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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욱 Jul 19. 2022

배당금을 지급해보자.

역사적으로 주식 개념을 처음 도입한 건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였다. 머나먼 인도까지 배를 보내 향신료를 실어오는 사업이 성공하면 대박이 났지만, 그 리스크가 너무 컸다. 전재산을 투자한 배가 풍랑이나 해적을 만나 침몰하기라도 하면 알거지가 되기 일쑤였다. 그래서 사업에 대한 리스크를 쪼개는 아이디어를 낸다. 사업에 공동 투자한 지분대로 주식을 나눠갖고 성공과 실패에 대한 이익이나 손실도 나눠가진 것이다. 주식회사의 시작은 리스크 분산이었다.


우리 인생은 주식회사와 무척 닮아있다. 한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홀로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리스크들이 인생 곳곳에 산재해있다. 그래서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어려서는 부모와 가족의 도움을 받고, 성장 과정에서 스승의 도움을 받는다. 결혼해서는 반려자의 도움을 받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친구의 도움을 받고, 이웃의 도움을 받고, 직장동료의 도움을 받고, 멘토의 도움을 받고, 때로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그것이 물질적 도움이든, 정신적 도움이든, 지식이든, 어떤 형태로든 도움을 받았기에 지금껏 살아올 수 있었다. 분명한 건 내가 홀로 잘나서 나 혼자만의 힘으로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게 아니란 사실이다.


내 인생의 최대주주는 물론 나 자신이지만, 수많은 대주주, 혹은 소액주주들의 지분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들이 내 인생에 지분이 있다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다. 배당을 하는 것. 대단한 물질적 보상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들에게 충분한 고마움을 표현하고 인간적인 유대감을 보여주는 것. 그 정도는 주주들에게 지급해야 마땅할 최소한의 배당금이다.


사업은 그럭저럭 하면서 이익도 어느 정도 내고 있지만, 정작 투자자들에 대한 배당은 인색한 회사처럼, 나도 지금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 인생에 도움을 준 고마운 사람들을 한 사람씩 떠올려보자. 그리고 오랜만에 연락해서 잘 지내는지 안부를 물어보자.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고맙다는 말도 해보자. 소중한 사람들에게 조금씩이나마 배당금을 지급해보자.


#오늘의JOB생각 #인생 #고마운사람들 #좋은관계 #주식 #배당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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