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HMM 주식 1억을 샀더라면?


“자기가 잘 아는 회사에 투자해라”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투자 격언이다.

해운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해운산업의 중요 이슈, 주요 해운회사들의 실적 및 동향은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따로 시간을 내어 공부하지 않아도 해운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고, 해운 시황이 고점인지 저점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해운회사 주식 투자에는 유리한 환경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운회사의 주식은 사 본적이 없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시황에 주가가 큰 영향을 받는 경기민감형 주식이다.

조금 과장을 보태어 해운회사는 1년을 벌어서 10년을 버티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만큼 해운산업은 시황의 업다운이 큰 편이다.

물론 해운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시황이 고점인지, 저점인지 감은 잡을 수 있지만 시황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내 능력밖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해운업이 최저점일 때 해운회사의 주식에 투자하여 고점일 때 팔 수 있다면 엄청난 수익을 거둘 수 있겠지만 이러한 시황 판단이 내 능력 밖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둘째, 개인적으로 주가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는 단기간에 부자가 되고자 주식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노후를 준비한다는 마인드로 주식 투자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가가 반토막 났다가 3배 이상 오르는 회사보다, 일년에 10프로씩 10년동안 꾸준히 주가가 오르는 회사가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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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회사인 애플의 10년 주가 그래프이다.

2010년 10불도 안됬던 주가가 2020년 161불까지 올랐다.



위와 같은 이유로 해운회사의 주식을 사지 않았는데, 이러한 결정을 후회하게 만들었던 회사가 있다.

국내 주식 투자자들에게 ‘흠슬라’로 유명해진 HM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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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120원이었던 주가가 2021년 5월 50,000원을 넘으며 25배의 주가 상승을 보여준다.



HMM의 주식을 눈여겨 보던 시점은 정확히 2020년 5월이었다.

2020년 5월 HMM의 주가는 5,000원대였는데 HMM주식을 사볼까? 고민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을 아주 후회하게 된다.

어쩌면 인생에서 쉽게 만나지 못할 10배 상승의 찬스를 놓쳐버린 것이다.

2020년 5월 내가 HMM의 주식을 사고 싶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주가가 너무 싸다고 생각했다.

HMM은 국내 해운 회사 중 유일한 대형 원양해운회사로 국내 컨테이너 선사 중에는 최대 규모의 회사이다.

비록 몇 년 째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고, 해운 시황도 불황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5,000원대의 주가는 너무 싸다고 생각했다.


둘째, 더 이상 안 좋아질 수 없는 회사라고 생각했다.

HMM은 현대상선이 부도위기에 처하자 국가의 긴급지원으로 회생한 회사이다.

HMM의 대주주는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로 국가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라고 볼 수 있다.

HMM이 국내 유일의 대형 원양 해운회사였기 때문에 정부는 HMM을 망하게 놔둘 수 없었고 막대한 정책지원자금을 HMM을 정상화하기 위해 쏟아부었다.

이렇게 막대한 자금을 쏟아 넣었는데 HMM을 정상화하고 정부가 투자한 자금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정부의 지원이 계속될 거라고 생각했다.


셋째, HMM의 사장이 꾸준히 자사주 매입을 하고 있었다.

사장이 월급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

사장도 사람인지라 돈을 벌고 싶을 것이고,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의 주식을 계속 매입한다는 것은 회사의 주가를 상승 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는 시그널이다.

HMM의 사장은 월급을 전액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나는 HMM을 사지 않았을까?

심각한 재무제표 때문이다.

2020년 5월 HMM은 몇 년째 몇천억의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재무제표만 보고 주식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면 절대 사지 말았어야 했을 회사였다.

하지만 해운업계에서 일하고 있었고, HMM의 내부사정을 어느정도 알 수 있었던 유리한 위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재무제표 하나 때문에 ‘텐배거’를 놓쳐버리는 실수를 하게 된다.

이 실수를 되돌아보며, 주식투자의 큰 교훈을 배우게 되었다.

“ 더 이상 안 좋아질 수 없고, 망하지 않을 회사의 주식을 사고 기다려라”

“ 사장이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면, 주가가 상승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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