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 속의 운율
언제나 너와 함께였던 그 때엔
그 땐 나보다 훌쩍 컸던 너를 품에 꼭 안고서
참 많이도 울고 웃었지
어느 샌지 모르게 잠이 들면서
너와 같이 있던 시간들 모두
낡은 내 방 안에 남겨진 먼지처럼 희미해진 지금
다른 누군가를 내 가슴에 안고 너를 떠올려
숨죽여 눈물 흘리는 그 얼굴 바라보며
너처럼 따스하고 싶은데
너처럼 말 없이 안아주고 싶은데
이렇게 뺨이 닿을 정도로 가까운데
왜 눈동자는 계속 멀어지고 있는 걸까
등을 쓸어내릴 때마다 바스러지는 손가락
메마른 입술 안에서 목소리는 모래가 되고
너처럼 말없이 미소만 지을 수는 없겠지
이렇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될까 두려워
젖어가는 내 품 안은 차게 식어가고 있어
이제는 빛바랜 기억 속의 너가 보고 싶어
지금은 나보다 작을, 나보다 따듯할
너를 껴안고서 눈물 없이 잠들고 싶어
-Ha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