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노인이 알려준 투자 원칙

by 내향적 자유인

며칠 뒤, 같은 시간. 순호는 그날의 울림을 잊지 못해 다시 산책로로 향했다. 멀리 벤치에 앉아 지는 노을을 바라보는 노인의 뒷모습이 보였다. 순호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순호: "어르신, 지난번에 해주신 말씀 덕분에 며칠간 잠을 설쳤습니다. '자유인'이 되겠다는 결심은 섰는데... 정작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혹시 제가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노인은 인자하게 웃으며 옆자리를 내주었다.


노인: "허허, 다시 왔구먼. 자네의 그 눈빛을 보니 이제야 진짜 공부를 할 준비가 된 것 같아. 사실 투자의 기술은 대단한 비법이 있는 게 아니라네. 아주 간단한 원칙을 '얼마나 일관되게 지키느냐'의 싸움이지. 내가 오랫동안 지켜온 몇가지 투자 원칙들을 알려주겠네"


순호는 순간 정신을 바짝차리며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노인: "일단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기업은 되도록이면 피하게. 자네의 철학과 맞는 기업을 직접 골라야 하네."


순호: "아... 그런데 저같은 평범한 사람이 좋은 기업을 구별해낼 능력이 있을까요?"


노인: "물론 본인의 철학이 맞는 기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전문가들의 말을 들을 필요는 있지. 어떤 기업이 운영되는 방식, 경영진이 가진 철학, 그리고 미래에 그 기업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 지 등을 생각해봐야 해."


순호: "제가 과연 그런 기업을 찾을 수 있을까요..?"


노인: "그래서 투자할 회사를 고르는 게 쉽지 않다는 거라네. 남들이 추천해주는 기업들은 항상 차고 넘치고, 흐름에 따라 매년 달라지기 나름이야. 수많은 기업들중 몇 개 정도만 찾을 수 있어도 충분하다네."


순호: "좋은 기업을 찾게 되면 바로 투자를 해야할까요?"


노인: "좋을 질문일세. 너도나도 돈을 벌리는 파티가 시작되는 순간에는 그 파티장에 절대 들어가지 말게."


순호: "하지만, 모두가 돈을 버는 순간에 저만 투자를 안하면 벼락거지가 되는 게 아닌가요?"


노인: "요즘같이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 금과 같은 모든 자산 가격이 오르는 시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남은 돈을 모두 끌어모아 투자를 하곤 하지. 그건 단순히 욕심뿐만 아니라, 자네말대로 두려움 때문이기도 해. 하지만 주식 시장에서 오랜 기간 돈을 벌기 위해서는 남들과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게 중요하지."


순호: "그럼 좋은 기업을 찾았다고 하더라도, 요즘같은 시기에는 바로 투자하지 말라는 말씀이신가요?"


노인: "정답이네. 큰 투자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좋은 기업을 찾아내는 것뿐 아니라 좋은 투자 시기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 투자 기간 중 90%이상은 그냥 인내하며 기다리는 거야. 농부가 씨를 뿌리고 난 뒤 싹이 트기까지 한 참을 기다려야 하는 것처럼 말이야."


순호: "하지만 주식의 장점이 쉽게 사고 팔 수 있다는 점 아닌가요?"


노인: "장점이자 큰 단점이지. 쉽게 팔 수 있다는 점이 사람들로 하여금 시도때도 없이 다른 기업들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해. 마치 농부가 씨를 뿌리고 난 뒤 매일 아침 흙을 파해쳐보는 꼴이야. 그건 오히려 싹이 잘 자라나는 데 방해만 될 뿐이지."


순호: "그럼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노인: "누구나 돈 버는 시대는 반드시 끝나네. 그때를 위해 현금을 모아두게. 위기 상황에서 준비된 현금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지."


순호: "남들이 가진 현금을 주식에 다 쏟아부을 때, 저는 '기회의 시기'를 위해 실탄을 장전해두라는 말씀이시군요."


노인: "잘 이해한 것 같군. 전문가들이 비관적인 전망을 쏟아낼 때 비로소 지갑을 열게. 절망이 시장을 완전히 덮을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말이야."


순호: "남들이 무서워서 도망칠 때가, 제가 쇼핑을 시작해야 할 타이밍이라는 거네요. 그럼 그 타이밍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노인: "주변 사람들이 주식에 대해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고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쏟아지는데도 더 이상 주가가 크게 안떨어진다면, 그때 미리 찍어둔 기업에 과감히 투자하게."


순호: "그때가 투자하기 좋은 시점인 걸 알아도 모아둔 현금이 없으면 무용지물이겠네요."


노인: "정확하네. 마지막으로, 투자에 있어 감정을 섞지 말게. 불안과 욕심은 현명한 자의 눈도 멀게 하네. 투자 결정을 하기 전에 항상 감정을 자신과 분리해서 알아챌 수 있어야 해."


순호: "내가 지금 투자하고 싶은 게 '기업'인지, 아니면 '돈을 빨리 벌고자 하는 욕심' 또는 '나만 돈을 못벌고 있다는 불안감'을 없애려는 것인지 스스로 질문해보라는 말씀이시죠?"


노인: "맞아. 위기의 상황에서 내가 잘됐으면 하는 기업에게는 힘을 실어주고 싶기 마련이야. 투자는 결국 사업을 하는 것과 같다네. 다만 내가 직접 운영을 하지 않을 뿐이지."


노인은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일어났다.


노인: "어떤가? 아주 간단하지? 하지만 이 시시해 보이는 공식을 끝까지 지키는 사람은 거의 없다네. 다들 욕심에 눈이 멀어 복잡한 기술만 찾아다니지."


순호: "결국 투자는 지식이나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남들이 욕심을 앞세워 투자할 때나 돈을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순간에 나만의 확신으로 행동할 수 있는 '인내'와 '용기'의 문제였군요."


노인: "자네 생각보다 똑똑하구만.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네. 현존하는 종교들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게 뭔지 아나? 욕심을 멀리하고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일세. 그리고 어두운 환경에서도 밝은 미래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만이 결국 보상을 받는 구조이지.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경에 따라 쉽게 부정적이게 되거든."


순호는 곰곰히 생각에 잠긴다.


노인은 지팡이를 짚고 일어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노인: "그런 덕목들이 모여 한 사람의 '그릇'을 결정하지. 그릇이 큰 사람에겐 더 큰 돈이 끌어당겨지는 게 세상의 이치라네. 본인 그릇에 넘치는 돈은 흘러 넘치게 되어있어."


순호: "그릇을 키우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노인: "그릇을 키우기 위해서는, 앞에 말한 덕목들을 갖추는 것 이외에도, 돈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


순호: "돈을 잘 쓰다니요..?"


노인: "돈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설명해주겠네. 밤공기가 차니 자네도 어서 집에 들어가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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