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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난 너에게 빠져버렸어 푹~

이천 도예촌에서 2

by 한명화

난 네게 빠져버린 것 같아

아주 푹ㅡㅡㅡ

다시 백산도요에 오고 말았다

진열대에서 도자기를 꺼내 가계 진열대에 올려놓아도 그 모습에 눈길이 멈춘다

많은 망설임이 온다

짝꿍은 카드를 주고는 그렇게 맘에 드는 것을 보고 그냥 가면 두고두고 껄~~~ 한다며 안고 나오라고 재촉하지만 그리 쉽게 결정이 안되었다

꼭 필요한 것도 아니고ㅡ

그냥 가려니 발이 안 떨어지고 ㅡ

예전 경제활동을 할 때 같으면 이리 망설이지 않을 것인데ㅡ

왜 이렇게 저 작은 백자에 끌리는 것인지 ㅡ

참으로 이상한 것은 지금껏 살아오며 이 처럼 물건에 마음 주어보기는 30여 년 전 아파트로 이사 올 때 가구를 보러 갔다가 정말 맘에 드는 식탁 세트가 좀 비싼 것 같아 돌아보고 온다고 했는데 다른 것은 맘에 들어오지 않아 다시 찾아갔을 때 그 사이 팔려버려 같은 식탁을 구하려 애를 썼지만 그 처럼 멋진 식탁을 찾지 못해 오랜 시간이 지난 요즘도 가끔 그 식탁 이야기를 한다

정말 맘에 들었다고 ㅡ

짝꿍은 아름답고 괜찮아 보인다며 후회하지 말고 들고 나오라는데ㅡ

한참을 망설이다 지금도 회자되는 식탁이 떠올라 그냥 가면 차가 출발하기도 전에 후회할 것 같아 결정을 하고 도자기를 품에 안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너무도 행복해서 가슴이 떨려왔다

또 몇 번이나 짝꿍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이 도자기를 안고 오게 해 주어서 고맙다고ㅡ

품에 안긴 백자 주병에게도 속삭여 주였다

ㅡ난 너에게 아주 푹 빠져버렸어ㅡ

이상한 일이다

이 또한 인연인 것일까?

물건일 뿐인데 이리도 행복감을 주다니

집에 돌아와 마주한 예술 쪽에 조예가 있는 딸도 정말 예쁘다며 좋아한다

작은 백자 주병을 올려놓고 짝꿍과 딸과 셋이서 이야기 꽃이 핀다

백자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ㅡ

짝꿍은 한술 더 뜨신다

다음에는 작은 청자 주병을 안고 오자며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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