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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작가 Aug 23. 2021

#7. La Paz, Bolivia

페루에서 볼리비아로,산 넘고 물 건너 2

#2015/12/28  페루를 떠나는 날


저녁 9시. cama라는 회사의 버스를 타고 페루 남동부의 작은 도시 Puno를 경유하여,

볼리비아의 수도인 La Paz로 출발하기 위해 터미널로 향했다.  쿠스코 시내-터미널까지 이동 : taxi -5 sol (당시 1000원=2.7 솔)

남미에서는 첫 야간 버스였는데, 터키나, 중동에서도 이런 종류의 버스를 타보긴 했지만, 남미의 2층 버스는 훨씬 더 뭔가 시스템이 갖춰진 느낌이랄까. 화장실 사용하기도, 좌석의 편안함도 적당했다. 2달 가까이 꽤 오랜 시간의 버스여행을 하다 보니 친숙해진 결과일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정말 혼자 긴 여행을 시작하는 느낌이다. Vamos!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Puno에서 잠시 시간을 가졌다. 아침 7시의 작은 도시의 풍경. 수퍼를 찾았는데, 전무해서 쫄쫄 굶었다. 아침식사로 뭐든 칼로리나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으면 하루의 활동을 제대로 시작하기 어려운 습성이라, 너무도 난감했다. 배고픔보다 더, 멍한 상태를 견디는 게 어렵다. 아침 공기는 정말 상쾌했지만, 생전 처음 보는 작은 도시의 풍경은 적막 그 자체. 생경한 풍경에 밤새 뒤척인 버스여행으로 몽롱하여 멍 때리고 버스를 기다렸다. 모질게도 이 버스 정류소에는 벤치조차 없었다. 나라마다, 도시마다 체계가 틀리다 보니, 환승 티켓을 교환해야 하는 것도 모르고 그냥 종이쪽지 들고 하염없이 기다렸다. 심지어 터미널 이용 tax/tame도 따로 지불해야 했다. (1-2 솔 정도)



#2015/12/29 - 페루 - 볼리비아 국경


무사히, 환승버스를 잘 타고 2-3시간 내내 달렸다. 공기는 무척이나 맑고, 페루나 볼리비아나 사람들의 행색이나 사는 모습이 비슷해 보여 국경이라 해도 크게 이질감이나 긴장감이 보이지 않았다.

저 관문을 지나면 국경 사무소, 그리고 이제 페루에서 쓰던 sol화폐도 정산해야 할 때. 남은 페루의 누에보 솔(Ns)을 거의 정리했고, 50$만 볼(볼리비아노)로 환전하기로 했다.

Peru표지판. 귀엽다. 이제껏 만나본 국가 표지판? 중에 가장 귀여운 듯!

또 언제 만나볼 수 있으려나 싶어, 더 아쉽다.

페루 출입국사무소 vs 볼리비아 출입국사무소


볼리비아 비자를 발급하는 일이 꽤 까다로운/귀찮은 일이어서, 혹시 입국 비자에 문제가 있다면 곤란한 일이라 조금 더 긴장되었다. (쿠스코에서 받는 방법도 있지만, 미리 하는 것을 추천) 출국은 뭐 신경 쓸 일없이 도장만 받으면 되지만, 입국 시 비자 심사라는 관문이 있어 더욱 그랬다. 비자체크는 1시간 정도 기다림의 절차가 필요했다. 줄을 서 있는 동안 지나치는 페루인/ 볼리비아 인들의 다채로운 차림새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쿠스코에서도 이러한 전통복장은 보기는 했다만, 관광지여서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하루 종일 국경을 넘으며 관찰해본 결과, 이러한 복장이 그다지 특별한 차림새가 아닌 것을 알았다. 특히, 그들의 저 원색 줄무늬는 형광빛과 강렬한 채도를 더해, 화려함과 시선 끌기는 최고다. 우리나라의 색동/오방색 보자기는 저리 가라 할 정도가 다이내믹한 컬러 매칭. 페루-볼리비아인들의 행색에는 빠짐없이 저 보자기/봇짐이 함께하는 걸 볼 수 있는데, 그들의 저 보따리에 뭣이 들었을지 참으로 궁금하기도 했고, 어찌 저런 컬러 매칭이 대대손손 이어져왔을지 그들의 역사가 더욱 궁금해졌다.

궁금하니 배도 출출. 거리에 파는 고기만두(엠빠나다)도 호기롭게 사 먹었다. 길거리에서 사 먹는 고기 요리는 가능한 피하는 편이지만(과거 각종 장염의 시발점으로 기억되었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별 기대 없이 한 입 베어 물은 저렴이 간식은 최고였는데,  2달 동안 먹은 엠빠나다 중에 가장 맛났다는! 공복 상태 때문이었을까. 새로운 도시의 맑은 기운 때문이었을까.




