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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크럽 켈리 Mar 31. 2018

26.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나는 수술실 간호사다




벌써 작년에 들어온 신규간호사들은

이제 제법 한사람의 몫을 한다


보통 수술실에서 신규간호사들은

복잡하지 않고

까탈스러운 교수가 없고

시작하기에 부담스럽지 않는 과에서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그런 조건이 깔려 있지 않아도

대부분 수술실에서

가장 먼저 신규를 받는 과는

‘외과’이다


수술실의 기본기를 잘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난 아직도 십이년전의 첫 스크럽을 기억한다

맹장 수술이었는데 흔히 수술실에서는

appendectomy를 줄여 ‘appe’ 라고 부른다


그때 당시만 해도 복강경 수술보다는

open 수술이 일반적이었다


지금은 정말 눈 감고도 할 수 있지만

그때는 너무 몰랐다


분명 눈으로 볼때는 할 수 있을거 같았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완벽하게 프로시져를 외웠기에

떨리긴 해도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실제는 달랐다


이해 없이 procedure 순서만 기억해서

위에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교수님이 달라는 대로 하기에 급급했다


바보같았다 ...


자신감은 떨어졌고

나만 뒤떨어지는 신규 같았고

하루 하루가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겨냈다

포기하지 않았으며

더더욱 잘 하고 싶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고

처음은 누구나 서툴고 실수가 있다는걸

스스로 인정했다


시간이 지나고

내가 수술실에서 한사람의 몫을 해낼때까지

조건은 모두에게 공평했지만

단 하나 다른 조건이 있었다

그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노력의 유무 였다







* 오늘의 조언


그때

나에게 힘이 되는 선배 선생님의 말이 있었다


‘ 느린건 괜찮아, 못해도 괜찮아, 처음엔 다그래 ~

하지만 노력하지 않는건 안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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