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커뮤니티를 대체하는 유튜브
1. 이 글은 커넥터스가 만드는 큐레이션 뉴스레터 '커넥트레터'의 9월 11일 목요일 발송분입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주 커넥트레터로 인사드리는 신승윤입니다. 최근 저는 다소 속상한 일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제가 처음으로 독자 여러분께 커넥트레터를 보냈던 때를 기억하시나요? 당연히 기억하지 못하실 것이니 짧게 요약하자면요. 당시 팬데믹으로 인한 물류대란으로 K리그 팬들이 ‘축구팀 유니폼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사태’에 대해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제는 팬데믹을 지나 엔데믹이란 표현도 잘 쓰지 않는 때가 왔고요. 더군다나 당시 유니폼 부족에 시달리던 건 한창 우승 경쟁을 하던 ‘울산HD’와 ‘전북 현대’ 팬들이었는데요. 뜬금없이 리그 우승을 10년째 못하고 있는, 저를 포함한 ‘포항 스틸러스’ 팬들이 이번 시즌 내내 유니폼 수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물론 지난 시즌 리그 2위에 코리아컵 챔피언으로서 한국 최고의 축구팀 자리에 오른 포항이지만, 30년 팬 하면서 유니폼을 사고 싶어도 못 사는 경우는 처음이라 황당한데요.
그런 저를 더 열 받게 만든 사건은 9월 10일 ‘ACL 유니폼 1분 완판 사태’입니다. AFC 챔피언스 리그(ACL) 엘리트에 진출한 포항은 대회에 맞춰 전용 유니폼을 입고 뛸 예정인데요. 공식 팬샵에서 유니폼 판매를 시작한 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모든 물량이 동나버린 겁니다. 아니, 저는 장바구니에 담은 걸 계산하다가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니까요? 지금도 너무 열이 받아서 손이 덜덜 떨리는데요(ㅋㅋㅋ).
위 사태가 발생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 우선 최근 주말 홈경기마다 좌석 매진을 시킬 만큼 우리 고철(스틸러스의 멸칭이자 애칭) 팬들이 늘어난 게 확실하고요. 그만큼 유니폼을 포함한 팬 상품이 전반적으로 재고 부족에 시달리는 요즘입니다. 이는 지난번 K리그 팝업 소식을 전했을 때처럼 리그 자체 인기가 상승함에 따라 여러 팀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기도 한데요.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수요 예측 실패로 인해 포항의 유니폼 서플라이어인 푸마가 리그 유니폼은 물론 ACL 유니폼까지 생산량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겁니다. 사고 싶어도 못 사고, 팔고 싶어도 못 사는 최악의 상황이 시즌 내내 반복되는 중인데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선주문 등 다양한 판매 방식을 활용할 수 있겠으나, 여전히 구단과 푸마의 운영 방식이 개선되지 않아 팬들은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취재 결과 오죽하면 구단 내부자까지 "글로벌 유명 스포츠 브랜드가 구단 팬덤을 과소평가한다"는 반응을 보일까요.
이때 옆 동네 KBO 리그 팬들을 보니 참으로 부럽습니다. 물론 주변 야구팬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정판 유니폼의 경우 대란도 일어나고, 굿즈 재고 역시 늘 부족하다곤 하는데요. 그렇다고 이번 시즌 포항처럼 팬들이 입고 다닐 유니폼 재고가 아예 없을 정도로 선택지가 부족하진 않다고요.
그리고 오늘 소개할 KBO 리그 팀 NC 다이노스의 경우 최근 ‘NC 다이노스 POD(Print On-Demand, 주문형 출판 서비스)샵’이란 이름으로 일종의 자사몰을 열어 유튜브 쇼핑과 연동했는데요. 굿즈 수도 매우 다양하고, 팬들의 쇼핑 방식까지 차별화하기 시작하면서 팬샵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었습니다. 야빠들이 너무 부러운 축빠의 위클리 뉴스픽으로 바로 이어집니다.
