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님 함께여서

by 한명화

갈색 실타래 길게 뽑아

뜨거운 물로 익혀내어

찬물에 훠이훠이 샤워시키더니

둔틱한 손길로 휘감아서

넓은 그릇 위에 살포시 담아

육수 한 바가지 부은 후에

채친오이랑 채친김이랑

그위에 삶은 계란 반쪽까지

그럭저럭 색감도 얼추 맞다


메밀막국수 쟁반에 올려놓고

신 열무김치 한 젓가락에

붉은 옷 갈아입힌 무 초절임

열무김치 한 젓가락 더 담으니

아주머니 퉁명스레 한마디 한다

'남아요'


그러나 저러나

쟁반에 메밀 막국수 두 그릇

세상에서

젤 좋은 사람과 마주 앉아

후루룩 후루룩

아이고 맛 좋다


기다림 있어 맛 좋고

쫄깃한 맛에 맛 좋고

시원한 육수 맛에 또 좋고

사랑님과 함께여서 더 좋다


봉평 메밀 막국수

5000원에 웃었다

수수한 맛이 좋아 웃었다.

감사 눈빛 나누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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