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아들에게 매일 하나씩 알려주고 싶은 365가지 단어
어느 가을날, 네가 엄마랑 같이 나들이를 갔다 오면서 예쁜 단풍잎을 주워왔던 그 날이 기억나. 모든 것이 신기해 보이고 호기심 많은 우리 아들 눈에는 단풍잎이 그렇게 예뻐 보였나 봐. 그날 단풍잎 4개를 주워와서는 아빠한테 자랑했었지. 그때 네 엄마가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해줬어. 사실 네가 단풍잎을 엄청 더 많이 주웠었는데 딱 4개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벤치 위에 가지런히 놓아두더라는구나. 열심히 모든 단풍잎을 왜 거기 두냐고 물으니, 네가 이렇게 대답했대.
"나뭇잎이 너무 예뻐서 다른 사람들도 가져가라고 여기 두는 거야."
아빤 그 말을 듣고 무척이나 기분 좋고 흐뭇했었단다. 우리 아들은 참 말을 예쁘게 하는구나, 마음씨가 참 예쁜 아이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야.
또 언젠가 이런 일도 있었어. 아빠한테 물 한잔 달라하고서 절반만 마시고는 "물 남겨놓을 테니 나중에 아빠 목마를 때 마셔"라고 말하는 걸 듣고 아빤 너털웃음을 짓고 말았단다. 정말 네가 아빠를 배려한 건지, 사실은 더 이상 물 마시기 싫으면서 핑계 댄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예쁘게 말하는 네가 아빠 눈에는 너무 예뻤어.
너의 예쁜 말이 문득 떠올랐던 건, 요즘 부쩍 말 한마디의 중요성이 참 중요하구나 라는 걸 많이 느끼기 때문이야. 우리가 매일 가볍게 하는 말이지만, 말에는 참 놀라운 위력이 있어. 심지어 전쟁이 일어나게도 만들고 때로는 전쟁을 멈추게도 한단다.
유명한 축구선수 드록바는 코트디부아르라는 나라의 영웅이야. 그가 영웅으로 불리는 건 단지 세계 최고의 축구 프로무대인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을 두 번이나 차지하고 자신의 조국을 처음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켰기 때문만은 아냐. 당시 코트디부아르는 내전이 벌어져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이었어.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되었을 때 카메라 앞에선 드록바는 이렇게 말했대.
"우리는 월드컵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1주일만이라도 전쟁을 멈춰주세요."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 이 말에 감동을 받은 정부군과 반군이 휴전협정을 맺고 정말 전쟁을 멈추게 된 거야.
아빠는 드록바의 아름다운 말도 인상 깊었지만, 그의 아름다운 마음씨도 무척 인상 깊었어. 사실 내전과 상관없이 안전한 영국 땅에서 엄청난 부와 명예를 누리며 살고 있던 그가, 머리 아픈 자기 나라의 정치적 상황을 그냥 모른 척하며 살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그는 조국의 상황이 정말 안타깝고 슬펐던 거야. 그 진심이 그의 말을 통해 흘러나왔기에 큰 감동으로 전달되었고, 전쟁을 멈추는 기적까지 만들어낸 거라고 생각해.
아들아, 아빠가 따로 가르친 적은 없지만 가끔 네가 예쁘게 말하는 것을 들으면 아빠는 무척 기뻐. 어쩌면 네가 말 한마디의 중요성을 아빠보다 더 잘 알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서 아빠가 오히려 배운단다. 그래서 아빠가 너에게 딱히 더 보태거나 말해줄 건 없어. 다만 한 가지, 그 예쁜 마음씨를 오래오래 잘 간직하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예쁜 마음이 예쁜 말이 되어 나올 테고, 그러면 너로 인해 이 세상이 좀 더 따뜻하게 달라질지도 몰라. 그게 굳이 한 국가의 전쟁을 멈추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너의 말 한마디로 인해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기운 나게 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면 넌 충분히 멋지고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그렇게 아빠는 믿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