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지 않을 연서

가슴속 깊은 곳에서 꺼내지 못 한 마음 조각

by 김예빈

산들거리는 바람 속

사랑스럽게 날리는 네 머리칼과,


마치 우리가 사랑이라도 하는 듯

속삭이는 네 숨결이


내 안에 있는

이름 모를 감정을 자꾸만 간지럽힌다.




이름 모를 감정을 간지럽히는 네가,

마냥 밉지 않은 나를 보곤 멍청하단 생각을 해.


이 감정은 어쩌면 사랑일지도 몰라.

그래, 사랑일지도 모르지.


사랑이라는 감정을 자각한 순간,

나는 네게 솔직하지 못하게 될 거야.


내 마음이 너에겐 곤란해질 수 있으니까.


나는 네게 해로울지도 몰라,

너의 마음에 틈이 될지도 몰라.


나는 네가 웃는 모습만을

나는 네가 행복해하는 모습만을

눈에 담아두고 싶어.


비록, 네 마음과 내 마음이 같다고 할지라도

나는 애써 외면할 거야.


항상 빛나는 네게 나는 그늘밖에 못 되니까.


그러니까, 내게 이것만큼은 허락해 줘.


영원한 사랑을 믿지 않는 내가,

겁이 많더라도 미워하지 말아 줘.


널 위한다는 이기적인 마음을

너는 애써 외면해 줘.


그래야 우리의 관계는,

그래야 우리의 계절은,

그래야 우리의 감정은,


비로소 영원을 바랄 테니까.


멈춰진 우리의 여름에,

닿지 않을 편지를 써.


너무 늦었지만

네게 닿지 않을 편지에, 내 마음을 가득 담아.


좋아해.


그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