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낭만과 연금술

세상과 만나며 기쁨을 쌓아가는 이야기가 전부다

by 간호사K

삶을 바꾸는 건 어떻게 가능할까. 과거에 귀감이 되었던 책 속 구절과 시를 일기장에 옮겨적었다. 아직까지도 그 때의 가르침은 자주 잊히며, 매번 따스한 위로가 되어준다. 그때 내가 큰 위로를 얻은 메세지들은 '행복을 좇느라 일상의 기쁨을 놓치지 말 것'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에게 내가 원하는 가치를 얻는 것이 기쁨이라는 것' '작지만 꾸준히 나아가는 것의 힘을 믿을 것' 이었다.


인생은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 한참 많던 시기에 자주 커리어넷에서 심리검사와 직업 적성 검사를 하고, 대한민국 직업 사전을 봤다. 세상 어디에 내 마음과 능력에 걸맞은 직업이 있을까 답답했다. 하고 싶다, 할 수 있겠다, 나와 다른 사람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생각이 들면서도 동시에 주저와 두려움이 일었다. 주변에 그 길을 먼저 걸어간 사람을 좇아 이야기를 나눴다. 상담실 선생님과 친해졌고 이야기를 나눠봤지만 크게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저 공백으로 둘 수 없어 생활기록부의 장래희망 칸을 채웠다. 미래를 선택하고 싶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성적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공부를 했다. 할 수 있는 건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리는 게 아니라, 경험을 끌어모아 내가 원하는 세상을 발견하는 것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김한민 작가님의 책을 접했고 꿈처럼 모호한 그의 그림 소설처럼 그를 좇다 세상을 넓혀갔다. 그의 글을 좇아 '모든 순간은 배울 수 있을 뿐'이라는 자세로 살았다. 그러다 사건과 경험과 성숙이 쌓여 무언가 하나의 진로가 구체화되었고, 정서적 지지와 자극이 되어 준 많은 어른들의 도움으로 간호사가 되었다. 그리고는 랜덤뽑기 같았던 간호사 희망 부서 배정에서 수술실에 배정받았다. 어느 새 시간이 흘러 가르침을 받던 입장에서 자연스레 가르치고 또 서로에게 계속해서 배우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타지 생활, 주거 불안정, 장거리 연애, 연차가 높아짐에 따라 요구되는 책임과 고난이도 업무 등 사실 온전히 만족하며 지낸다고는 볼 수 없지만 어떻게 일의 장점만을 바라보며 살 겠는가. 어떤 일이든 장점과 단점이 있으니, 그저 담담히 바라보고 견디며 기쁨을 찾으며 사는 수밖에. 직업의 세계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애증을 느끼면서도 마음이 깊어진다. 나를 키운 건 단순히 지식과 정보가 아니라 경험과 감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인생의 연금술은 관심과 적성을 보이는 분야에 꾸준히 침착하여 경험의 결과를 만들어냄으로써 가능하지 않을까. 안정적인 직장에서 월급 노동자로 생활하며 일상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업무 외에 개인적 시간에는 꾸준히 책과 미디어 매체를 통해 영감을 얻고 세상에 대한 시야를 넓혀나간다. 일상을 보내면서 감정적 동요나 자극이 일어날 때면, 일기와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스스로를 가다듬고 주변 사람들의 지지를 얻는다.


내가 관심을 가지는 주요 수단은 아무래도 '글을 통한 소통'이다. 침착하고 차분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담담하게 고통을 헤쳐나간 경험을 주 소재로 삼는다. 이를 통해 소소한 성취감을 느끼며, 사회경제적인 관계를 넓혀나가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꾸준히 경험을 갈고 닦아 언젠가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지만, 꼭 당장에 눈에 보이는 결과가 드러나지 않더라도 인생의 깊은 뿌리가 되어주리라 생각한다. 내게는 그것이 성공이고, 성공을 위한 수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