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일기
지난주에 코로나 오미크론 양성 확진 판정을 받고 일주일간 자가격리를 했고 오늘이 그 마지막 날입니다. 많은 분들이 코로나 확진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셨거나 보내시는 중이지만, 당분간 많은 확진자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코로나에 감염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일주일간 제가 경험했던 것을 기록으로 남기면 혹시라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 글을 씁니다.
2월 27일
오전에 머리가 좀 어지럽다던 아들이 오후들어 갑자기 열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설마 하는 생각에 코로나검사키트를 사러 나갔습니다. 마침 일요일이라 약국은 거의 다 문을 다 닫았고 찾아보니 그나마 문을 연 곳은 너무 멀었습니다. 다행히 편의점을 가서 구할 수 있었습니다.
(☞ TIP : 편의점에서도 코로나검사키트와 타이레놀같은 간단한 상비약을 살 수 있습니다. 코로나검사키트는 보통 6,000원입니다. 다만 보통의 타이레놀은 12세 이상용이기 때문에 처방없이 어린이에게 먹이는 것은 좀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사전에 약국을 방문하여 상비약을 구입해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주변에 확진자가 발생한 적이 있어서 신속검사를 해본적 있었지만 그때마다 음성이 나왔기에 사실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는 아이를 달래며 검사를 했는데... 희미하게 두 줄이 뜨는 것을 보고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급하게 준비해서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찾았습니다.
(☞ TIP : 자가검사는 PCR과 달리 아주 깊숙히 코를 찌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면봉을 한쪽 콧구멍 속에 넣고 코 천정 주변 벽을 닦아내듯 10번 정도 돌려줍니다. 같은 면봉으로 반대쪽 콧구멍도 똑같이 해준 뒤, 검사 용액에 넣어 10번 정도 휘저어 줍니다. 용액을 검사키트에 뿌려주고 15분 정도 결과를 기다립니다.)
(☞ TIP : 한 줄이 뜨면 음성, 두 줄이 뜨면 양성입니다. 아주 희미하게 보일듯 말듯 뜨더라도 양성으로 봅니다. 참고로 자가검사키트의 검사정확도가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신속검사에서 양성이 뜨면 PCR검사에서도 양성일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 TIP : 주말에는 임시선별진료소 몇 군데만 문을 열기 때문에, 반드시 검색을 해보고 가까운 곳으로 찾아가야 합니다. 참고로 송파구에 있는 선별진료소를 갔다고 해서 송파구민을 특별우대해주거나 그런 것은 없습니다. 그냥 현재 있는 곳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가시면 됩니다.)
선별진료소에 갔더니 어마어마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일단 PCR 검사 줄에 섰다가 미취학 아동은 우선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안내를 받고 그 쪽으로 갔습니다. 우선검사 줄은 60세 이상 어르신과 미취학 아동이 함께 서는데 일반줄보다 빨리 줄어든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2시간 정도 기다린 끝에 검사를 받았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저와 아내도 번갈아가면서 신속검사를 받았는데, 일단 여기서는 둘 다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 TIP : 60세 미만은 단순 증상만으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없고 신속검사에서 양성이 떠야만 받을 수 있습니다. 선별진료소에서는 무료로 신속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집에 돌아온 뒤에도 아이는 열이 계속 났고 머리가 좀 어지럽다 하여 누워있다가 잠에 들었습니다.
2월 28일
일어나보니 양성 판정 문자가 와있었습니다. 9시가 되자마자 바로 평소 다니던 소아과병원에 연락해 비대면 진료를 받았습니다. 증상을 설명하고 약을 처방받아 약국에 가서 받아왔습니다. 참고로 확진자는 약값이 무료입니다. 아이 약을 먹이고 좀 한숨 돌리는 사이, 밀접접촉자가 된 저도 PCR 검사를 받으러 갔습니다.
(☞ TIP : 확진자 판정을 받으면 7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합니다. 이 7일에는 검사를 받은 날을 포함합니다.)
(☞ TIP : 보건소에서 따로 밀접접촉자 분류 문자가 오지 않더라도, 가족의 확진자 판정 문자만 있으면 검사 받을 수 있습니다. 혹시 모르니 가족관계증명서도 함께 보여드리면 좋습니다. 2월 28일까지는 PCR 검사가 의무였지만 3월 1일부터 의무가 아닌 '권고'로 변경되었습니다.)
