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lisa S May 10. 2024

파묘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들을 위한 웹툰 추천

한국적 요소로 무장한 어딘가 으스스하고 매력적인 웹툰들

지난 2월 말에 개봉하여 5월 중순에 접어드는 현재까지도 여전히 상영관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파묘>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혹시 지난 이른 봄 <파묘>를 본 뒤 비슷한 컨텐츠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면, 또는 최근에 <파묘>를 감상한 뒤 한국의 무교(巫敎)*와 한국적 공포에 막 눈을 뜬 참이라면, 이 웹툰들을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1] 한국의 무(巫)와 민속설화를 담은 웹툰들


창작물이 으레 그렇듯, 한국의 무를 교과서처럼 정석적으로 소개하는 작품들은 아니지만, 무교적 요소를 활용하여 그들만의 독특한 이야기들을 빚어낸 웹툰들이다.


<내 친구는 선녀보살>

이미지 출처: 카카오웹툰 홈페이지

작가: 챰

플랫폼: 카카오웹툰 (완결)


고등학생인 '김선녀'가 무당으로서 살아가며 겪는 다양한 사건과 함께 자신의 가족에게 얽힌 비밀을 풀어나가는 이야기이다. 내용에 비해 밝고 컬러풀한 그림체가 돋보이는 작품. 동양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감과 색감이 작품의 소재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무당을 주인공으로 하여 한국 무교의 다양한 면면과 함께 오랜 시간 동양에 존재했던 여러 설화들과 괴물, 귀신들을 접할 수 있다. 이따금씩 무서운 연출이 등장하지만 그만큼 조연 캐릭터들의 통통 튀는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 


보러가기:

내 친구는 선녀보살 | 카카오웹툰 (kakao.com)



<미래의 골동품가게>

이미지출처: 네이버웹툰 홈페이지

작가: 구아진

플랫폼: 네이버웹툰 (연재 중)


한때는 조선팔도를 주름잡던 무당 '연화'의 손녀인 '미래'가 자신의 운명을 마주하며 17년간 머물던 작은 세상인 '해말섬'을 벗어나 서울에서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게 되는 이야기. 한국 무교의 요소들을 풍부하게 활용함과 동시에 유불도의 가르침을 포함하여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다. 55화에 달하는 시즌1이 프롤로그에 불과할 정도로 호흡이 긴 작품. 하지만 결코 루즈하진 않으니 연재중인 작품에 도전할 용기가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


보러가기: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42105



<신의 태궁>

이미지 출처: 카카오웹툰 홈페이지

작가: 해소금

플랫폼: 카카오웹툰 (완결)


신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를 잇는 만신(무당), 그 탄생 과정과 거기에 얽힌 주인공들의 비극적인 이야기들을 상상력으로 풀어나가는 작품. <내 친구는 선녀보살>과 마찬가지로 픽션이지만 한국 무교의 다양한 요소들을 풍부하게 담고 있다. 평소 로맨스 웹툰을 즐겨보는 이들도, 한국의 민속·무속설화에 관심을 두던 이들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웹툰. 날카로운 듯하면서도 몽환적이고 처연한 그림체가 작품의 내용과 잘 어우러진다.


보러가기:

신의 태궁 | 카카오웹툰 (kakao.com)



<어둠이 걷힌 자리엔>

이미지 출처: 카카오웹툰 홈페이지

작가: 젤리빈

플랫폼: 카카오웹툰 (완결)


19nn년 경성을 배경으로 조금은 이상한 골동품점을 운영하는 두겸이 '사람이 아닌 이들'과 만나며 펼쳐지는 다양한 사연과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작품. 여러 영물들의 사연을 다루며 옴니버스 형식을 취하던 작품은 또다른 주요한 인물이자 영물인 '치조'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여전히 옴니버스의 형식을 취하지만 치조와 두겸의 과거 이야기를 다룬다. 기기묘묘한 이야기들과 함께 그 안에 담긴 인물(?)들의 다채로운 사연들이 울림을 주는 작품.


보러가기:

어둠이 걷힌 자리엔 | 카카오웹툰 (kakao.com)



[2] 한국적 요소가 돋보이는 공포 웹툰들


<파묘>나 위에 소개한 웹툰들처럼 한국 무교를 직접적으로 다루거나 차용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한국적 요소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공포' 장르라고 할 만한 웹툰들을 소개한다. 영화와는 또 다른 웹툰만의 기기괴괴한 공포 연출들을 감상하는 것도 재미 중 하나.


