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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용 Jul 01. 2024

사라질 위기의 경유 화물차, 전기차 개조 한다면 어떨까

화물 전기차 개조부터 BSS까지, 제이엠웨이브의 e모빌리티 청사진

지난 2월 한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창업 7년 만에 시리즈A 라운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해당 라운드에는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를 비롯해 에이스톤벤처스, 키움자산운용이 참여했으며, 3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고 알려졌는데요. 전기차 개조(EV Conversion)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제이엠웨이브’의 이야기입니다.


제이엠웨이브는 2017년 이빛컴퍼니란 이름으로 창업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전기차 개조 기술을 상업화하는 데 총력을 다 해 왔습니다. 2019년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은 뒤, 2020년에는 한진과 손잡고 택배 트럭 전기차 개조 실증 사업을 수행했고 전기 택배 트럭을 현장에 투입하는 시범 운영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제이엠웨이브는 2022년 초 미국 중견 물류회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북미 시장에 도전하면서 전기차 개조 기술을 고도화해 나갑니다. 왜 갑자기 미국이냐 하면, 당시 국내 차량개조법상 전기차 개조는 여전히 낯선 기술이었거든요. 내연기관 중심의 기존 법률 조건을 맞추기 어려웠던 건데요. 이미 제이엠웨이브는 전기차 개조 기술과 함께 맞춤형 시설과 장비, 인력을 구성하고 있었으나 규제에 의해 한국 사업이 지연된 거죠.


그리고 제이엠웨이브가 다시 국내 사업을 본격화한 것은 지난해 7월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가 산업 융합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어 제이엠웨이브의 전기 트럭 개조 사업 실증 특례를 승인한 건데요.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일정 조건을 갖춘 경우 전기차 튜닝 작업을 가능케 해 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규제 특례를 요청했고, 국토교통부가 이를 수용했습니다.


정부 부처의 위와 같은 결정에는 점차 강화되고 있는 경유차 규제의 영향이 컸습니다. 지난 1월부터 ‘대기관리권역법(대기관리 권역의 대기환경개선특별법)’에 따라 경유 소형 택배차, 어린이 통학 버스는 신규 등록이 금지됐고요. 택배차의 경우 올 연말까지 조건부 허용됐으나, 향후 친환경 차량으로의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라는 데 모두가 공감할 것입니다. 이때 제이엠웨이브의 전기차 개조 기술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건데요.


제이엠웨이브가 내연기관 차량에서 개조한 1톤 전기트럭은 현시점 국내 유일하게 국가 공인 기관으로부터 인증 획득에 성공했습니다. 제이엠웨이브는 이를 바탕으로 향후 국내 1톤 트럭을 포함한 다양한 크기의 물류 차량, 특수목적차량을 전기차로 개조해 나갈 것이라 밝혔는데요. 커넥터스가 박정민 제이엠웨이브 대표를 만나 자세한 사업계획과 향후 비전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박정민 제이엠웨이브 대표 ⓒ제이엠웨이브

유일한 전기차 개조 국가 인증을 받기까지


지난 2월 투자금 유치 이후 제이엠웨이브는 본격적인 전기 트럭 양산 체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력 충원과 함께 개조 교육 과정을 진행하고 있고요. 제이엠웨이브 자체 공장 한 곳과 협력 공장 네 곳을 합쳐 총 다섯 곳에서 본격적인 전기 트럭 개조 작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투자 유치와 함께 전국 생산 기반을 닦기까지 사실 제이엠웨이브는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어 왔는데요. 결과적으로 양산 체계에 들어설 수 있었던 이유는 앞서 설명했듯 제이엠웨이브가 끝끝내 전기차 개조 기술의 ‘국가 인증’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박정민 대표는 이런 소감을 밝혔습니다.


“친환경 차량으로의 전환 시대를 맞이하면서 전기차 개조 비즈니스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에 꼭 필요한 비즈니스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영국에서는 올드카를 전기차로 바꿔 타는 게 멋지다는 인식이 있어 일찍이 관련 사업이 활성화됐고요. 프랑스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약 4년 전부터 르노자동차가 보유한 1만5000평 규모의 공장에서 전기차 개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차량 개조에 매우 관대한 미국 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요.

한국은 서구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전기차 개조에 대한 관심이 덜하긴 했지만 연비 문제로 중소형 트럭들은 늘 몸살을 앓고 있는 데다가, 점차 내연기관 상용차에 대한 규제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다가오는 규제에 따라 전국 1톤 경유 트럭 약 290만대, 그중 배송용 차량 약 15만대부터 모두 1대1로 전기차 신차로 맞바꿀 것이냐 생각하면 불가능합니다. 전기차 구매 비용에 내연차 폐차 비용까지 엄청난 환경 비용이 드는데 이를 개인사업자나 개별 기업이 부담하긴 어려움이 많죠.