확진 다음날부터 아들의 증세가 매우 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머리와 목이 너무 아프다며 계속 울었습니다. 약을 먹여야 하기에 억지로라도 죽을 먹였습니다. 밤이 되어갈수록 점점 증세가 심해져서, 병원 원장님께 받았던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보았습니다. 원하면 응급실 진료가 가능하지만 최소 2시간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응급실 진료 대기만 2시간이라니... 아직 심한 고열은 아니라는 판단에 일단 상황을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우는 아들을 보고 있자니 저도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차라리 제가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고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3월 1일
아침에 일어나는데 머리가 너무 아팠습니다. 아, 나도 확진되었구나 라는 불길한 예감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보건소에서 양성 판정 문자가 날아왔습니다. 아들의 약을 처방해준 병원을 통해 똑같이 비대면 진료를 하고, 아내가 대신 약을 받아왔습니다.
(☞ TIP : 저는 사용해보지 않았지만 굿닥이나 닥터나우 등의 비대면진료 앱을 통해 비대면진료와 약처방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앱을 통해 약을 처방 받으면 약을 퀵으로 무료배송해준다고 하니, 미리 이 앱을 깔아놓고 사용법을 익혀 놓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확진자는 약이 무료이기는 하지만 일반약국에서 퀵배송까지 무료로 해주지는 않습니다.)
첫날 가장 심했던 것은 두통이었습니다. 이렇게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던 기억은 근래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아들의 증세는 점점 호전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어른보다 아이들이 좀 더 빨리 낫는다고 합니다. 그나마 다행히 아내는 계속 함께 있었음에도 확진이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부스터샷을 맞은지 3개월이 지났고, 아내는 2주가 채 되지 않았는데 백신의 활성화 때문은 아니었을까, 저 나름 추측을 해봅니다. 부스터샷은 확실히 예방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3월 2일
본격적으로 아프기 시작한지 이틀째가 되니 두통이 꽤 많이 가라앉았지만 이번에는 인후통이 매우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목이 너무 아파서 물을 마시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오전에는 죽을 겨우 먹을 정도였는데 점심부터 좀 나아지기 시작해서 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딱딱한 것은 먹지 못하고 만두나 계란 같은 부드러운 음식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오미크론 인후통이 특히 고약한 것은 약효과인지 낮 시간대에는 상대적으로 덜 아프다가 밤이 되면 매우 심해지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목이 너무 아파서 따뜻한 물을 계속 마시니 화장실도 계속 가게 되어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3월 3일
3일차가 되니 가장 절정으로 아팠습니다. 인후통이 너무 심해서 목구멍을 바늘을 쑤시는 느낌이 들었고, 침을 삼킬 때마다 극한의 고통이 따랐습니다. 물도 마시기 힘들 정도의 아픔이 지속되었습니다. 병원에 연락해서 인후통증세를 설명드리고 약을 추가 처방받았습니다. 그저 아프다는 것 외에는 딱히 표현할 수밖에 없는 하루가 다시 지났습니다. 이 날도 밤잠을 거의 설쳐야 했습니다.
3월 4일
절정기였던 3일차를 지나고 나니 조금씩 통증이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인후통도 물을 못 마실 정도의 고통까지는 아니게 되었습니다. 음식물을 더 잘 삼킬 수 있게 되니 이제야 좀 살겠더군요... 제 경험상으로는 오미크론은 3일차까지가 가장 절정기인 것 같습니다.
3월 5일
아들의 격리기간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아들은 평소의 모습으로 거의 돌아왔습니다. 우리 가족은 힘든 시간을 함께 견뎌낸 것을 서로 위로하며... 치킨을 시켜먹었습니다. ^^
3월 6일
그리고 오늘 제 격리기간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인후통이 가라앉으면서 목구멍이 이따금 간지러워 잔기침을 조금씩 하는 것 외에 거의 모든 증상이 사라졌습니다. 격리기간을 일주일로 잡은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자가격리 기간이 끝나면 별도의 검사 없이 자동으로 격리해제가 됩니다. 이상 몇 가지만 조언드리고 싶은 얘기를 남기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1. 코로나 초기 증세는 열이 오르거나, 목구멍이 까칠까칠한 느낌이 드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잠복기를 3일 정도 거친다고 하니, 증상이 있다 싶으면 신속검사를 해보시는게 좋습니다.
2. 일단 코로나 확진을 받으면 비대면 진료를 통해 최대한 빨리 약처방을 받아서 약을 먹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비대면진료 앱을 활용하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3. 오미크론은 인후통이 심하게 오는 것이 일반적인 증세입니다.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고 가습기를 틀어두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4. 아무 증상 없이 지나가는 분도 있다고 하지만 코로나에 걸리면 보통은 매우 아픕니다. 특히 첫 3일동안은 정말 아픕니다. 코로나를 그냥 감기 치부하듯 대수롭게 여기지 말고, 당연한 말이지만 최대한 걸리지 않도록 평소에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