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어젯밤 먼 동네 마을에서 찾아와 아픈 사람 도와달라 모셔간 아버지 밤새 돌아오시지 않아 온 동네가 난리가 났다
동네 사람들 모두 찾아 나서 공동묘지에 쓰러져계신 아버지를 동네 아저씨 업고 왔다
방에 뉘인 아버지 등이 바닥에 딱 붙었다며
어르신들 고개 절레절레 살 수 없다고
할머니 헐레벌떡 오시더니
'잔밥 준비해라'
어머니는 동그란 놋그릇에 쌀 가득 담아
보자기로 꽁꽁 싸매 드리고 할머니는 쌀 보자기 손에 드시더니 아버지 온몸을 오르내리시며 여기저기 꾸욱 꾹 눌러가시며
아버지 생년월일이랑 사는 곳과 조상님들 이름에 그의 몇 대손 귀한 종손이라 하시며
이마에 비 오듯 흐르는 땀방울 아랑곳
온 힘 모아 도와달라 빌고 또 빌고 계셨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할머니 손이 누워있는 아들의 등 밑으로 쑥
할머니는 그제야 큰ㅡ숨 쉬시더니 손에 든
쌀 보자기 푹 꺼진 한 곳을 바라보시며
큰일 날 뻔했다며 땀을 닦으셨다
이제는 울지 말리시며 따뜻한 물수건으로
아들의 얼굴이랑 손 발을 닦으시며 누구에게 하시는 인사인지 계속해서 고맙다 하신다
동네 어른들 포기했던 아버지는 일어나셨고
어디서 배우셨느냐 할머니께 묻자 옛 어른들 잔밥 맥이는 것 등 너머로 보았는데
내 아들이 죽어가니 엉겁결에 해보셨다고
할머니 잔밥 덕에? 살아나신 아버지 집에 오던 길 누군가가 불러 따라갔었다고ㅡ후유
전시관에 전시된 할머니의 치료법 바라보며
뭐라 하셨는지 이름도 아스라한 잊혔던 오래전 기억 떠올라와 돌아가신 지 오랜 할머니랑 아버지 그리움에 가슴이 먹먹하고 눈가 촉촉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