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월
희망
이세벽
폐잔의 삼 월이면
집집마다 절망을 태운다
흰 눈 날리는 축제를 뒤로 하고
이제는 어두워지기 시작한 길을 더듬어
마침내 집으로 돌아온 낯선 식구들
밥상에 둘러앉아
논두렁 태우듯 언 가슴 불 지피고
꽃 시새움 바람에 결연히 타오르다
너의 품에 재가 된다
침묵으로 서로의 어깨를 다독이면
몸에 밴 절망도 보름밤 흘러가는 샛강 같아
삼 월이면 집집마다
장작처럼 타는 절망으로 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