단건배달은 분명 소비자에게 전에 없던 ‘속도’라는 편익을 만들었습니다. 종전 40분을 기준으로 움직이던 음식배달 리드타임이 20분을 기준으로 바뀌는 효용이 만들어졌고요. 


하지만 한 편에선, 라이더가 처리할 수 있는 시간당 주문 처리량이 절반가량 감소하는 반대급부도 발생한 것이 사실입니다. 단건배달 주문 처리를 위해 라이더를 지속적으로 유입해야 하는 플랫폼은 라이더의 시간당 수익보전을 할 수밖에 없었고,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 건당 비용은 빠르게 올라갔습니다.


물론 쿠팡이츠가 단건배달을 시작한 것은 2019년인데 왜 2022년에 와서 이게 논란이 됐는지 궁금한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올해 초 있었던 플랫폼의 ‘프로모션 정책’ 변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간 프로모션을 명목으로 높아진 배달비를 자체 부담하던 플랫폼들이 올해 초부터 프로모션 종료를 알리기 시작했거든요. 이에 따라서 숨어있던 물류비용 부담은 기존 플랫폼에서 ‘음식점’에게 전가됐고, 또 소비자에게 그 증가분이 재차 전가되며 배달비 인상 논란은 본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단건 배달프로모션 종료비용 부담은 누가지디넷코리아]


첨언하자면 배달의민족의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의 경우 요금제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총 6000원의 배달비를 음식점과 소비자가 분담하는 정책을 3월부터 시행하고 있고요. 음식점으로부터 받은 이 6000원을 배달의민족이 ‘라이더’의 건당 배달비로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3월부터 변경 적용된 배민1 요금제의 모습. 음식점과 소비자가 배달료를 분담한다는 기본 체계는 변하지 않았다. ⓒ배달의민족

물론 라이더가 배달의민족으로부터 받는 건당 배달비는 6000원에 못 미치기도, 때로는 넘어가기도 하는데요. 배달의민족 측에 따르면 라이더 수급 불균형을 보충하고자 하는 시간당 프로모션 배달요금에 따라서 최대한 6000원에 맞아 떨어지는 배달비용을 지급하고 있다나요. 여기 음식점이 6000원의 배달비 분담과 별개로 배달의민족에 지급하는 6.8%의 중개 이용료는 플랫폼의 수익으로 남는 형태입니다.


한 편에서는 단건배달뿐만 아니라 종전 묶음배달로 진행되던 ‘배달대행’ 요금도 인상하는 추이가 보였는데요. 여기에는 고용노동부의 배달 라이더 고용보험 가입 등을 의무화하는 법안 시행으로 늘어난 비용 증가분이 배달대행 비용에 녹아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회색 지대에서 무보험으로 움직이던 라이더와 배달대행업체에게 지금껏 없었던 추가 비용이 등장했고, 이를 반영하여 배달비는 올랐고, 그것은 또 음식점에게 전가됐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고용보험 의무화에 떠는 배달업계"기사부족 우려정산도 난감", 뉴스핌]


수수료 규제가 다가올까요?


꽤나 복잡하죠? 단순히 배달비 인상이라는 결과를 어떤 한 주체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꽤나 복잡한 정책과 시장 환경 변화가 있었습니다. 예로 배달대행업체들은 배달비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 ‘단건배달’을 촉발한 배달 플랫폼들을 지목했고요. 배달 플랫폼들은 단건 배달과 배달비 인상은 상관없고, 오히려 배달대행 업체들이 증가된 요금을 음식점에 부과하고 있다고 맞불을 놨습니다. 이런 배경 하에 아래 국정감사장에서 오고간 질문들의 맥락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배달비 인상의 주범이 플랫폼이라고요?, 커넥터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 지난해 증인 회사 매출이 2조원(실제 2조291억원)을 넘었죠? 주문 중개 수수료로 주문액의 6.8%를 받고 있고요. 그런데 배달료는 음식점주에게 6000원을 받아서 음식점주와 소비자가 분담하도록 하고, 배달업 종사자(라이더)에게는 증인 회사가 지불하는 구조죠? 증인 회사 배달료가 다른 배달앱 회사보다 금액상으로 훨씬 높은 편 아닌가요? 6000원을 책정한 근거가 뭔가요?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 : 지금 말씀주신 것은 배민1 서비스에 관한 부분입니다. 배민1 서비스는 저희 앱을 통해 이뤄지는 총 거래 10건 중 1~2건에 해당하는데, 택시로 비유하면 모범택시에 해당합니다. 일반 배달대행사의 경우 한 건 당 약 4000원 정도 배달료를 받는데요. 이런 배달은 한 번에 여러 고객 주문을 묶어서 가는 묶음배달 형태입니다. 코로나19 시기로 넘어가면서 많은 분들이 빠른 배달을 원하여 우리는 단건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지금 배달료 인상은 단건배달 때문이고, 배달에 대한 여러 형태를 다각도로 구상하겠습니다.

