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감싸는 새벽의 공기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by 서도운


나는 을씨년스럽고 축축한 새벽 숲의 공기를 좋아한다.

한기가 서린 안개가 숲을 감싸고, 공기마저 젖어 있는 그 순간—

세상은 마치 구름 속에 잠긴 듯, 몽환적이고도 음울한 정적에 빠져든다.


평소 머릿속을 떠도는 잡념과 생각의 실타래는, 그런 공기 속에서 잠시 멈춘다.

주변 자극이 사라지고, 감각은 조용히 바닥을 향해 가라앉는다.


촉촉한 공기가 코끝을 타고 비강을 따라 흐르고, 그 차가운 입자가 머릿속을 맑게 스치고 지나간다.

푸르스름한 녹빛, 젖은 나무껍질의 갈색, 이슬 맺힌 낙엽—

그 모든 자연의 색은 눈을 감싸며 자극 대신 위안을 건넨다.

귀가 열리고, 나를 감싸는 긴장감이 서서히 살아난다.

그것은 불쾌한 공포가 아니라, 내 안의 감각을 일깨우는 생생한 긴장감이다.


이건 명상이 아니다. 하지만 명상보다 더 직접적이고 원초적인 감각의 회복이다.

나는 이 공기 속에서 살아 있음을 느끼고, 그 속에서 떠오르는 낭만을 따라 사라지는 안개를 바라본다.


내 모든 걱정과 번민도 언젠가 저 안개처럼 스르르 사라지기를 바라며—

나는 이 새벽, 나만의 숲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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