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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유신 Scott Park Nov 20. 2020

나의 버킷리스트 3가지

나의 버킷리스트를 이곳으로 가져온다.  


1. 걷기 : 다른 사람들 인생을 듣고 배우며 나를 돌아보기

 - 호주 Great North Walks 걷기 (15일)

 -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30일)

 - 미국 장거리 트레일 PCT/ACT/CDT 걷기 - 대략 각 4,000 km (각 6개월)

 * 모두 걷고 난 후에는 혹시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봉사를 하거나, 미국 장거리 트레일에서 조그만 숙소를 운영하며 트레커들과 웃고 떠들고 먹고 마시고 있을까?  


2. 여행하기

 - 우유니 소금사막,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에 내 얼굴 비춰보기

 - 남미 파타고니아에서 모레노 빙하조각을 넣은 위스키 한 잔 마시기  

 - 몽골의 드높은 초원에서 아침마다 말타기

 - 네팔 안나푸르나에서 마차푸차레 설산을 바라보며 세 달 살기


3. 예체능

 - 사하라 사막 마라톤 참가하기 - 251 km (6일)

 -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후 대화하고 사진 찍기

 - 색소폰으로 베사메무초를 멋지게 연주하기

 - 콜롬비아 깔리에서 살사댄스를 제대로 배우고 대회에 참가하기

 - 발리 우붓에서 아쉬탕가 요가 배우기

 - 인도 아쉬람 명상센터에서 내 맘에 귀 기울이기


4. 생전 장례식  

 - 내 60세 생일에 가족, 친한 친구들과 지인들을 초대해서 한적한 교외의 펜션에 모두 모여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며, 나와 관련된 추억거리를 얘기하기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축의금은 사절.




이 중에서 3개만 골라보자. 흠, 고민이군. 그래 결심했어. 


걷기: 미국 장거리 트레일 PCT/ACT/CDT 걷기 - 대략 각 4,000 km (각 6개월)


우연히 셰릴 스트레이드가 쓴 책 <와일드 wild>를 읽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인생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잃은 20대의 여성인 저자가 미국 서부에 있는 약 4,300 km 거리의 PCT를 걸으며 온갖 고통과 시련을 통과하며 자신의 삶에서 잃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회복해나가는 이야기이다. 그 책의 첫 번째 페이지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누구나 한 번은 길을 잃고, 누구나 한 번은 길을 만든다." 되돌아보면 이때가 처음 장거리 트레일을 걷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이후에 장거리 트레일에 대한 책, 영화, 유튜브 영상들을 보며 꿈을 키워왔다. 


여행하기: 네팔 안나푸르나에서 마차푸차레 설산을 바라보며 세 달 살기


25년 전에 네팔 안나푸르나에서 트레킹을 했다. 신혼여행으로 말이다. 그때 마차푸차레 설산을 바라보고 아내와 함께 걸으며 느낀 감동과 설렘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때 아내와 의기투합했다. 10년 뒤에 이곳에 다시 오자고. 


아직까지 안나푸르나에 다시 가지 못했다. 다시 갈 때 세 달은 머물러야겠다. 가는 게 늦어지면 그만큼 더 오래 머무려나.  


생전 장례식: 내 60세 생일에 가족, 친한 친구들과 지인들을 초대해서 한적한 교외의 펜션에 모두 모여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며, 나와 관련된 추억거리를 얘기하기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축의금은 사절.


막상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60세에 생전 장례식은 너무 이른 것 같다. 70세나 80세 아님 90세로 바꿔야 할까? 그냥 두 번 하자. 60세에 한번, 80세에 한번. 두 번째는 못하면 말고. 이때 제2의 코로나 사태가 벌어지는 일이 없기를. 



가슴이 뜨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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