요즘 스포츠 팬들에게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바로 ‘유튜브’입니다. 오랜 기간 스포츠 팬들은 온라인 팬 페이지나 카페를 활용해 소통해왔습니다. 팬들끼리 여러 소식과 의견을 공유함과 동시에 규모가 큰 곳은 구단에서도 공식 팬 페이지로 인정해 주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최근에는 현존하는 전 세계 거의 모든 프로 스포츠 구단이 공식 유튜브 계정을 운영하며 팬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축구와 야구같이 팬덤이 두텁고, 동영상 중계가 활발한 스포츠 리그는요. 유튜브를 통해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을 공유하면서 많은 팬들을 끌어모으고요. 여기에 각종 공지사항과 더불어 구단과 선수들의 중계 카메라 뒤편 이야기, 팬 소통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등 자체 제작 콘텐츠를 업로드하여 팬심을 강화합니다. 팬들은 해당 콘텐츠에 좋아요를 표시하고, 댓글로 서로 소통하면서 유튜브 채널을 커뮤니티처럼 활용하기 시작했죠.
이는 오늘 소개할 NC 다이노스도 마찬가지입니다. NC 다이노스 공식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약 10만명을 보유하고 있고요. 선수 인터뷰, 팀 훈련, 경기 분석 등 4100여개 영상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지난 3일 NC 다이노스는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유튜브 쇼핑 기능을 추가, 구단 D2C(Direct to Customer) 굿즈 쇼핑몰 ‘NC 다이노스 POD샵’ 연동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대비 경기당 관중 수가 40% 넘게 급증한 구단의 인기를 팬샵 비즈니스로 연결하겠다는 의지입니다.
NC 다이노스는 POD샵 개설과 유튜브 쇼핑 연동 파트너로 카페24를 선택했습니다. 현재 카페24는 유튜브 쇼핑의 국내 시장 공식 파트너고요. 오랜 시간 자사몰 개설 및 운영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카페24인만큼 NC 다이노스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는 팬에게 구단 굿즈를 효과적으로 선보이고, 마케팅 효과를 확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설명입니다.
현재 NC 다이노스 유튜브 채널엔 ‘스토어’ 탭이 새로 개설됐습니다. 여기선 선수가 직접 제작 과정에 참여한 각종 의류와 응원 용품, 생활용품, 액세서리를 만날 수 있고요. 원하는 상품을 터치하면 구단 POD샵으로 연결되는 방식입니다. 특히 NC 다이노스는 유튜브에 업로드되는 각종 영상 콘텐츠와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POD샵 상품 연동과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어, 팬들의 관심이 더 뜨겁다고요.
NC 다이노스 POD샵은 그 이름처럼 팬들이 구단 로고와 선수단 이미지 등 구단의 지식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을 활용해 직접 상품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구단에서 팬들에게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이미지이기에 내가 좋아하는 선수 이미지를 가지고 취향에 따라 상품을 주문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실제 NC 다이노스 POD샵에서 후드티를 이리저리 커스텀해 보니 참 재미나더군요. 특히 유니폼과 응원 도구 외 생활용품까지 폭넓게 쇼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팬들의 선택지는 무궁무진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NC 다이노스 POD샵은 구단 공식 자사몰임과 동시에 팬 굿즈를 D2C로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를 창출하 수 있어 보입니다. 현재 NC 다이노스의 공식 팬샵은 두 가지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기존 팬샵이고요. 다른 하나는 이번에 오픈한 POD샵인데요. 이 둘의 차이점은 앞에서 언급했듯 D2C냐, 아니냐로 볼 수 있겠습니다.
NC 다이노스의 기존 팬샵은 공식 야구 유니폼, 모자, 야구공을 비롯한 야구용품이 주를 이루고요. 그 외 응원 용품과 마스코트 인형, 각종 의류를 판매 중입니다. 이 팬샵이 POD샵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협업 상품을 다룬다는 점입니다. 포항 스틸러스가 푸마와 협력하듯, NC 다이노스의 공식 유니폼과 트레이닝복은 ‘데상트’가 담당합니다. 또 티셔츠는 마산 로컬 의류 브랜드 ‘마사나이’와 콜라보해 판매 중이고요.
반면 POD샵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구단 측이 상품 제조사와 직접 계약해 주문 제작합니다. 그래서 구단 IP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음과 동시에, 중간 제조 및 유통 단계를 생략할 수 있는데요. 그만큼 구단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늘어나고, 팬들의 만족도는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카페24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특히 현직 CJ그룹 마케터이자 야구팬인 A씨는 “기존 팬샵과 POD샵은 그 콘셉트와 주력 상품이 서로 달라 수요가 중복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NC 다이노스 POD샵을 고평가 했습니다. 게다가 POD샵이 활성화되면 팬덤 데이터를 원활하게 수집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팬들이 ‘진짜로 원하는 상품’이 무엇인지 직접 확인하는 게 가능하고요. 또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원활한 의견 수렴이 가능할 것이라 봤는데요.
