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무대공포증이 있는 사람입니다. 아마도 원래 무대 체질을 타고 나서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즐길 수 있는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병증일 거라 생각합니다. 특히 저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워낙 살면서 무대에 오를 일이 별로 많지 않았기에 학창시절 어쩔 수 없이 발표해야 하는 상황이나 나서서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을 제외하고 나면... 별다르게 병증인 줄 모르고 살 만합니다.
문제는 나이가 들다 보면 누구나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나이에 밀려서, 책임을 져야 하고, 나서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사람들 앞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느끼는 긴장과 공포감을 마주해야 만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점입니다. 특히 조직의 리더의 경우 리더십 역량의 한 축으로 '대인관계역량' 또는 '영향력' 관점에서 앞에 나서서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어쩌다 보니 강의가 저의 두 번째 직업입니다. 첫 번째 주 직업은 코칭을 하는 코치이기 때문에 다행히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의 세션은 1:1 상황이거나 1: 그룹 정도로 4~6명의 코치이들과 토론하고 관찰하고 질문하면서 세션을 진행하기 때문에 무대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지요 ~ 제가 진행하는 해외 주재원을 위한 이문화 수업 등을 강의로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어쩌다 강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 데... 그런 제가 무대 공포증이라는 병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강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저는 하루 전부터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아무리 여러 번 해서 잘 알고 있는 내용이고 준비가 완벽하게 되어 있는 강의여도 하루 종일 체한 듯 속이 답답하고, 당일 아침에는 정말 물 이외에는 먹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강의 시작해서 몇 분간은 입술이 말라서 말을 하기 불편하게 되기도 합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의 긴장감이란.... 이런 경험들 많이 해 보셨지요? 그런데 어떻게 강의를 하냐고요? ㅎㅎㅎ 강의 후에 그래도 내가 알고 있는, 내가 경험했던 것들의 다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만족감과 그런 공포를 극복하고 해냈다는 성취감, 거의 마약??? 같은 직업의식 때문입니다. 아마 강의를 하시는 분들은 모두 느끼는 것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유튜브로 자신을 스스로의 무대에 세우는 사람들도 완벽한 동영상이 나오게 하기 위해서 이런 무대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을 거란 생각을 해 봅니다. 동영상을 만드는 것 또한 대중 앞에서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무대 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의 병증은 무대에 오르기 전에 이미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아냐구요?
반응을 잘 못해 줍니다.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 못하거나,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은 일단 다른 사람들의 강의를 들을 때에도 반응을 잘 못해 줍니다. 뭐 본인은 안 해 주고 있는 거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네요. 다른 말로 바꾸면 강의를 들으면서 리액션을 정말 잘 해 주는 분들은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서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일단 무대를 즐기는 분들은 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흥을 낼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본인이 무대에 오르면 사람들의 리액션을 어떻게 이끌어 내어야 할지 잘 알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참석자의 리액션이 본인이 강의할 때 얼마나 중요한 지 알기 때문에 매우 적극적인 리액션을 보내주기도 합니다. 근엄한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 사람들을 무심하게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무대를 즐길 줄 모르는, 무대 공포증이 있는 사람일 확률이 100%입니다.
공감능력이 부족합니다. 스스로 자신을 이성적인 사람이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공감능력이 다소 부족한 사람들 중에 무대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대부분 스스로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판단하고자 하는 경향성이 커서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때 가슴으로 느끼기보다는 문장의 구성과 이론에 대한 옳고 그름, 맞고 틀림에 대한 사고의 두뇌를 확장해서 쓰고 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가슴까지 가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앞에 나서서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도 무대공포증을 가지신 분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대 공포증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데 제가 무대공포증 관련해서 코칭을 한 경우 그렇게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도 무대에서 서 이야기할 때 매우 힘들어 가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즉 앞에 나서서 말하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강의를 잘 하거나 무대를 제대로 장악할 수 있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에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분위기에 사로잡혀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이야기를 하게 되거나 실수를 하게 되면서 몇 번의 실패로 인해 무대 공포증을 갖게 되신 경우도 있습니다.
