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기다릴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명화 Apr 18. 2024

백세건강 하라고

곳곳이 난리다

100세 건강하라며 여기저기 황톳길을 만들어 놓고 맨발 걷기를 하란다

맨발로 걸으면 혈액순환이 잘되고

혈액 순환이 잘되면 신진대사가 잘되고

신진대사가 잘되면 건강해지고

건강해지면 병원 갈 일이 적어지고

병원 갈 일이 적어지면 건강보험재정이 튼튼해진다는 꼬리물기식 운동이다

황톳길 진입구에 발을 씻을 수 있도록 수도설치가 되어있어 한 바퀴 돌아와 발을 씻을 수 있다

하지만

황톳길 걷기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역시 최고야!ㅡ라며 찬사도 하고

지저분해서 아들이 하지 말래ㅡ라는 말에 누군가 묻는다

왜?

여러 사람들이 같은 곳을 걷는데 모든 사람들의 발이 건강하다고 볼 수 없다며

행여 균이라도 옮겨오면 안 된다고 미국에 있는 아들이 전화하더란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이곳 소식도 먼저 알고 미국에서 전해준다며ㅡ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 말도 맞고 저 말고 맞다

처음 설치했을 때 걸어 보니 발가락 사이까지 푹푹 빠져들어가는 황토흙에 발의 느낌은 시원하고 부드러웠지만 마음은 은근 걱정이 되긴 했었다

저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는데?ㆍㆍㆍ

이제는 해를 넘기다 보니 다져져서 푹푹 들어가지 않는 일반적인 길이 되었다

많은 예산을 들여 황톳길을 만들어놓고 건강을 위해 걸으라는데

걷고 나서 발도 깨끗하게 씻으라는데

봄도 여름 같은 요즘 지인들과 황톳길을

걸어보자 해야겠다

걷고 난 후 깨끗하게 씻으면 된다며 저리 앉아서 씻고 있지 않은가

백세 건강을 위해  걸으라는데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을까ㅡ.



매거진의 이전글 저도 꼭 불러 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