이처럼 NC 다이노스의 POD샵이란 새로운 도전은 많은 스포츠 팬들의 염원을 담고 있습니다. 저 역시 K리그팬으로서 NC 다이노스와 다이노스 팬들이 꼭 POD샵을 활성화하여 이 좋은 팬샵 운영 방식이 국내 스포츠 리그 전반으로 퍼져나갔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아울러 POD샵이 유튜브 쇼핑, 팬덤 커머스이자 커뮤니티 커머스의 주요 성공 사례 중 하나가 될 수 있을지 계속해서 관련 소식 전하겠습니다.
이번에 소개한 NC 다이노스 유튜브 쇼핑 연동 사례와 마찬가지로 최근 커머스 업계는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 협업 사례를 내놓고 있습니다. 먼저 국내 1위 뷰티몰 올리브영은 지난 1일 성과형 광고 상품을 정식 출시했는데요. CPC(Cost Per Click) 방식으로 광고 성과에 따라 비용이 책정되는, 개별 상품 단위로 운영하여 적은 예산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 합니다. 올리브영은 이를 바탕으로 리테일 미디어 사업을 본겨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는데요. 커넥터스와 함께하는 기묘한님의 콘텐츠를 통해 자세한 내용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올리브영이 ‘리테일 미디어’ 사업 조직을 만든다고요?, 커넥터스]
다음은 K팝 팬덤 커머스입니다. 전 세계 사용자의 90%가 외국인인, 1050만 MAU를 보유한 글로벌 K팝 팬덤 커뮤니티 ‘위버스’를 아시나요? 위버스는 커뮤니티임과 동시에 전 세계 200여개 국가에 아티스트 제휴 MD 상품을 판매하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이기도 한데요. 커넥터스가 위버스샵 글로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업체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최근의 커머스 업계 불황이 무색할 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요. 그 비결을 확인해 보시죠.
[함께 보면 좋아요! : 세계 최대 K팝 커뮤니티 플랫폼의 뒷배, 크로스보더 물류 폭발 성장의 비밀, 커넥터스]
이어지는 소식은 국내 택배시장의 지각 변동입니다. 만약 스포츠팬이 토요일 경기를 보고 나서, K팝 팬이 일요일 방송이나 공연을 보고서 굿즈를 주문했더니 휴일 없이 바로 다음 날 상품을 받을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CJ대한통운은 자사 미래 핵심전략을 내년부터 시작될 주 7일 배송이라 공식 선포했는데요. 국내 택배 시장이 처음 형성될 당시부터 지금까지 일요일만큼은 배송이 없는 불가침의 영역이었죠. 이를 CJ대한통운은 어떤 식으로 변화시키려는 건지, 관련해 택배 대리점과 택배기사들이 말하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CJ대한통운은 왜 ‘주 7일 배송’을 내년에 출시할 수밖에 없을까?, 커넥터스]
마지막으로 매달 성황리 진행되고 있는 커넥터스의 독자 커뮤니티 '밋업' 개최 소식입니다. 다가오는 9월 26일 '성공적인 자동화 설비 도입을 위한 시스템 통합 방법론'이라는 주제로 여덟 번째 밋업이 열리는데요. 이번 밋업을 함께하는 호스트 기업으로는 국내 최대 파렛트 임대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한 로지스올이 참가합니다.
[밋업 안내] 자동화 설비 도입을 위한 시스템 통합 방법론 with 로지스올
뜬금 로지스올과 자동화 설비와 시스템 통합이 뭔 관계냐 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관련 역량을 확충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고 제법 많은 고객사 레퍼런스가 쌓였다나요? 함께 나누고 싶은 경험과 노하우도 많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가를 바랍니다. 커넥터스 독자라면 모두 선착순 무료로 참가할 수 있는 행사이니, 이번 기회에 멤버십에 가입하여 다양한 콘텐츠 체험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커넥트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최근 9월까지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독자 여러분의 스트레스도 이만저만 아닐 거라 예상됩니다. 이럴 때일수록 건강관리 유의하시길 바라고요. 저는 다음에 더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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