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와 소녀

by 한명화

분당천 길

소녀 혼자 비 개인 오후

노란 우산 들고 걷고 있다

풀 숲 답답해 마실 나오던 너구리 가족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네 마리

세마리는 놀라 고개만 삐죽

용감한 한 마리 길 위로 나와

소녀에게 묻고 있다

손에 든 기다란 건 뭐야?

어디 가는 거야?

그런데 왜 혼자 가고 있어

친구 없어?

너구리와 눈 마주한 소녀 한마디

여긴 우리 동네야

너희들 어디서 왔니?


비 개인 오후 분당천 길

너구리와 소녀의 대화

경쾌하게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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