<미호이야기> · <한줌물망초>

이미지 출처: 네이버웹툰 홈페이지 

작가: 혜진양

플랫폼: 네이버웹툰 (완결)


<녹두전>, <그놈은 흑염룡>, 그리고 최근작인 <장미 같은 소리>의 혜진양 작가가 작품활동 초반에 그린 두 작품으로, 스토리가 서로 이어져 '연작'이라고 할 수 있을 작품들이다. 네이버웹툰 데뷔작인 <미호이야기> 뒤에 그린 <한줌물망초>는 독립적으로도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지만, <미호이야기>를 읽은 뒤에 본다면 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여러 작가들의 릴레이 연재로 이루어진 [2011미스테리단편] 중 18·19화 <조혜전> 上·下, [2013전설의고향] 중 48화 <미호이야기>까지 함께 본다면 서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의 재미를 더욱 풍부하게 느낄 수 있을 것.


이미지출처: 네이버웹툰 홈페이지


어릴적 전래동화를 듣고 읽으며 자라난 한국인들이라면 도깨비와 내기를 하는 이야기는 무척 익숙할 것이다. 도깨비라는 소재와 환생이라는 소재를 적절히 엮어 소름끼치는 연출과 거친 그림체로 표현해 낸 두 작품이다. 작가만의 색이 묻어나는 그림체는 동양화 같은 느낌의 채색으로 작품 내용과도 조화롭다. <미호 이야기>는 조선시대를, <한줌물망초>는 현대를 배경으로 하여 두 작품을 연달아 본다면 각 배경에서의 연출을 비교하는 재미도 챙겨보기를 추천한다.


보러가기:

미호이야기: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188197

한줌물망초: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462900

2011 미스테리 단편: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350217




<그림자정원>


이미지 출처: 카카오웹툰 홈페이지

작가: 비둘기

플랫폼: 카카오웹툰 (완결)


어딘가 수상한 식물원에 취업한 세이가 겪는 이상하고 기묘한 이야기. 화려한 식물들과 기괴한 영물들의 모습이 만들어내는 묘하게 아름다운 연출 속 과연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 것인지, 세이는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작품. (우리 모두 취업사기에 유의합시다 ㅠㅠ) 기묘한 공포를 좋아한다면 비둘기 작가의 전작인 <미래의 시간> 역시 추천!


보러가기:

그림자정원 | 카카오웹툰 (kakao.com)



<달로 만든 아이>


이미지 출처: 네이버웹툰 홈페이지

작가: 온윤

플랫폼: 네이버웹툰 (연재중)


영물들에게 자신의 살을 내어주고, 동시에 영물들을 지배하는 신비한 존재인 '달아이'. 주인공 박하와 그를 지키려는 집착광공(?) 진도가 각종 영물, 귀신, 인간들을 마주하며 펼쳐지는 이야기. 산과 바다의 영물들이 이루는 신비의 세계와 지극히 현대적인 이야기가 합쳐져 신선한 느낌을 준다. 주인공들 사이의 묘한 관계성과 창백한 색감의 연출이 매력적인 작품.


보러가기: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84107



끝으로 소재가 소재인만큼, 평소 공포스러운 연출이나 잔인한 장면을 꺼렸다면 주의해서 감상할 것을 당부한다. 그러나 평소 공포영화를 즐겨보고 그로테스크한 연출을 좋아하는 편이었다면, 꽤나 익숙한 혹은 신선한 자극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공포 소재도, 한국적 종교성도, 웹툰도 전부 좋아하는 나로서는 더 많은 작가들이 앞으로도 이러한 작품들을 적극적으로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우리에겐 '무속'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익숙하지만, 속(俗)이 단순히 한 사회에서 관찰되는 행동 양식을 이른다면, 교(敎)는 하나의 거대한 가치 체계와 서사, 이야기, 가르침, 금기와 의례를 가지는 '종교'에 더욱 걸맞는 이름일 것이다. 그간 '샤머니즘이라는 열등한 종교'로 여겨지며 우리와는 동떨어진 과거의 풍속 정도로 여겨지던 한국의 무(巫)에 존재하는 풍부한 서사와 가치 체계, 그리고 우리 안에 존재하는 무의 문화를 담고 있는 웹툰들을 소개하는 자리이기에 '무교'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작가의 이전글 여성의 날에 다시 보는 영화 <내가 사는 피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