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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용 Jun 20. 2016

물류를 매개하라(Go-Between)

임춘성 교수의 저서 '매개하라'를 읽고

아래 글은 임춘성 연세대학교 정보산업공학과 교수의 저서 ‘매개하라’의 본문 일부를 인용했습니다. (해당 문장 인용구 처리)


길목의 매개자는 당연히 길목을 지켜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먼저 길목이 어디인지를 알아야겠죠. 적이 꼭 지나갈 곳입니다. 적은 수의 병사로 물리칠 수 있는 협곡이면 최고죠


길목에는 물류가 있습니다. 물류는 길목에서 공급망을 연결하는 권력자입니다. 공급망의 마지막 부분인 소비자로부터 전달되는 수요 정보를 갈무리하여 공급망의 중간자들에게 전달합니다. 공급망의 시발(始發)까지 근원정보가 왜곡되지 않도록 전달하며, 그것은 다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생산라인이 활용하는 정보의 근저가 됩니다. 

    

그러나 연결과 관계의 방식이 다양한 초연결 시대에는 길목이 너무 많거나 반대로 뚜렷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중요한 것은 선별과 설정이 되었습니다. 취사선택하고 우선순위를 매기는 능력 말입니다. 한편이 제공하는 정보 또는 물자를 고르고 걸러서 입맛에 맞게 또 다른 한편에 제공해야합니다


공급망이 보다 복잡해지고 다변화되면서 어느 한 거대한 기업이 공급망 전체를 통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됐습니다. 너무 많은 길목이 존재하며 그 사이에 중요한 것은 핵심적인 길목의 선별과 설정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남아있는 길목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매개자. 만든 자보다 더 가진 자이고, 비용 있는 소유보다는 개념 있는 통제를 추구하며, 책임 없는 권력을 행사한다. 바로 이것이 매개의 시대에서 부와 권력의 실체이며, 이미 열려져버린 판도라 상자 안의 비밀이다

   

남아있는 길목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여 선별과 설정의 대상에서 배제된 것이죠. 거대한 기업이 연결하지 못했던 길목은 새로운 누군가가 자리하여 채워집니다. 새로운 길목의 권력자들은 선별의 대상에서 소외된 길목을 보다 아름답게 가꾸기도 하며, 가끔은 지금껏 누구도 찾지 못했던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기도 합니다.      


물류산업 곳곳에서 새로운 매개자들이 탄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스타트업입니다. 스타트업들은 거대한 기업들의 선별에서 벗어난 작은 길목을 지키는 또 다른 권력자가 됩니다. 기존 거대한 권력자와 새로운 작은 권력자가 만드는 망(網)은 파편화된 공급망을 재조립합니다.     


매개의 시대입니다. 아직 조립되지 않은 파편은 많습니다. 새로운 길목의 권력자가 탄생할 여지는 아직도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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