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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욱 Feb 24. 2023

리더의 덕목, '개연성'

요즘 즐겨보고 있는 <전지적 독자 시점>이란 웹툰에는 "개연성"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이 웹툰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어느날 갑자기 소설 속 시나리오처럼 변해버린 세상 속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며 살아남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 시나리오 속 세계는 '개연성'의 제약을 받는다. 신이 갑자기 노해서 하루아침에 지구를 소멸시켜 버린다? 이런건 개연성 없이 시나리오의 적당한 흐름을 망치기 때문에, 그렇게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만약 어떤 존재가 그런 개연성을 무시한 채 마음대로 시나리오를 진행하면, '개연성의 후폭풍'이 발생해 엄청난 페널티를 얻게 된다.


출처 : <전지적 독자 시점>, 네이버웹툰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개연성의 개념은 회사에서도 무척 중요하다. 리더가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힘 가운데 하나도 바로 이 '개연성'에서 나온다. 리더가 갑자기 팀원들의 체력증진을 위해 주말에 등산을 함께 하자고 한다? 누군가 하고 있던 업무를 아무 설명도 없이 갑자기 다른 누군가에게 넘기라고 한다? 9시까지 출근시간인데 우리는 모두 8시까지 나오자고 말한다? 이런 등등의 지시를 들으면 팀원들은 그 뜬금없음에 벙찌게 될 것이 틀림없다. 개연성이 부족하면 팀원들을 납득시킬 수 없게 되고, 이것은 '개연성의 후폭풍'으로 이어진다. 팀에 커다란 생채기를 남기는 것이다.


이 '개연성의 후폭풍'은 직급이 올라갈수록 더 유의해야 한다. 권한이 커지기 때문이다. 회사 내에서 대표의 위치는, 정상적인 경영의 범위 내에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직원에게 수천만원의 보너스를 그냥 줄 수도 있고, 자신의 취향에 따라 인테리어에 많은 돈을 들일 수도 있다. 자신이 원하는대로 직원들의 근무방식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고, 복지정책을 한순간에 엎어버릴 수도 있다. 대표에게는 그럴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하지만 그 지시가 숫자나 시스템, 합리적인 이유로 설명되지 못하고 개연성을 잃어버린다면 직원들의 심각한 반발과 불만을 사게 되어 있다. '개연성의 후폭풍'이 발생하는 것이다.


무릇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내가 가진 권한의 무게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그 권한의 사용이 크면 클수록 그에 따르는 대가와 책임도 크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 무게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함부로 쓴다면 그 끝은 감당할 수 없는 '개연성의 후폭풍'이 몰아치는 상황을 보게 될 것이다. 결국 조직이 망가지는 지름길이다.


#오늘의JOB생각 #직장생활 #직장인 #개연성 #리더의덕목 #리더십 #전지적독자시점 #네이버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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