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놀이

by 한명화

분당천 따라 걷노라면

점령군 덩굴 부대

기세 등등하다


뻣뻣하게 고개 들고 위세 떨치던

억새들도 항복하고 등을 내어주고

작은 버들도 다~싸안고는

싸리나무 등도 내놓으라며

호통치며 기어오르는

무서운 점령군


제발 비켜가 달라고

너그러움 베풀라고

호소하지만

부드러움으로 가면 놀이하며

누구도 예외는 없다면서

온통 줄기로 포위망 치고

가냘픔을 무기로 점령해가는

나는야 아주 작은

새콩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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