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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동주 May 06. 2020

영화'악몽' 악몽 같은 그 삶.

삶이 악몽이라지만 영화 또한 악몽


송정우 감독의 '악몽'은 교통사고로 딸을 잃고 나서, 잊지 못하고 자신의 영화 '악몽'을 통해서 딸을 살리려 한다. 하지만 깊은 슬픔 속에서도 영화를 완성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었을까? 연우는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면서 미스터리한 일을 겪게 된다는 영화 '악몽'이다.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소재로 흥미진진하게 봤지만, 결국 그게 전부였다. 액자식 구성과 환몽 구조를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통해 섞어 놓다 보니 흐름은 뚝 끊기면서 장면의 전환이 생각보다 빠르고, 하나의 씬 모두가 어지러운 느낌을 주면서 관객을 악몽에 빠지게 한다.


 영화의 공식 줄거리는 감독인 '연우'가 딸을 잃은 세계관이 사실인 것처럼 소개되어있지만, 끝까지 보게 된다면 어느 곳이 사실인지 혼란에 빠지고 만다.


어쩌면 하나의 모든 장면들을 어지럽고 혼란스럽게 만든 것 감독이 일부로 의도했으리라 본다. 아마 감독이 일부로 의도한 것이 맞다면, 이 점은 손뼉 쳐 줄만 했다. 공식 스토리와는 상관없이 어느 세계관이 사실인지 관객도 악몽에 빠져 혼란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는 큰 부작용을 낳았다.

영화를 보는 관객이 스토리에 혼돈이 오면서 대부분이 "무슨 소리인지 도통 모르겠다' 라며 비난을 남겼으니 말이다.


 영화 장르인 미스터리의 분위기는 의외로 잘 살리긴 했다. 극 중 연우가 현실과 꿈의 경계가 무너진 후, 광기에 빠지고 나면 어느 곳이 진짜고, 가짜인지에 여부를 두고 집중하게 되면서,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장면들은 미스터리 한 분위기에 플러스가 되어 알 수 없는 분위기와 어두움 그리고 몽환적인 것을 선사해주어서, 분위기는 소위 미스터리한 공포영화의 그것이었다.


영화 분위기나 몰입감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무언가 빠져 있는 느낌과, 불필요한 장면이 많기도 하며 정리 또한 되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연우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우리의 현실이나, 우리가 꾸는 꿈들은 전부 악몽이 아닐까?'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이가 죽어 현실 부정을 하고, 유명 영화감독이어도 우리의 삶은 어차피 거기서 거기고, 악몽이란 것은 삶 그 자체이고, 삶은 벗어날 수 없기에 악몽 또한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우린 삶이라는 영원한 꿈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결국 연우처럼 우리도 지금 살고 있는 곳이 꿈인지도 현실인지도 모르지만 모두가 공통적으로는 악몽에서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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