여기 앞으로 ‘배달 수수료 규제’가 등장할 것을 함의하는 국회의 의견도 등장했는데요. 소 의원은 “음식점 사장님이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봤는데 플랫폼 수수료와 배달대행료를 합치면 판매가의 45% 가까이 지출이 나가서 힘이 빠지고, 소비자에게 음식값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었다”며 “국민 75% 이상이 배달비가 과도하다고 이야기하며, 배달비 인상 금지를 막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수수료 규제 법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60% 넘게 나오기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함 부사장에게 질문했습니다. 이에 함 부사장은 “가이드는 정부가 정해주는 것이고, 우리는 그에 할 도리를 다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포장 수수료도 문제라고요?


사실 거시 환경은 현재 배달의민족에게 그렇게 녹녹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엔데믹의 도래,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등 갖은 요인이 겹겹이 쌓이면서 최근 배달앱의 사용 추이는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상황이 겹쳐있기에 ‘인과’를 특정하긴 어렵지만, 늘어난 배달비도 분명 소비자의 배달앱 사용 감소 추이에 영향을 준 요인 중 하나로 보입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코로나 호시절’ 지난 배달 플랫폼매출감소네이버 진출설 ’, 한겨레]


한 편에서는 한 때 단건배달로 치열하게 경쟁했던 ‘쿠팡이츠’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쿠팡은 사실무근이라 일축했지만, ‘매각설’이 등장하기도 했고요. 눈에 띌 만큼 고객 대상 프로모션이 줄어들었다는 업계의 평가도 이어집니다. 한 편에선 단건배달이 자랑하던 서비스 품질(속도)이 망가지고 있다는 미디어 보도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배달시키는 사람 그렇게 줄었어?"쿠팡이츠 매각설 나온 이유머니투데이]


쿠팡은 최근 유동성 악화 상황에서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수익성’을 챙기는 방향으로 적극 움직이고 있는데, 단건배달 중심의 쿠팡이츠는 확실히 쿠팡의 수익성 개선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처럼 보이긴 합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족발 1시간째 안 오더니” 쿠팡에 등 돌렸다, 300만명 '주르륵', 헤럴드경제]


이런 상황에서 배달비 부담을 덜고자 ‘포장’ 픽업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배달 플랫폼 입장에서도 포장 주문은 비용의 근원이었던 물류를 ‘소비자’에게 돌림으로 물류비를 제로화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요기요는 이미 포장 주문에 12.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고,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역시 연내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무료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포장 수수료를 부과할 것을 예고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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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이 ‘포장 수수료’와 관련한 질의도 나왔습니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배달의민족은) 고객이 직접 물품을 수령하는 포장 서비스에도 수수료를 부가할 계획”이라며 “고객 입장에선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직접 가서 음식을 수령하는 것인데, 수수료를 받는 것이 적당하다고 보나” 질문하며 배달의민족의 포장 수수료 수취 계획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는데요.


이에 함 부사장은 “포장 수수료와 관련하여 여러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현재는 우리가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며 “(포장 수수료 도입에 대해선) 지속 투자가 이뤄지는 부분이 있어 시장 경쟁 상황을 고려하고, 사장님 부담을 덜어드리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요컨대 배달의민족은 포장 수수료 부과 계획에 대해 어느 정도 투자가 이뤄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철회’를 하긴 어렵다는 말을 완곡히 돌려 말한 건데요.


사실 플랫폼이 기술과 브랜딩에 꽤 큰 투자를 한 것도, 어느 정도 오프라인 포장 방문 모객을 위한 ‘마케팅 채널’ 역할을 하는 것도 맞습니다. 당연히 투자에 대한 합리적인 ‘수익모델’을 설정할 자유가 그들에겐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포장 수수료가 부담인 상인들이 많다면 차라리 공공 배달앱이든, 운영 목표가 다른 신한은행의 땡겨요든 수수료가 최소화된 경쟁 배달앱을 활성화시키는 게 맞는 방향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자연스레 경쟁 환경 속에서 수수료는 줄어들고, 공짜 픽업은 늘어날 여지가 생기진 않을까 싶고요. 사용자 스스로 배달앱이 아닌 전화 주문을 하도록 하고, 여기 음식점이 인센티브를 주는 캠페인도 얼마든지 전개할 수 있을 것이고요.

