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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용 Jun 15. 2016

라스트마일은 지금...② 공유망을 구성하는 자들

퀵라이더, 플사, 퀵사, 그리고 공용센터

두 번째 연재와 관련하여 부치는 글

지난주 금요일 인성데이타 관계자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목요일에 올렸던 두 번째 연재글이 특정 집단의 의견만을 대변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동의합니다. 지난주 올렸던 글은 다수의 플사(인성데이타 포함), 퀵사(공유망 미사용 업체, 사용 업체 및 스타트업 포함), 퀵라이더의 이야기를 취합하여 올린 기사입니다. 그러나 정작 기사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공용센터, 특히 기사에 직접 거론된 인성 공용센터의 이야기가 포함되지 않았지요.  

여러 가지 중간 과정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해당 기사는 블라인드 처리됐습니다. 이후 인성데이타와 인성 공용센터의 두 축인 공유관리지원센터 담당자를 모두 만났지요. 지금 올리는 기사는 그 이야기가 포함됐습니다. 일전에 올라왔던 기사와 일부 내용이 달라졌으나, 일전 내용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해당 내용은 추후 연재를 통해 새롭게 취합된 정보와 함께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아직까지는 각론입니다.


[기획연재] 이륜차 물류 생태계가 격변한다, 라스트마일은 지금...

① 날도, 돌연 서비스 중단

② 이륜차 물류 생태계를 구성하는 자들

                        

연재를 시작하며...

라스트마일, 고객접점에서의 물류 전쟁이 시작됐다. ‘이륜차’는 라스트마일 물류를 개척하기 위한 대표적인 운송수단 중 하나다. 이륜차는 허브앤스포크(Hub & Spoke) 방식으로 중앙 센터에 집하되어 말단으로 배송되는 ‘택배’와는 달리 고객첨병에서 ‘실시간 물류’를 맡는다. 이륜차는 ‘당일배송’이 이슈가 됨과 동시에 수많은 업체들이 이륜차 망에 관심을 갖고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 ‘이륜차 물류’를 포괄하는 명확한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륜차 물류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포함되지 않으며, 업종 진입이 자유롭다는 특성상 정확한 통계가 파악되지 않는다. 통계청에서는 이륜차 물류를 ‘늘찬배달업(분류코드 : 49402)’으로 분류하고 있으나, 국토교통부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늘찬배달업 업종에 포함되는 업체는 69개로 그 신빙성은 미비하다. 

전국퀵서비스라이더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 퀵서비스 라이더의 규모는 17~18만 명, 시장규모는 4조원 이상이라 추산하고 있다. 전국퀵서비스운수사업자협회에서 퀵서비스업으로 홍보하고 있는 전국의 퀵서비스 업체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조사기간 : 2012.1~2012.5)에 따르면 국내 퀵서비스 업체는 1만 1600여개가 존재하지만, 이 또한 온라인 홍보를 위해 여러 업체로 위장한 사업자들이 존재하여 실제 퀵서비스업체 수와는 다를 수 있다. 

명확하게 잡히지 않는 이륜차 물류업계의 통계만큼, 퀵서비스 시장에는 수 조원 이상의 지하경제가 형성돼있을 것이라 추측된다. 업종에 속하지 못한 이들은 제도권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수많은 만행이 횡행하고 있다. 라스트마일 물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됨에 따라, 그 한 축을 담당하는 이륜차 물류업계 또한 어두운 장막을 걷어야 할 때가 아닐까. 이륜차 물류스타트업 날도의 서비스 중단을 시작으로 기획연재를 통해 장막에 감춰져있던 이륜차 물류 생태계의 목소리와 변화의 움직임을 전한다. 


