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마스크 살 수 있어요?

by 한명화

갑자기 마스크 판매자가 된 것 같다

12월 중순 관리실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어느 분이 전화번호를 물어보는데 알려주어도 되느냐고

이유를 묻자 잘 모르겠고 우리 아파트 주민이라는 것이다

어쩌다 보니 이런저런 아파트 일을 맡아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일하고 있는데 그런 이유인가 싶어 알려주라고 했다

잠시 후 중년 남성 목소리

우리 아파트 000동 000호에 사는 주민이라고 마스크 제작을 하고 있다며 만남을 청했다

관리사무실에서 만나기로 했다

만나보니 마스크 제작 회사의 공동대표 라며

연말을 맞아 불우이웃 돕기 사업계획이 있으면 이윤을 붙여 마스크 판매 수익금을 사용하라는 제안에 깜짝 놀라 우리 아파트에서 판매되는 것들은 이윤 없이 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며 혹 끝자리를 맞추느라 약간의 이윤이 남으면 그만큼 더 구매해서 수고하신 분들에게 드린다는 안내와 마스크를 판매한다면 그것은 주민 모두가 저렴하게 질 좋은 마스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우리 아파트에는 인터넷이나 온라인을 사용하기 불편하신 고령자 가정이 많아 심부름을 해드리는 차원이라는 설명도 함께 해 드렸다

대형 kf94 식약처 인증 국내산 마스크가 장당 400원 50개 1박스에 20,000원에 판매하기로 하고 직접 착용해 보니 커서 쓰기도 편하고 숨쉬기도 편하고 여유공간도 넓고 가격도 만나기 힘든 가격이라 충분히 추천할만했다

그러나 코로나가 기승을 부려 비대면에 만남을 주의하고 또 조심해야 되는 이때 이기에 판매 방법에 대해 고심끝에

각동 현관과 엘리베이터 안 게시판에 안내문을 게시했다

그런데 이를 본 주민들이 너무 싼 걸 보니 중국산이라는 의심이 많아 경비실 옆에 샘플을 걸어 두기까지 했다

어르신들 가정에서 보시고 구매해 두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마스크 판매

젊은 층에서는 좀 일찍 하지 대량 구매 비싼 값에 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기도 하고

밖에 나오지 말라는 방송과 추위에 밖에 나와야 신청할 수 있어서 인지 신청 마감일에 생각보다 신청이 많지 않았지만 제일 큰 평수 어르신이 가장 많이 기거하시는 동에서 가장 많은 신청건수가 나온 걸 보며 역시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장님과 함께 차에 물건을 싣고 돌며 경비아저씨들의 도움을 받아 판매를 마감했다

마스크가 싸고 좋다는 감사 인사도 받으며

그렇게 다 끝이 났는데 문제는 이후부터였다

가끔씩 아니 조금 자주 전화가 걸려온다

마스크 살 수 있나요?

미처 신청을 못했는데

언니 마스크 살 수 있어요?

알아보니 대형 kf94 국산 대형 마스크를 그 가격에 살 수 있는 곳이 없더라고요

듣고 보니 좀 섭섭하네

신청받을 때는 알아보느라 이제야?

딸은 내게 이제 그만 끝내란다

사람들은 엄마 진정성을 모르고 이윤이 남으니까 판매를 할거라 생각할거라며 ㅡ

하지만 어쩌랴 어차피 받은 전화이니

사장님께 전화해서 마스크를 받고 먼저 값을 드리고 나중 물건을 구매자에게 주고 물건값을 받기를 몇 번 거듭하다보니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어제는 또다시 지인으로부터 전화

'언니 지금 밖에서 지인을 만나고 있는데 마스크 구매 가능한가요?'

에공ㅡ

이왕 시작했으니 이 어려운 시절에

이 또한 귀한 봉사라 치자

내 몸이 좀 귀찮다 불평은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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