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화단에 맨드라미
숨길 돌아오는 발길을 부른다
예쁘게도 피었구나
숨 가쁘게 몰아치던
격정의 비의 춤 사이로
맨드라미야
너의 미소 속에
맨드라미 봉숭아 채송화
마당가 꽃밭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깊숙이 가라앉았던
나의 고향집이 있구나
여름밤엔
매캐한 연기 가득 채우는
젖은 풀 올려 모깃불 피워놓고
마당 가운데 멍석 깔아
칠 남매 다 누우라시며
북두칠성은 저것 북극성도 저기
카시오페아 삼태성 큰 곰자리
별자리 찾기 시합을 시키시고
두만강 푸른 물에 황성 옛터
옛 노래도 불러 가르쳐 주셨던
너무도 다정하시고
너무도 멋지셨던
먼길 가신지 20년도 훌쩍 지난
내 아버지 모습도 ㆍㆍㆍ
이른 아침
숨길에 거친 호흡 다듬으며
진홍빛 맨드라미 마주하고
그 속에 그려진 그리움 담아본다
가슴 저리도록 그리운 그 시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