[함께 보면 좋아요! : 6990원짜리 치킨런과 공짜 물류엄지용]


어쨌든 오늘 마무리는 “공짜 물류는 없다”로 하겠습니다. 이게 다 공짜인 줄 알았던 배달비가 어디선가 튀어나와 생긴 문제니까요. 사실 과거 배달앱이 없던 시절의 중국집 배달, 치킨집 배달이 ‘공짜’였던 이유는 음식점이 그 비용을 부담하거나 원가를 녹여 음식 가격을 산정했기 때문입니다. 그 증거로 배달이 아닌 방문 고객에게 홀요금으로 음식을 할인해주는 중국집은 지금도 심심찮게 찾을 수 있잖아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물류비가 갑자기 튀어나온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겁니다.

넘어가긴 아쉬운 이야기들 :                

상생의 아킬레스건

쉽게 이야기했지만 ‘상생’은 말처럼 쉬운 게 아닙니다. 사회적 기업이 아닌 이상 기업은 마땅히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이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시장 경쟁에서 도태된 누군가는 자연스레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모두의 상생과 같은 달달한 이야기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나 다름없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공공’은 소외된 이들을 보듬어야 마땅하고, 그렇게 견제하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에 시장 지배적 지위를 가진 기업들도 조금은 더 ‘상생’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전할 넘어가긴 아쉬운 소식들도 그런 맥락에서 읽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소식으로 카카오모빌리티가 화물 정보망 업체 ‘화물마당’의 지분 49%를 인수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카카오모빌리티의 미들마일 물류 진출의 전초전으로 해석하고 있는데요. 카카오모빌리티는 직접 진출이 아닌 기존 화물주선사업자들과 ‘상생’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함께 보면 좋아요! : 카카오모빌리티는 정말 미들마일 물류를 품을까(feat. 화물 정보망), 커넥터스]

[함께 보면 좋아요! : 카카오모빌리티, IT 불모지 화물 중간물류’ 공략한다중앙일보]


두 번째 소식은 B마트와 관련된 것입니다. 오늘 태국에서 돌아오는 신승윤님이 서울 지역 B마트 알바로 잠입해서 운영 노하우를 살펴보고 정리했습니다. 참고로 B마트는 배달앱을 넘어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나아가는 우아한형제들의 미래 비전 선봉장이자, 동시에 언론 미디어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앞서 이야기했던 ‘상생’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자세한 내용은 콘텐츠로 확인하시죠.

[함께 보면 좋아요! : 직접 알바 뛰며 파헤친 배민 B마트 MFC’만의 물류 노하우 디테일커넥터스]


마지막 소식은 물류와 상관없는 이슈입니다. 한겨레가 마음먹고 ‘이커머스 플랫폼 리뷰 조작단’을 저격하는 콘텐츠를 연재하기 시작했거든요. 업계에 계신 분들은 당연히 알겠지만, 이건 너무나 오래 전부터 횡행했던 ‘관행’이고요. 저 같은 개미 셀러 또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오픈하고 지금까지 약간 과장을 보태면 100명 가까운 마케팅 업체 관계자로부터 ‘상위노출’ 및 ‘리뷰단’ 조성 제안을 받아본 경험이 있으니 말 다했습니다. 소비자들에게는 이상하게 여겨지지만 업계에선 ‘관행’으로 여겨지는 만큼, 이런 행태가 어쩔 수 없다 보는 마케팅 실무 관계자들의 의견도 많이 보였는데요. 저는 여기서 가치판단을 유보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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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커넥트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국정감사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고, 사실 지금까지 국정감사에 나온 커머스, 물류 관련 기업 증인 질의응답은 전부 살펴봤는데(생각보다 엄청 걸립니다.) 못 풀어낸 내용이 많아 좀 아쉽네요. 기회가 된다면 다음 주에도 국정감사 분석 콘텐츠(쿠팡이라던가...)로 이어갈까 생각 중입니다. 다만, 이번 콘텐츠에 대한 독자 여러분 반응이 안 좋으면 당장 이 계획은 철회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이 저에겐 더 소중하니까요. 항상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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