헌데 기존에 사용하던 경유트럭을 전기차로 개조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래서 제이엠웨이브가 보유한 전기차 개조 기술을 반드시 국내 합법화하겠다, 필요한 공인 인증을 획득해 안전하고 편리하게 도로에 내놓겠다고 다짐했고요. 많은 시간과 비용, 노력을 들여 끝내 성공해서 매우 기쁩니다. 우린 이제부터 시작이예요”
- 박정민 제이엠웨이브 대표

박 대표에 따르면, 제이엠웨이브는 차량 외관과 관련된 충돌시험 외 안전, 모터, 전자파, 조향, 제동, 주행 등 구동 관련 시험 13개를 완성차와 같은 조건에서 통과해야 했고요. 투여된 비용 역시 만만치 않았다고 하는데요. 지난 4월 끝내 인증 획득에 성공했고, 현 기준 제이엠웨이브 외에 관련 인증을 획득한 업체는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제이엠웨이브의 전기차 개조 프로세스. 기존 차량 외관에서 구동 기관만 교체해 개조하는 방식이다. ⓒ제이엠웨이브


왜 1톤 택배 트럭부터 개조할까?


그런데 말입니다. 제이엠웨이브가 1톤 트럭부터 전기차 개조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단순히 국내 상용차 중 1톤 트럭이 가장 많기 때문이라거나, 제이엠웨이브가 친환경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서만은 아닙니다. 차량 스펙과 가격, 정부 보조금 정책, 개조에 드는 비용과 시간 등을 복잡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었는데요. 박 대표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국내 존재하는 상용차 중 1톤 트럭은 출고 당시 연비는 9km/L정도이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연비는 이보다 낮은 수준이고요. 또 운행 4년 차쯤 다다르면 리터당 연비가 절반 이하로 떨어집니다. 유가 변동과 요소수 사태까지 예상하기 힘든 상황들로 인해 택배기사님들은 늘 고민입니다.

갈수록 차량 운행 고정비는 늘어나고, 정부 규제로 향후 기존 내연기관 트럭을 운행할 수 없을 거란 압박이 커지면서 기사님들은 1톤 전기 트럭을 알아보시는데요. 전기 트럭 신차 가격은 4000만원 중반이 넘고, 현재 정부 보조금은 2000만원입니다. 정부 보조금 규모는 계속 줄어들고, 보조금 지급 기간도 3~4월이니 그 외 기간에는 전기 트럭 구매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볼 수 있어요.

우리는 위와 같은 전기차 전환 조건들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전기 트럭 개조비는 정부 보조금을 받을 경우 500만원정도 자부담이기에 매우 합리적입니다. 또 보조금의 시기와 관계없이 ‘3일’이면 개조가 끝납니다. 현재 공장의 연간 개조 가능한 캐파(Capacity, 수용력)는 1500대이며, 협력사를 포함하면 7500대 수준으로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여기서 꾸준히 협력 공장을 늘려 향후 수리 등 부가 서비스도 함께 제공할 예정입니다”
- 박정민 제이엠웨이브 대표

그리고 박 대표는 최근 정부가 지정한 친환경 차량 보조금 예산이 해마다 남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LPG 전환, DPF(Diesel Particulate Filter, 경유차 공해 저감 필터), 조기 폐차 등에 편성된 보조금 규모는 약 3800억원인데요. 기존 차량들의 LPG 전환과 필터 적용 사례가 늘어나면서 점차 잉여 예산이 발생함에 따라, 해당 금액이 전기차 개조 예산으로 편성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제이엠웨이브 공장에서 내연기관 트럭을 전기 트럭으로 개조하는 모습 ⓒ제이엠웨이브

전기차의 완충 주행거리 한계, 국내 최초 차량용 BSS로 넘는다


사실 전기 화물차 하면 항상 따라오는 고민 중 하나는 완충시 주행거리의 한계일 것입니다. 즉각적으로 연료 보충이 가능한 주유소와는 다르게, 전기차의 경우 충전을 위해서는 일정 시간 충전소에 머물러야 하는 한계가 있죠. 건당 운임을 지급받아 시간이 곧 ‘돈’인 화물차주, 택배기사들에게 완충까지 몇 시간의 시간을 머물러야 한다는 조건은 굉장히 가혹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고자 제이엠웨이브는 라스트마일 택배 전용 트럭으로 개발된 전기 트럭 및 교체형 배터리 기술을 선보입니다. 국내 최초라는 2개의 수식어를 확보한 제이엠웨이브는 8월 중 서울시와 손잡고 양재동 그린 수소 충전소 내 차량용 BSS(Battery Swapping Station)를 설치하게 되는데요.


