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ㅡ라고?

by 한명화

오랜만에 짝꿍과 지난 일을 얘기하던 중

내 속을 뒤집어 놓은 공짜라는 말이 떠올랐다

오래전 모 교회의 집사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 교회 목회자분은 모 신학에서 같이 강의하던 동료였는데 어쩌다 보니 그 교회에 나가게 된 것이었다

교회에서는 일 년에 두 번씩은 부흥회라는 걸 하는데 부흥회기간은 4일씩이다

이 기간에는 새벽기도회, 낮예배, 저녁예배로 거의 교회에 살아야 하고 시간마다 헌금을 내야 하고 특별작정 헌금도 내야 했다

거기에 목사님과 부흥강사님과 때로는 이웃교회 손님 목사님들 까지 아침, 점심, 저녁을 성도들이 타천자천 식사를 접대한다

부흥회 때는 한 번씩은 식사접대를 했었는데

어느 때인가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

25년 전쯤 그날 식사당번이었는데 계획는?

20여 만원이면 넉넉하겠지 였다

그때 20여 만원은 적은 액수가 아니었다 담임목사님이 강사님께

ㅡ목사님! 복 잘하는 집이 있는데 복 먹으러 갑시다 ㅡ라고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그 유명하다는 복집으로 갔는데 아뿔싸! 주머니 속 예산은 참석한 4인에게 어림도 없었다

내가 먹지 않아도 안 되겠다 싶었는데 목사님 ㅡ부담 갖지 마시고 드시고 싶은 것 시키세오

어이가 없어서 밖으로 나와 짝꿍에게 sos

ㅡ여보! 20만 원은 더 가져다주에요ㅡ라고

아무리 성도가 지출하는 돈이라고 저리 할까

그분들 웃으며 맛있게 드시는 것만 보다가 계산하고 돌아왔다

또 그 교회에서는 주일에 돌아가며 한 사람이 약 150명분의 식사를 준비해서 성도들을 접대했는데 10여 년을 넘게 있었기에 최소 9회 이상 내게도 차례가 돌아왔었다

그 무렵 새 신자 교육을 담당하고 있던 나는

?? 이게 무슨 말이지?

새로 오신 분에게 목사님은 이렇게 말했다

ㅡ우리 교회 점심밥이 참 맛있습니다

점심 드시고 가세요 밥은 공짜거든요ㅡ라고

난 완전 쇼크를 받았다

공짜? 라니 ㅡ물론 먹는 입장에서는 돈을 안 내니 공짜일수 있겠지만 성도들이 얼마나 많은 수고와 경제적 부담을 안고 준비하는데 저리 쉽게 공짜라니

ㅡ우리 교회 밥이 참 맛있습니다 드시고 가세요 우리 성도님들이 정성으로 접대하고 있답니디ㅡ라고 했으면 여러 번 차례를 담당하며 몸살을 앓았던 입장에서 얼마나 뿌듯했을까

공짜? 라니 ㅡㅡ

물론 교회의 재정도 안 들어가고 자신들은 먹기만 하니 쉽게 생각하는구나

그 말을 들은 이후 나는 더 이상 식사당번을 하지 않고 얼마 후 그 교회를 떠났다

다 그렇지는 않지만 어찌 성도들의 정성을 깊이 감사할 줄 모르는 자가 그 자리에 있단 말인가

성도들의 정성을 ㅡ공짜ㅡ라고 말하는 그 입을 하늘의 주께서는 어찌 생각하실까

현재는 그런 교회들이 없겠지만 오래전 일인데도 이 글을 쓰며 마음이ㆍㆍ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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