볼리비아 국경을 넘으며 처음 맛본 엠빠나다



비자 쪼가리에 오늘자 도장을 꾹 눌러주고,

승객들은 걸어서 국경을 넘어 또다시 버스에 올랐다.

puno에서 관광객 거의 없이 현지인들과 함께 탑승한 버스는 또다시 달려 정오 즈음, 볼리비아의 유명한 관광도시 copacabana에서 휴식시간을 가졌다. 비행기도 아니고 버스여행인데도 브레이크 타임을 갖는 게 신기했는데, 뭐, 그렇다니 그런가 보다. 내려서 쉴 시간을 주니, 감사하기도 하다. 1시간 후에 다시 돌아와야 하는 짧은 break였지만, 다른 관광객들은 일부러 며칠씩 묵어가는 유원지가 있는 도시인 '코파카바나'였기에 근처의 적당한 곳을 찾아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코파카바나>라니, 낯설지 않은 지명. 한때 열심히 연주하던 그 코파카바나! 브라질의 리오에도 동명의 해변이 있지만, 여기도 나름대로 그들의 멋진 휴양지이자 자원이다!

페루 쿠스코- 푸노 - 티티타카 호수의 도시, 코파카바나 - 다시 호수를 건너 - 라파스로 이동한다.



공기가 좋은 이유가 있었어!  

터미널 같지 않은 정류소에서 우리를 내려준 버스는 곧 사라져버렸고, 근처에 식당이라곤 찾기 어려워 둘러보던 중 저 너머에 '물' 냄새가 나는, 시원한 공기를 감지했다. 가까이 다가가니 바다인가 싶은 커다란 호수.

티티카카 호수라는 볼리비아의 명소다.  유원지답게 오리배도 있고, 공놀이도 하고, 동물들, 아이들, 가족의 모습, 한적하고 조용하지만 꽤 북적이는 호숫가의 여유가 있었다.


2pm. 다시 버스는 출발했다. 이제 좀 계속 갔으면 좋으련만.

라파스까지 이동하려는 승객들은 다시 환승해서 해협 같은 호수를 건너야 한단다.

뱃삯은 별도 2.8 볼.급해서 화장실 썼더니 화장실도 1 볼

보트 티켓이다. 내릴 때 반납

보트로 호수를 건너자마자 만난 특이한 조형물. 뭔가 이들의 강렬했던 역사를 짐작하게 하는 이미지랄까.

다시 또 버스에 올랐다. 환승은 이제 마지막이겠지.


5pm.

한적한 산과 들판을 가로지르다, 갑자기 도시 냄새가 나고 넓은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느낌이 들어 졸던 잠에서 깨어났다. 드디어 수도, 라파스에 도착인가-를 궁금해할 새도 없이 차창밖으로 강렬한 또 하나의 조형물이 눈에 들어왔다. "체 게바라"!  남미 어느 도시에서도 이만큼 강렬하고도 거칠고, 주제의식이 명확한 '체 게바라'는 없을 것 같다.




드디어 도착했다. 산 넘고 물 건너 3대의 버스, 1대의 배를 타고 20시간의 긴 여정을 거쳤다.

그나저나, 라파스 LA PAZ는 고도 3200m의 지형과, 인구가 꽤 밀집되어 있는 큰 도시의 위압감이 있었다. 터미널은 혼잡했고, 더욱 긴장했다. 이 복잡함 속의 혼돈을 예견하고 내리자마자, 우유니행 버스를 예약했다. 190볼. 택시를 잡아타고 어렵게 숙소를 찾아 짐을 풀어놓으니 밤이 되었다.

고산 지형에 다닥다닥 거주지를 형성한 어마어마 큰 도시, 라 파스





        


+추가하는 글 : 볼리비아로 들어가려면 


1. 볼리비아 관광 비자 받기 *

우선 볼리비아 여행을 하려면 관광비자부터 받아야 한다. 일정이 어느 정도 정해진 사람들이라면

국내에서 받고 가는 게 가장 싸다. 그렇지 않은 경우, 현지의 볼리비아 대사관을 알아두고 이용하면 된다.

방문 접수시 볼리비아 대사관은 요일별로 접수, 발급 업무를 별도로 진행하니 사전에 반드시 확인


2. 황열병 주사 맞기 : 비자 구비 서류에 황열병 주사 증명서가 필수

: 주사는 국립중앙의료원, 인천공항 검역소, 그밖에 세브란스 등의 종합병원 감염내과에서 맞을 수 있다. 

단, 인천공함 검역소는 별도의 진료비 없이 주사비(17년 1월 기준 32460원)만 받는 반면, 중앙의료원은 18000원의 진료비를 별도로 받는다. 의사 진료 후 고산병이나 말라리아 처방전을 받아 약을 타올 수있다. 

고산병 약은 미리 처방받아 준비해두는 것이 좋음. 현지에서 구입하기도 어렵고 일단 증세가 나타나면, 약을 사러 다니는 것 조차 힘들다. 


3. 준비할 서류: 

- 여권원본과 사본

- 온라인 비자 신청서 출력본

- 남미 in-out 항공권

- 볼리비아내 숙박증(예약증)

- 본인 명의 통장 잔고 증명서 영문 (50만원 이상 잔고 추천, 은행에서 바로 발급 가능.)

- 여권용 사진 1매 (신청서에 부착)

- 황열병 접종 확인증 원본. 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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