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바레스, 어느 트랜스젠더 과학자의 자서전
“MIT에서 들은 인공지능 수업에서 나는 아주 어려운 기말 숙제를 풀어온 유일한 학생이었다. ...(중략)... 교수는 나를 비웃으며 남자친구가 대신 풀어준 거 아니냐고 말했다. 내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간주한 것은 공정하지 못한 데다 사실이 아니었으므로 나는 몹시 불쾌하고 기분이 상했다. 그러나 그의 말이 뿌리 깊은 성차별적 발언이었다는 사실을 몇 년이 흐른 뒤에야 깨달았다. 교수는 그렇게나 많은 남자들이 풀지 못한 문제의 답을 한 여학생이 알아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다트머스 의학대학원) 첫해에 들은 해부학 수업에서는 남자 교수가 여성의 나체 사진을 슬라이드쇼로 즐겨 보여주었는데, 고맙게도 한 남학생이 수업 후 교수에게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종종 남자 교수들은 강의 후 여학생이 질문하면 그 여학생이 아닌 가까이에 있는 남학생에게 대답을 해주어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들곤 했다. 나는 신경병리학 실험실에서 하는 연구에 관심이 있었고 다행히 나를 받아주겠다는 교수를 만났는데, 알고 보니 자기 아내의 대화 상대로 나를 연구실에 들인 것이었다. ...(중략)... 여학생은 사람들이 원하지도, 존중하지도 않는 존재라는 느낌을 극복하기 어려웠다.”
“나는 트랜스젠더 과학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젊은 성소수자 과학자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어 행복하다. 나는 이들이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자기 길을 가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 ...(중략)... 옷장 안에 갇혀 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편견을 가진 소수 때문에 그렇게 살아간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정년보장이란 것이 있는데도 많은 교수들이 목소리를 내고 진보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새삼 놀란다. ...(중략)... 흔히 말하듯, 지도자란 타인을 돕기 위해 안전지대를 벗어나는 사람이다.”
“변화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이 맡은 부분에서 열심히 일해야 한다. 다양한 관점이 혁신을 일으킨다는 많은 연구 결과처럼 과학의 번영이 여기에 달려 있다. 다양한 젊은 과학자들이 성공하는 것은 그들이 똑같은 옛 데이터를 완벽하게 다른 방식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산 같은 편견에 맞서지 않고 첨단과학을 발전시키기는 어렵다. 우리 모두는 우수하고 영리한 젊은 과학자의 열정이 소멸하여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일이 없도록 이 장벽을 인식하고 낮추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비극은 오늘날에도 여성, 성소수자, 라틴계 및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그밖에 남과 다른 면이 있는 재능 있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편견과 차별에 관한 한 우리 모두 ‘괴물’이다. 학계가 다양한 사람들을 진정으로 환영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선의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시작단계라는 점은 알고 있다.”
“나는 내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공개하고 내 능력이 닿는 만큼 훌륭한 과학자이자 선생, 그리고 인간이 됨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돕고자 최선을 다했다. 학자로서 이처럼 즐거운 경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큰 특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