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길
사내는 강인해 보였다.
팔다리의 근육엔 예리하게 날이 서있었고 눈빛은 아주 또렸했다.
거기에 이마에 깊게 패인 주름과 듬성한 흰머리가 어우러져, 기묘한 위엄을 풍겼다.
사내가 말을 건넨다.
"그래, 젊은이. 자네가 굳이 사람을 때리는 운동을 배우려는 이유는 뭔가?"
'작'은 잠시 생각을 가다듬었다.
깊은 숨을 낮게 들이마시곤, 차분하고 간결하게 대답했다.
"네, 말 그대로 사람을 때리려는 게 이유입니다."
사내의 얼굴에 피식 싱거운 웃음이 번졌다.
"젊은 사람이 장난이 심하군. 더 들을 얘기가 없는 것 같으니 그만 돌아가게."
반사적으로 작의 대답이 이어졌다.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거침없는 음성이다.
"도에 이르기 위함입니다. 다른 사람을 해하려는 나쁜 사람을 두들겨, 못된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겁니다."
사내의 호기심이 어린 눈빛으로 '작'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설령 나쁜 짓을 저지른 후라 해도, 통증과 수치심이 따르는 경고를 한다면 같은 짓을 쉽게 반복하지는 못할 겁니다. 그런 작은 주먹질과 발길질 하나 하나가 세상에 정의가 있다는 방증이 되어줄 겁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도(道)입니다."
사내가 사뭇 진지해진 눈빛으로 묻는다.
"그래, 자네의 도를 뭐라고 부르지?"
'작'은 단호한 목소리로 답한다.
"예, 폭도(暴道)라고 합니다.
"음... '거친 도'라... 길의 이름이 주인의 마음을 닮았군. 내일부터 나와 함께 수련하지. 그런데 자네 이름은 뭔가?"
"제 이름은 '작(鵲)'입니다. '까치'라는 뜻입니다."
"기민하고 강인한 모습과 어울리는 이름이군. 성은?"
"조가입니다."
사내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틀어막느라 옆구리가 쑤셔왔다.
잠시 동안의 침묵이 흐른 후 사내가 머쓱한 표정으로 말했다.
"미안하다."
"괜찮아요, 자주 있는 일이에요."
민망함을 감추려는 듯 사내는 의욕을 가득 담은 목소리로 외친다.
"잘해보자, 조까치!"
"뽀드득!"
이 가는 소리가 작의 입가에 메아리쳤다.
- 폭도(暴道) 조까치(曺鵲) 프롤로그.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