개조한 전기 트럭은 탈부착 방식의 교환형 배터리로서 국내 최초로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완충까지 2시간, 완충 시 최대 160km를 운행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물류 터미널을 기점으로 회귀 타입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부족함이 없는 운행 거리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만약 주행 중에 배터리가 소진된다면, 이 배터리 스테이션에 방문하여 즉각 교환하여 운행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이고 당장은 양재동에서 BSS 사업을 시작하지만, 향후 서울·경기 곳곳에 거점을 늘릴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자세한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완성차 전기 트럭은 급속 충전이 되지 않습니다. 완충까지 90분이 소요되는데 승용차 완충은 30~40분이면 가능하기에 이들 간의 갈등이 심해요. 상용차주가 휴게소 등 주요 길목 충전소마다 장시간 충전을 하고 있으니 승용차주는 답답한 건데요. 사실 상용차주도 시간이 돈이라 빨리 충전을 끝내고 싶죠. 서로 답답한 겁니다.

반면 제이엠웨이브가 운영하는 배터리 스테이션에서는 단 10분 만에 완충 배터리를 교환할 수 있어요. 한 번쯤 보셨을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 스테이션과 흡사한 형태로 운영되고요. 서울시 및 경기도와 협력해 ‘화물트럭이라면 지나갈 수밖에 없는’ 거점과 터미널을 포인트로 잡아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을 늘려갈 계획입니다”
- 박정민 제이엠웨이브 대표

제이엠웨이브는 BSS를 월 10~20만원 대 가격의 운영 리스 방식으로 적용할 예정이라 합니다. 에너지 사용료를 매달 지불하면서, 사고 시 배터리 수리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고요. 추가로 보험료도 낮출 수 있는 방식이기에 운영 리스가 가장 적합하다 판단했죠.


추가로 제이엠웨이브는 SK에너지와 업무협약을 맺고 있습니다. 주유소와 연계한 배터리 스테이션 운영을 한다면 운행범위가 넓어지는 효과를 가질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로젠의 택배대리점 단체 및 택배기사들이 주도하여 만든 한국생활물류택배서비스협회와는 택배기사 대상 설문조사가 진행됐습니다. BSS가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 게 좋은지 택배 종사자들의 현장 의견을 청취하여, 사업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입니다.


투트랙 전략, 완성차 기업은 불가능한 속도로 확장할 것


박 대표는 제이엠웨이브의 다음 사업 계획에 대하여 크게 두 가지 트랙의 전략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나는 1톤 트럭 외 1.5톤, 2.5톤, 3.5톤 등 대형 트럭과 함께 다인승 버스로 전기차 개조 범위를 넓히는 것입니다. 특히 중형버스의 경우 전기 완성차를 새로 구매하는 데 비용 부담이 2억원 대에 달하기에, 전기차 개조 기술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른 하나는 해외 진출입니다. 제이엠웨이브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 개조 사업을 하는 경쟁사는 유럽에 약 60여곳, 미국에 약 200여곳이 존재하는데요. 반면 동남아시아 시장에는 아직 유력한 경쟁자가 존재하지 않으며, 각국 정부 차원의 기준과 규제가 미비합니다. 하여 동남아 시장에 제이엠웨이브의 기술을 이전하여, 현지 협력사를 늘린다면 개조기술 회사를 넘어 글로벌 OEM사가 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 진단한 것인데요. 결국 글로벌 제조회사를 목표하는 제이엠웨이브 박정민 대표의 이야기를 끝으로 이번 콘텐츠를 마무리합니다.


“국내 소비자들이 샤오미 제품을 많이 소비하는 이유는 저렴하면서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품질 때문일 것입니다. 이처럼 제이엠웨이브는 매우 합리적이면서도 충분한 만족을 주는 한국형 EV 브랜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해외 완성차 기업들은 자동차 분야의 스타트업과 적극적으로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포드나 GM이 좋은 사례죠. 이미 생산이 끝난 내연기관 차량의 기능적 한계와 환경 오염 감소 목표 및 사용자를 위한 관심과 노력을 끊임없이 하는 거죠. 제이엠웨이브는 이런 부분을 상호 보완해 줄 수 있도록 필요기술을 적소에 제공함으로서 동반 성장을 하고 싶습니다.

나아가 동남아 시장을 비롯해 여러 해외시장에 진출하여 전기차 개조기술을 현지화하고 싶은데요. 각국 산업이 필요한 기술을 국내 본사에서 R&D하고, 이를 다시 각국 지사에 전파해 현지화를 거듭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습니다”
- 박정민 제이엠웨이브 대표


※ 이 콘텐츠는 제이엠웨이브의 협찬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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