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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작가 Aug 24. 2021

#8. 라 파스, 이모저모

볼리비아의 수도, 라 파스에서의하루 관광

#2015/12/30/ 라파스에서의 하루


지난밤 언덕을 오르내리며 겨우 찾은 숙소, 그리고 이 주변에서 바라본 도시의 풍광은 꽤 위압적이었다. 서구의 발전된 대도시처럼 고층 빌딩이 켜켜이 앉은 구색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빈틈없이 주거지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도시의 모습이 무척 궁금했다.

이 나라는 잉카의 후손, 그러니까 페루의 남미 원주민들과 그 뿌리를 같이한다. 1825년에 독립했다고 하니, 역사가 파란만장. 국명을 '볼리비아'로 정하기 전까지 높은 페루라는 뜻인 '알토 페루'라고 불리기까지 했단다. 독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시몬 볼리바르(초대 대통령)의 이름을 따 볼리비아로 정했다고 한다.


아무튼, 볼리비아-고도가 3600m가 넘어 축구선수들도 고전한다는 이 큰 도시에서 하루가 주어졌다. 숙소 가까이에 의외로 뮤지엄/갤러리가 눈에 띄어 지도를 보고 바로 출발.


크리스마스 시즌을 아직도 즐기고 있는 장식이 눈에 띄었다. 스페인의 지배 탓인지 건축도 영향을 받아 다채롭고. 재밌다. 오늘의 방문지에 대한 계획은 -


- 현대미술관

- 악기박물관

- st.francisco 대성당

- 마녀 시장(기념품 구입)

- 엘 알토의 케이블카 탑승 / 전망대 관광으로 마무리


먼저, 작품을 보러 출발.





남미 원주민들의 문화가 가득한 도시의 ‘현대미술관’이라  큰 기대 없이 들어갔지만, 생각보다 꽤 재밌게 보고 나왔다. 어느 후원자가 있는 모양인데 (미술관에 이들 가족의 초상화가 정성스레 한 방을 차지하고 있다.) 건물 자체가 갖고 있는 깔끔한 관리. 멋지고 고풍스러운 스테인드 글라스, 번쩍거리지 않지만 오랫동안 손질해온 가구들, 그리고 그들의 색과 그들의 문화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색다른 작품들이 있었다.

라파스에서 미술관이라니, 왠지 즐거워서 주변의 뮤지엄은 시간이 허락하는 한 다 보고 싶을 정도였으니. 근방의 작은 갤러리도 아기자기 재미있었고, 이들의 재미난 색채를 보고 나오니, 길가에 다니는 차량들도 시시하게 보이지 않는다.


다음 스폿은 마녀 시장.

여행 후기에서 본 대로 찾아간 시장 골목은 동대문 방물 시장 같은 분위기랄까. 역시 잡다구리, 희한한 것들 투성이다. 나같이 조잡한 물건 좋아하는 사람들은 3일도 모자랄 것 같다. 예를 들면, 부적문양을 그린 돌멩이들이라던가, (얼토당토않게) 사랑에 빠지게 하는 묘약, 뭐 그런 이상한 향수, 말린 짐승 또는 모형들, 그런 주술적 물건들을 이리도 당연하게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니! 대단하다. 페루도 그렇고 스페인의 영향으로 대부분 가톨릭 신자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걸 즐기는 문화인건지, 관광 상품이 된 건지 궁금했다.

건강해지는 부적, 금슬이 좋아지는 인형들, 각종 상상력이 폭발하는 조형물의 집합이다. 남미 어느 나라보다 환율이 싼 편이고, 가장 원주민 문화에 가까운 토속적 상품들이 즐비하여, 이곳에서 여행을 기념할 만한 작은 소품들을 구입하기로 했다.  라마 열쇠고리, 잉카 전통 색동무늬 수첩 같은, 앞으로 여행에 큰 짐이 되지 않을 것들로만 몇 가지 구입하고 동네의 추천 맛집에서 피자로 점심을 해결했다.


맛집은 맛집인 모양, 테이블에 추천 멘트가 한가득!


점심 먹은 배를 꺼뜨리고, 환율이 괜찮은 듯하여 조심스럽게 (치안이 안좋다는 평이 있어) ATM을 찾아 현금 인출 미션도 완료했다.


다음 행선지는 라파스의 외곽에 위치한 엘 알토.


엘 알토 alto란 높은/이라는 뜻의 스페인어다. 볼리비아 지역이 워낙 고도가 높아 도시 조망이 멋졌고, 실제 이 도시에서 만난 풍광은 기대 이상이어서, 일부러 케이블카를 한번 제대로 타보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한참 걸어, 물어물어 도착한 엘 알토. 자그마치 3950m란다. (사실 이렇게 고도가 높은 줄 알았다면 가지 않았을 지도 모르는데, 나중에서야 알게되었다. 쿠스코에서 된통 당한 고산병은 특이하게도 라파스에선 멀쩡했다. 이제 고산에 적응이 된 것인가! )



번쩍거리는 빌딩이 보였다면  멋졌을까. 다닥다닥 붙은 집들이, 가난한 이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어 어쩌면  생각이 많아진다. 이들의 삶이 농축되어  높은 곳에서 한눈에 알아볼 ,  장의 이미지로 꽤 여러가지 이야기를 품고있는것만 같았다.

관광객들에겐 낄리낄리라는 조망대가 더 유명해서 노을이나 야경을 러 ‘번개’를 잡는 이들도 많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일찍 올라와버려 노을이 지려면 한참이고, 빈민가가 눈에 띄는 근처의 외곽도시라 자칫 위험할 수도 있을지 몰라 다시 숙소로 바로 귀환하기로 했다.


숙소로 오는 루트에, 다시 만난 광장- 산 프란시스코(샌프란시스코?) 대성당을 만났다.   성당 내부에 뮤지엄이 있어 들렀으나, 작품은 뒷전이고 성당 중정에서 열린 음악소리에 이끌려 한참을 있었다. 공짜 공연 관람인가! 여행길에 멋진 그림, 그리고 귀를 이끄는 이런 음악을 만나는 일은 행운에 가깝다. 그것도 계획하지 않은 길목에서 만난 멋진 원주민들의 음악과 의상과, 그녀들의 행복한 목소리는 최고!


라파스에서 치안과 관련된, 각종 사고들이 많다기에 꽤 조심스럽게 다닌 편인데, 이 광장에 오니  맘이 풀어지고 있다. 아침부터 꽤 강행군으로 다닌 벅찬 일정을 이 대성당의 광장에서 마무리하게 되었다.


이제 다시 야간 버스에 오를 시간이다.

드디어 우유니, 소금사막으로 간다.



공연, 아주 짧은 클립
케이블카 동네에서 지나온 시장-노랑, 빨강 원색 속옷이 너무 신기ㅋ
신호등에 걷는 사람이 아닌, 뛰는 픽토그램이라 깜놀 ㅎ
사거리 신호등에 대기시간을 표시해주어 무척 신선했다.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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