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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릴께
몸통나무 가로수는 애가 타
by
한명화
Apr 25. 2024
차가 달린다
도로는 한적하고
길 양옆에는 논도 있고 밭도 있고
여름 같은 봄날 햇살은 빛나는데
길가 가로수 눈물 흘린다
뜨거운 여름이 가까이 오는데
이길 지나는 많은 이들에게
시원한 그늘에 쉬어가라 하려는데
어찌하면 좋을까
하늘 향해 춤추던 가지들
싹뚝이며 모두 잘려나가고
몸통에 붙은 짧은 팔로는
시원하고 넓은 그늘 줄 수 없는데
한 여름의 뜨거운 햇살
피하고 싶은 많은 이들
날 보며 원망의
말 그늘도
없네ㅡ
길 양옆에는 논도 있고 밭도 있고
논에 벼가 자라야 하는데
나무그늘 햇살 막아
한숨짓고
밭에 밀보리도 심었는데
나무그늘 햇살 막아
한숨짓고
농부의 깊은 한숨
들어버린
그가
무시무시한 기계
타고 나타났어
푸르른 잎 꿈꾸며 봄날 기다렸는데
차가 달린다
도로는 한적하고
길가 양옆에는 논도 있고 밭도 있고
몸통나무 가로수는
가까이 오는 무더운 여름날
이 길 지나는 많은 이들에게
시원한 그늘 주지 못할 것
같아서
슬픈 눈물 가슴 적시며 애가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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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그늘
가로수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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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화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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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가
찔레꽃 안부
저자
삶의 날들에 만난 너무도 좋은 인연들의 사랑에 늘ㅡ감사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아직도 마음은 소녀랍니다 은빛 머릿결 쓸어 올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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