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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May 12. 2024

얘들아! 노~ 올~자~

고향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푸른 하늘 끝닿은 여기가 거긴가

아카시아 흰꽃이 바람에 날리니

고향에도 지금쯤 뻐꾸기 울겠네 ㅡ


아카시야 하얗게 핀 동네 골목 누비며 친구들과 어깨동무하고 놀았던 그날

아카시아 꽃을 따서 혀에 대고는

달콤한 꿀맛에 깔깔대던 그날

아카시아 잎줄기 서로 들고 가위 바위 보로 이긴 사람 잎 한 장씩 떼며 놀이하던 그날

카시아 잎줄기의 잎 다 따내고 줄기만 손에 가득 들고 친구 머리에 파마했던 그날


어제 일처럼 눈앞을 스치는데

어깨동무하고 놀던 친구들

꿀맛 좋다며 깔깔대던 친구들

서로 파마 잘 됐다고 우기던 친구들

하교 길 책보 허리에 질끈 묶고

아카시아잎 따기 놀이하던 친구들도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아카시아꽃은 저렇게 흐드러졌는데

친구들 노랫소리 귓전에 들리는 듯해

그리움에 먼 하늘 바라본다

행여 눈길머문 그곳에 있을 것 같아서

명순아!

정자야!

선희야!

정숙아!

얘들아! 노~ ~~~

꼬맹이 고향 친구들 이름 불러본다

정자나무아래 모여 놀 수 있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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