현재 국내 퀵서비스 시장은 크게 3개의 구성체로 운영됩니다. 첫 번째는 퀵서비스 중개업체(이하 퀵사)입니다. 퀵사는 화주 영업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고, 퀵라이더에게 그것을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고객과 퀵라이더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영세한 퀵사 같은 경우 배송까지 직접 처리하기도 하지만 퀵사의 본질적인 역할은 ‘영업’과 ‘연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퀵사는 소수의 퀵라이더를 자사기사 형태로 운영하지만, 그들을 직접 고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퀵라이더는 기본적으로 화물운송 지입기사와 같은 ‘개인 사업자’이며 이들이 여러 퀵사에 동시 등록하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자면 ‘퀵사’에 소속됐다고 말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서울 모처의 한 퀵사, 퀵사를 흔히 ´콜센터´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진에 나온 업체는 본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두 번째는 퀵라이더입니다. 이들은 화물배송 건당 운임(퀵사로부터 월급과 건당 배당금을 동시에 받는 라이더 또한 존재합니다.)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배송 서비스의 주체입니다. 퀵라이더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영업용 번호판을 사용해야 하는 택배기사와 달리 따로 등록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진입이 자유롭습니다. 오토바이만 있다면 당장 제가 내일부터 퀵라이더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전국퀵서비스라이더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퀵라이더는 17~18만 명이 있습니다.


마지막은 프로그램 업체, 속칭 플사입니다. 프로그램사(이하 플사)는 퀵사에 퀵라이더용 앱을 개발, 제공합니다. 현재 이륜차 물류업계에는 인성, 로지, 손자, 예지 등의 프로그램사가 1만 여개로 추산되는 국내 퀵사에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퀵사의 연맹 ‘공용센터’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공용센터’입니다. 공용센터란 플사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 퀵사들의 연합을 의미합니다. 퀵사가 퀵배송 운임으로 지급받는 수수료 23% 중 0.8%(업계 1위 인성데이타 공용센터 기준)는 공유관리 수수료 명목으로 공용센터가 취득합니다. 


인성데이타 관계자는 “개별 퀵서비스 업체는 그 소속 기사수에 한계가 있고 주문량 또한 천차만별이어서, 기사 혹은 주문량이 모자라 수급에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어서 회원사들이 상부상조하는 개념으로 주문과 기사를 공유하는 개념으로 탄생한 것이 공유망”이라며 “공유망이 활성화되고 규모가 커져감에 따라 업체간의 갈등이 생기기도 하여 이것을 조율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공용센터”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공용센터는 무슨 일을 할까요. 공용센터는 소속된 퀵사와 간접 소속된 퀵라이더에 대한 관리와 교육, 조정, 공용 영수증 처리, 구성원들의 복지 등 공용센터 퀵사들의 요청을 받고 조율하는 일을 합니다. 

인성 공유관리지원센터(인성1, 5, 6, 7그룹) 회원사(퀵사) 규약, 공용센터는 공유망을 사용하는 퀵사 및 퀵라이더들이 지켜야할 규정을 만들어 운영한다.


공용센터에 속한 퀵사들은 속칭 ‘공유오더’ 및 ‘공유기사’를 공유하는데요. 가령 A퀵사가 자사기사 5명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시다. 주문이 들어왔는데, 5명이 전부 운행을 나가서 아무도 없어요. 그러면 A퀵사는 해당 주문을 공유망에 올립니다.(A퀵사가 처리할 수 없는 지역에서 주문이 올라올 경우에도 공유망에 주문을 올립니다.) 같은 공유망을 사용하는 B퀵사에 소속된 배송업무를 수행하고 있지 않은 기사는 그 주문을 받고 수행할 수 있지요. B퀵사에 소속된 기사는 운임을 취득하고, 운임 수수료 23%는 B퀵사가 아닌 A퀵사가 가지고 갑니다. 이런 식으로 공유주문을 자유롭게 수행하는 기사를 ‘공유기사’라고 합니다. 현재 공용센터에 속한 퀵사에 들어오는 퀵주문의 상당부분은 바로 이 ‘공유기사’가 수행하고 있습니다. 날도 같은 경우 서비스 중단 당시 주문의 70%를 공유기사를 통해 수행하고 있었지요. 


국내 퀵 프로그램사들은 이렇게 각자의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퀵사의 연합을 구축했습니다. 공용센터가 사용하는 국내 대표적인 프로그램 업체가 ‘인성데이타’입니다. 복수의 퀵사, 플사, 퀵라이더들의 평가에 따르면 현재 인성데이타의 국내 퀵 프로그램 점유율은 80% 이상에 달합니다. 인성데이타에 따르면 국내 이륜차 물류 생태계에는 다마스, 라보 등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포함되는 운송수단을 함께 운영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포함되기 때문에 명확한 점유율 통계를 내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인성데이타가 명실상부한 국내 1위 이륜차 물류 프로그램업체라는 것에는 누구도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때문에 인성데이타의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 공용센터는 한국 이륜차 물류 공유망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지요. 


