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부부의 봄빛 망중한

by 한명화

지난달 초부터

발코니 밖 은행나무 가지 위에

까치 부부가 둥지를 짓는다

긴 가지 물어다 바닥을 깔고

작은 가지 물어다 사이를 메우고

기둥을 세우고 서까래도 세우고

까치 부부 쉴 틈 없이 둥지 짓기 여념 없다


한 달이 지나도록 쉬지 않고 집 짓더니

지붕까지 얹고는 여기저기 보수작업

다 지었나 싶었는데

이제는 마지막 단계인가 보다

부드러운 마른풀을 물어오는 것은

아마도 새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듯

둥지 짓는 지혜가 사람들과 같겠다며

까치부부에게 박수를 보냈었다


???

집 짓기가 끝나고 알을 낳았나? 싶었는데

오늘 오후 따사로운 햇살 내리는 이 시간

둥지 앞 높은 은행나무 가지에 나란히 앉아

따뜻한 봄볕 맞이 망중한 중

그렇구나

새들이나 사람이나 내 집마련 하고 나면

여유라는 시간이 찾아와

봄볕맞이 망중한 즐길 수 있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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