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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Apr 16. 2024

저도 꼭 불러 주세요

청산도 1박 2일 여행을 마치고 귀로의 차 안

도착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은 시간이다

위원장님이 마이크를 잡고 소외를 말씀하시고는 차례차례 각자의 이번여행에 대한 마음을 이야기 하자시며 마이크를 앞자리에 앉으신 분께 넘겼다

돌아가며 자신들의 마음을 쏟아낸다

모든 내용은 거의 비슷했다

멋진 여행을 준비하고 진행한 임원진에 대한 수고의 감사와 아름다운 청산도를 볼 수 있어 행복했다는 ㅡㅡ

마이크가 돌아가다 한 곳에서 잠시 멈칫한다

조금은 촉촉해진 목소리가 약간의 떨림으로

들려온다

ㅡ20여 년이 넘는 오랜 시간 주민자치위원으로 보냈는데 3월에 모든 임기가 끝났어요ㅡ

들려오는 잡음은?

주민자치 화석이었네ㅡ

주민자치 설립 때부터 지금껏?ㅡ

정말 수고 많이 하셨네ㅡ

정말 대단하시다 이 또한 봉사인데ㅡ

그러고 보니 점심식사 때 막간을 이용하여 보내는 이들에게 전달하는 감사패 전달이 있었다

그는 다른 분들과 다르게 가끔씩 부인과 동행했는데 부인께서 자치회 활동에 적극 후원을 하시며 남편을 응원했기 때문이었다

이번여행도 동행하셨는데 우리는 그분을 절반의 주민자치위원이라며 웃는다

다시 그분의 목소리가 들린다

ㅡ부탁이 있어요

제 임기는 끝났지만 이렇게 놀러 갈 때는  저도 꼭 불러주면 고맙겠습니다ㅡ

그러자 여기저기서 외친다

위원님 주머니는 사모님께 있으니 사모님께 후원허락받고 얘기하세요ㅡ웃음이 터진다

그러자 사모님의 목소리가 외침으로 들린다

ㅡ좋아요

뭐 ㅡ까짓 껏 가지고 갈 것도 아닌데

불러만 주신다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단 부르실 때는 저도 함께라는 것 잊으시면 아니 되옵니다ㅡ

여기저기 함성과 웃음이 터진다

우ㅡ와 주머니 두둑하신데 대환영ㅡ

세월은 휭~~~ 가는데 붙잡을 수는 없고

예전에는 주민자치법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들어가면 나갈 줄 모르는 터줏대감이 되어 불합리한 점이 많았다 한다

새로운 신선 함들이 진입할 수 있도록 이제는  3년 임기에 단 한 번만 연임이 가능하다

오랜 날을 주민자치위원으로 계시다가 이제 법적으로 떠나야 할 날이 되어 그 자리를  비워주어야 하기에 그 또한 많이 서운하신가 보다

그러시겠다 20여 년을 늘 함께했던 곳인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화석도 너무 오래되면 사라진다고ㅡ

참 수고 많이 하셨구나

시간과 물질과 봉사를 기꺼이 하셨구나 라며 부부의 동네사랑에 감사를 보냈다


아름다운 4월의 청산도는

눈 머무는 곳마다

붓 대지 않고 그려놓는

멋진 그림이었다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했기에

더욱 멋진 봄날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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