현장의 온도차, 왜 그럴까


그런데 ‘공용센터’는 이륜차 물류생태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논란의 중심에서 자주 거론됩니다. 왠지 모르게 공용센터의 실질적인 운영주체가 아닌 ‘플사’, 즉 인성데이타의 이름 또한 함께 거론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공용센터와 인성데이타에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퀵사, 퀵라이더들이 존재하며, 그 반대편에는 호의를 표하는 퀵사, 퀵라이더 또한 존재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공용센터가 포괄하는 업체가 많아지고, 이륜차 물류생태계의 중심에 자리 잡으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부침에 불과한 것일까요.


특히나 이륜차 물류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스타트업들은 기존 공용센터의 공유망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륜차 물류스타트업들은 ‘공유망’을 활용함으로써 더욱 많은 기사를 쉽게 확보할 수 있습니다. 자연히 화주영업 또한 공격적으로 확장할 수 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업체들이 공유망을 활용하는 데 부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내 이륜차 물류스타트업인 메쉬코리아, 허니비즈, 고고밴코리아, 무브잇은 모두 ‘공유망’을 활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인성데이타는 업계 다양한 곳에서 나타나는 이야기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인성데이타는 몇몇 스타트업들에게 스타트업들이 인성데이타의 ‘공유망’을 이용하고, 스타트업의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방식의 제휴를 제안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재 인성데이타가 제안했던 스타트업 중 인성데이타와 제휴가 성사된 업체는 아무도 없습니다.


피창호 인성데이타 운영총괄이사는 “인성데이타는 새롭게 진입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에게 호의를 보이고 있으며, 서로의 니즈가 맞는다면 협업 혹은 지원은 언제든 환영한다”며 “업계의 만연한 인성데이타와 관련된 이야기 중 사실이 아닌 내용이 너무도 많은 것이 당연한 듯 번지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인성데이타에게 제휴 제안을 받았던 한 이륜차 물류스타트업 대표는 “공용센터는 기본적으로 경쟁시장을 해치고 그들만의 리그를 만드는 개념”이라며 “이륜차 물류생태계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은 공용센터와 그들의 운영행태를 방관하는 인성데이타”라고 말했습니다.


전민호 공유관리지원센터(인성 2, 3, 4 그룹) 총괄이사는 “현재 공유망은 10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여 구축한 인프라이며, 새롭게 진입한 업체들은 그 인프라를 부수기 위해 음해 공작을 펼칠 수 있다”며 “골목상권이라 볼 수 있는 퀵사들은 공용센터를 통해 서로 뭉쳐서 거대 자본의 진입에 따른 생존권을 지키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야기가 더욱 길어질 것 같습니다. 국내 이륜차 물류생태계를 깊이 취재하면서 개인적으로 느끼는 것은 “매번 새롭다”는 것입니다. 퀵라이더, 공용센터, 퀵사, 플사의 이야기는 하나의 중심으로 통합되지 않습니다. 퀵라이더 입장에서 어떻게 보면 또 하나의 퀵사, 플사가 될 수도 있는 ‘스타트업’들의 이야기 또한 당사자들마다 다른 것이 현실입니다.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요. 어렵습니다. 방법은 업계 곳곳에서 더욱 많은 이야기를 청취하는 것뿐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더욱 깊이 파고들어가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향후 연재를 통해 인성데이타를 대표하는 플사, 공용센터, 퀵사, 퀵라이더, 이륜차 물류스타트업 각각의 이야기를 보다 구체적으로 청취해보겠습니다. 


때문에 오늘 이야기 된 ‘공유망’은 추후 다시 등장합니다. 공유기사가 아닌 소위 ‘전담기사’를 운영하는 업체들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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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날도, 돌연 서비스 중단

② 이륜차 물류 생태계를 구성하는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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