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생활권공원 1위 지역의 볼거리 자랑거리
상경해 서울에 터를 잡은 지도 10년이 넘었습니다.
이런저런 일과 형편에 따라 거처를 옮기다 보니,
(성인 이후) 7번 정도 이사를 했더라고요.
몇 번의 이사를 경험하면서, 집을 고르는 나름의 기준이 생겼습니다.
별 건 아니고, 최소한의 기본 조건(돈, 교통, 집 컨디션) 외의 것을 보게 된 것이지요.
대표적으로 녹지 비율입니다.
동네가 주는 기운 같은 것이 있다고 믿는 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좋았던 동네는 마포구 망원동이었지요.
망원시장과 한강공원 근처라는 장점이 가장 컸고, 그다음으로는 동네가 주는 활기찬 기운이었습니다.
정말 즐겁고 행복했던 4년 간의 망원동 생활…. (아련)
일단 마포구는 도보생활권공원이 25개 자치구 중 2위인 동네입니다.
(물론 그걸 알고 간 건 아니고, 글 쓰려고 지금 찾아보면서 알게 된 겁니다.)
공원이 중요한 이유는, 오감 중 3개의 감각을 충족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푸른 잎을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실제로도 녹색이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하지요.
풀잎 향은 또 얼마나 좋게요? 아주 산뜻, 청량합니다.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 몸속을 맑고 깨끗하게 만들 것만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지요.
우거진 풀잎 사이에서 자신을 알아달라고 존재감을 내뿜는 매미의 울음소리도 계절감을 한껏 체감하게 합니다. 봄과 가을에는 재잘거리는 새의 노래가, 겨울에는 을씨년스러운 까마귀의 울음이 그 역할을 합니다.
무엇보다 공원이 있어야 자주 움직이고, 걷지 않겠습니까.
현재는 서울의 동남쪽에 살고 있습니다.
이사 위치와 함께 주변에 산책할 공원이 얼마나 있는지를 봤지요.
대강 짐작으로는 적지 않은 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는 어떤가 궁금해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서 공원 면적을 찾아봤습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도시공원* 면적은 20위이나 도보생활권공원*은 1위인
슬펐다가 기쁘게 만드는 결과였습니다.
*도시공원: 도시지역에서 도시자연경관을 보호하고 시민의 건강ㆍ휴양 및 정서생활을 향상시키는 데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설치 또는 지정된 도시자연공원구역
*도보생활권공원: 공원이용자들이 근린생활권에서 실제로 접근하기 용이하고 자주 이용하는 공원
도보생활권공원 1위답게 집 바로 옆에 공원이 있더군요.
운동 가려면 꼭 지나야 하는 길이라 일주일에 세 번은 밟는 공원입니다.
항상 푸른 잔디가 잘 유지되는 곳이지요.
잔디 유지를 위해, 이렇게 헤집는 작업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땅 아래 묻혀있던, 풀뿌리와 흙이 섞인 냄새가
지상에 드러나며 강하게 내뿜어져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비 온 다음날이라 그런지 더 진하게 느껴지더랍니다.
(바퀴자국이 나던데..) 무슨 작업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이런 작업 덕에, 변색되는 노란 풀 없이 항상 녹색 윤기를 유지하는 건강한 잔디가 되는 건가 봅니다.
사는 모든 일이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네요.
처음에는 정돈되지 않고 어지럽혀진 듯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그 경험이 자양분이 되듯 말입니다.
운동의 근육통, 건강하지만 심심한 식단, 실수투성이인 배움, 고통스러운 습관 변화 등이
잔디를 헤집는 과정과 같은 것이겠지요.
+)
갑분 티엠아이입니다만, 대장내시경을 앞두고 있습니다..
약을 먹고 속을 뒤집어놓는 일도, 건강한 장이 되는 일이라 생각하렵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
아침 출근길에 건물 화단 작업하는 걸 봤습니다.
평상복에 화단을 쑤시고 있길래 전문 작업인이 아닌가 보다 했습니다.
아무래도 일반 직원 같았습니다. 사장님이 ‘화단 정리 좀 해야겠네’ 하셔서 급히 내려온 폼이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옷으로 그런 판단을 한 것은 아니고, 모종삽도 구비되지 않은 채로 쑤시고 있길래
작은 삽(8분 거리에 있는 다이소에서 천 원에 팝니다.)도 구할 새도 없이 부랴부랴 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한 겁니다.
왜 계속 ‘쑤시고 있다‘ 말했냐면요,
진짜 쑤시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엌 식칼로 말이죠.
기개가 아주 멋집니다. 저도 그 기운 좀 받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