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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둘기 Apr 02. 2022

#05. 편집보다 더 중요한 것들 : 협업에 대해

서울에서 드라마 편집 하기


'홀로 가되 함께 가는 것'

드라마 편집은 혼자 편집실에 앉아 외롭게 작품과 싸우는 작업임이 분명하지만 결코 혼자서는 이 모든 것들을 이뤄낼 수 없는 공동작업의 성격이 강하다. 그만큼 연출이나 팀원들과의 소통 속에서 이뤄내는 협업은 작품의 성공 여부를 떠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고생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야말로 편집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협업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 함께 작업을 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힘든 일이다. 하지만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여겨야 될 필요가 있다. 편집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저 편집이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지만 편집 외의 것들로 인해서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준비되지 않은 대화를 힘들어하는 나로선 도저히 에디터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연출이나 다른 스텝들과의 소통은 나에게 있어서 힘든 일 중 하나였다. 하지만 분명 이 문제들은 해결해야만 하는 것들이었고, 나만이 해결 가능한 일이었다.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저 편집으로 보여주는 것 그뿐이었다. 우리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이 길을 가는 사람들이다. 작품과 사람에게 진심으로 대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가 처음에 가졌던 두려움들은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끝없는 작업 스케줄 확인은 협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드라마 작업은 수많은 유관부서들이 엮여있어서 작은 실수 하나가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메인 에디터는 자기만의 체크리스트를 작성하여 매시간마다 스케줄을 확인하고 팀원에게 공유하여 끊임없이 확인을 해야만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완료된 체크리스트를 빨간색으로 긋는 게 의외로 재미도 있다. 이런 습관들이 쌓이고 쌓여 우리들을 좀 더 디테일한 편집자로 만들어준다.


좌) 프로젝트를 전달할 때는 트랙 잠금 및 소스 정리가 필수이다. 우) 통일된 폴더 트리를 통해 원활한 협업이 가능하다.


서브 에디터가 가편집한 프로젝트를 메인 에디터에게 전달함으로써 팀 내에 협업이 시작된다. 프로젝트를 전달할 때는 파일 위치를 굳이 묻지 않더라도 알 수 있게끔 통일된 폴더 정리가 필요하다. 이것은 팀 내에 협업뿐만 아니라 다른 팀과 프로젝트 공유할 때에도 크게 적용된다. 색보정팀이나 음악,믹싱팀처럼 편집팀과 밀접한 팀일수록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폴더와 트랙 정리를 통해 다른 팀들이 작업을 수월하게 해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협업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편집은 그냥 하면 된다.


서브 편집이었던 팀원이 메인 편집자가 되어서 맡은 작품 (좌:삼분 로망스. 우:우웅우웅2 / 와이낫미디어_콬티비 )

다른 팀들과 협업을 할 때의 시간들을 소중히 여기고 그냥 흘러가도록 놔두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 협업을 통해 자신만의 소통 방식을 찾아야 한다. 포트폴리오를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사람을 남긴다고 생각하고 일을 하는 게 좋다. 항상 말하는 부분이지만 자르고 붙이는 편집은 누구나 다 할 줄 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가운데에서 차별이 되어야 한다. 남들과 다른 디테일한 협업 자세를 가진 상태에서 수많은 경험들이 쌓이고 쌓이면 훗날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필자가 그동안 경험했던 편집 작업의 일상과 느낀 점들을 공유하는 곳입니다.

자르고 붙이는 단순한 편집의 재미를 넘어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매력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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