나이가 들고, 회사에서 직책이 올라갈수록 무대 아니 무대 같은 곳에 올라야 하는 상황이 많아지는 데... 일하라면 차라리 잘 하겠는데 보고 발표가 어렵고 공황장애에 걸린 것처럼 힘들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무대 공포증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만약 무대공포증을 극복하고 싶다면 당신이 알아야 할 3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다른 사람들의 강의 또는 무대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리액션을 많이 해 주는 사람을 벤치마킹해 보십시오 ~ 그리고 자신의 리액션의 방법들 - 고개를 끄덕이거나, 눈을 맞추어 주거나... 웃어야 할 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웃어주거나... 리액션을 가면서 교감의 기본을 먼저 익혀 보십시오 ~
둘째: 당신의 공감능력 향상을 위해 역지사지 네 글자를 기억하십시오. 공감능력의 부족은 아마도 생활의 여러 측면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제가 하는 이 문화수업에서도 결국은 '역지사지'를 잘 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공감을 방해하는 문화적 차이 또는 문화적 충돌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의 이슈인데... 결국은 자신을 비우고 상대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사고의 유연성이 핵심입니다. 이러한 공감의 능력의 부족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 자기 성찰을 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해결해 줄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일단 무대에 올라서 성공적으로 스피치나 강의를 하려면 듣는 입장에서 내 이야기가 어떻게 들릴지 관점에서 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또한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출발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른 사람이 공감해 주고 들어 줄 수 있는 이야기가 되어야 하고 앞에 무대에서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청중과 공감하는, 클릭이 되는 그 찰나의 짜릿함을 기억할 수 있어야 무대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역량 개발의 4단계를 기억하십시오 ~ 진정한 자신감으로 가는 단계
아이들 가운데 아무 대책 없이 '저요', '저요' 하면서 나가서는 쭈뼛 쭈뼛 말도 제대로 못하고 나오기도 하고... 그렇게 쭈뼛거리면서 말을 못 해도 아무 생각이 없는 경우가 1단계입니다. 본인이 무대 위에서 말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제대로 인지 못하는 '무지'의 단계이지요 ~
그런데 피드백을 해 주고 평가를 받게 되면 ( 성인의 경우 스스로 주는 셀프 피드백만으로도 가능합니다.) '아, 나는 무대에서 제대로 말을 못 하는구나' 그래서 자격지심이 생기게 되고 무대공포증으로 병증이 되지요. 뭐 대부분의 경우 그냥 앞에 나서서 이야기할 기회를 피해 가면서 산다면 별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회사에서나 다른 모임에서 등 떠밀려 뭔가를 해야 하는 경우 무대에서 느끼는 그러한 공황장애... 이러한 무대공포증은 꼭 극복해야 하는 병증이 됩니다.
역량개발 2단계에서 무대공포증을 없애는 개인적인 노력 가운데는 스피치 학원이나 코칭 등을 받아야 하는 특별한 경우가 있습니다. 주요 이벤트를 메인으로 해야 하거나 첫 강의를 잘 하고 싶으신 분 등이 짧은 시간에 어떤 이벤트를 위해서 준비해야 하는 경우이지요. 하지만 일상을 살면서 스스로 무대공포증이 있고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생활을 하면서 해 볼 수 있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의 시간에 일어나서 말하고 발표해 보기, 회의 참석 시에 1번 이상의 전체 발언 등을 목표로 세워서 어떤 말을 할 것인 지 생각해 보고 참석해서 꼭 자기 발언을 해 보기, 친구들과 모임에서도 앉아서 수다를 떨기보다는 의도적으로 서서 건배사부터, 공식적인 발언을 하는 방식으로 스스로 자신을 대중 앞에 세워보는 겁니다.
스피치 학원 등에서 주제를 주고 스피치를 준비하게 해서 발표하거나, 갑자기 주제를 주고 즉흥적으로 발표하게 하는 등의 연습은 본인이 일상에서 조금만 의도하면 할 수 있는 연습인 셈이지요. ㅎㅎㅎ 본인이 약하다는 자기의식이 있다면 일상에서도 스스로 자기 주도학습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자신감이 생겼다 싶으면... 자만심으로 흘러버리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특히 본인이 약하다고 생각하다가 어느 순간 잘하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면 ~ 자만심으로 흘러 버리게 되는데... 위에서 무대공포증이 있어서 다른 사람의 강의나 스피치에 반응이 약하거나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분들이 부단한 연습을 통해 자격지심을 극복하고 나면 바로 자만심에 가득한 스피치를 하게 되거나 강의를 하게 될 확률이 큽니다. 대중과 소통하지 못한 채 자기 이야기에 취해서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노래방에 가서 자기 노래 잘한다고 마이크 안 놓는 사람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단계를 건너 뛸 수 있는 방법 또한 '자기성찰'입니다. 매번 짧은 스피치이던 회의 시간의 짧은 코멘트이던 다른 사람에게 내가 1: 다로 소통하고 난 다음에 잠시 머물러 자신의 메시지와 전달 방법이 적절했는지 다른 사람과의 소통은 어떠했는지 다시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어떤 부분에서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었을 까에 대한 고민을 해 보아야 합니다. 나의 시간이 중요한 것처럼 다른 사람의 시간도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
그리고 함께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에게 정직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문화적 성향 때문에 비판적인 피드백을 한 개인에게 줄 수 없어서 에둘러 이야기하거나 잘 한 점만 부각시켜서 피드백을 주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피드백은 어쩌면 자신의 자만심을 더욱 키우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주제 파악이 안되는 상황이 되는 셈입니다. 대부분 조직에서 리더분들의 리더십 코칭을 위해 코치로서 부하직원들에게 상사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하면 상사의 발표능력에 대해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상사에게는 직접 이야기 할 수 없어서 "잘하신다' 고 피드백을 드릴 수 밖에 없으니... 본인은 정말 말을 잘하는 줄 알고 끊임없이 이야기하게 되고... 그런 자만심이 조직의 리더로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마이너스가 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위의 역량개발의 4단계는 계속 사이클을 돌면서 자기계발을 할 때 어떤 스킬 또는 역량을 개발해야 할 때 스스로 어떤 단계에 있는 지 자기점검에 활용해 보십시요. 저의 경우 강의할 때 강의의 내용에 따라 자격지심 -> 자만심 -> 자신감 사이를 오가며 강의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저의 목표는 가능하면 진정한 자심감에 머무는 시간을 많이 두려고 노력하지요. 자신있게 컨텐트를 대중과 공감하면 적절하게 호흡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임펙있게 마무리....
이 글 또한 그렇게 전달이 되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