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컨에서 찾은 빛의 세계
첫째가 태어나기 전, TV의 연예‧오락 프로그램을 자주 시청하고 드라마도 좋아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첫째 우성이가 태어나고 아내는 아이를 돌보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쏟았고, 나는 회사에서 일이 끝나고 오면 저녁 늦게 퇴근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고 TV를 보는 시간은 자연스럽게 줄었다. 그 후에는 TV를 보지 않고 지냈다. 이제 집에 TV가 있지만, TV의 존재를 잊고 지냈었다.
TV는 아주 매력적인 전자제품이다. TV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빛과 관련된 광전자 기술이 들어가 있다. 특히 아이들이 신기하고 궁금한 것이 TV 리모컨이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TV의 채널과 소리를 조절하는 것을 신기해한다. 어른들에게 그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서 궁금증을 가지지도 않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지금도 우리 집은 아이들 TV 프로그램 이외에는 보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디즈니 영화나 영어 프로그램을 몇 번 보여줄 때 말고는 사용하지 않는다. 우성이가 TV 리모컨의 배터리가 떨어져서 교체를 하면서 내게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리모컨으로 어떻게 TV를 켜고 끌 수 있어요?
“아빠, 리모컨은 어떻게 TV를 켤 수 있어요?”
이 질문에 선뜻 대답하기가 쉽지 않았다. 어떻게 설명을 해야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다.
“우성이는 왜 TV를 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버튼을 누르면 리모컨에 빨간색 빛이 나와요.”
“그래, 리모컨에는 다양한 전자부품들이 들어있는데요. 그 빨간색 빛을 이용해서 TV를 켜고 끌 수 있는 것이에요.”
그리고 생각을 다시 해보았다. 적외선을 이용해서 어떻게 리모컨이 TV를 작동시킬 수 있고 설명을 해주어야 할지.
“우성아, 우리가 볼 수 있는 빛은 가시광선이라고 해요. 무지개 색은 어떤 것이 있어요?”
“빨주노초파남보”
“맞아요. 사람이 볼 수 있는 빛은 무수히 많은 빛 중에서 빨주노초파남보로 이루어진 색만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이 가시광선은 빛 중에서 매우 적은 부분이에요. 예를 들면, 우성이 몸의 길이가 전체 빛이라면 발톱 정도의 빛만을 볼 수 있다는 말이죠.”
“그럼 무슨 빛이 있어요?”
“빛은 가시광선, 그리고 빨간색보다 바깥에 있는 적외선, 보라색 바깥에 있는 자외선, X레이 찍을 때 나오는 X선, 라디오를 들을 때 사용하는 라디오파와 같이 많아요.”
“그럼 사람은 왜 다른 빛은 볼 수 없어요?”
“사람의 눈이 가시광선만 볼 수 있게 만들어 졌기 때문이에요.”
알고 있는 지식을 동원해서 알려주긴 했지만, 더 깊이 물어보면 지식의 한계가 드러나고 TV 리모컨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하자니 답답했다.
“수많은 빛 중에서 빨간색의 바깥쪽에 있는 적외선이라고 했잖아요. 이 적외선을 이용해서 리모컨을 작동하게 되요.”
“어떻게요?”
“우성아, 리모컨에 빨간색으로 보이는 빛을 내는 작은 전구가 있고, TV에도 빨간색을 보이는 작은 전구가 있어요. 찾아볼래요?”
“TV 아래에 있어요.”
“리모컨에서 버튼을 누르면 전기신호가 만들어져요. 그리고 전기신호는 빨간빛으로 TV에 보내게 되죠. 아빠가 버튼은 눌러 볼 테니 봐요.”
“네, 아빠 리모컨에 빛이 나요.”
“맞아요. 그렇게 TV에서는 리모컨의 빛을 받아들이는 센서가 있어요. 센서가 적외선 빛을 인식하고 TV의 채널과 소리를 조절하라고 신호를 보내게 되요.”
그리고 한가지 예를 들어 설명을 해주었다.
“적외선 신호에는 1번 채널 버튼을 누르면 1번 빛이 깜빡!, 2번 버튼을 누르면 빛이 깜빡!, 깜빡! 2번을 쏘는 것처럼 정해놓았어요. 그래서 TV가 신호를 인식 할 수 있는 것이에요.”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인것 같은데 사실 현실을 살아가다 보면 시험을 위해서 공부했던 기억들은 점차 내 머릿속에서 사라지는 것 같다. 시험을 위해서 무작정 외우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아이들에게는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고, 알아듣기 쉽게 설명을 해주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것을 쉽게 설명하는 것이 실제로는 어렵다. 특히 배경지식이 어른보다 매우 적은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꾸준히 질문하고 생각하고, 책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부모와 대화한 내용을 집어 본다면 아이들의 지식은 폭발적으로 쌓이게 된다.
빛의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빛은 사람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과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적외선, 초단파, 라디오파 그리고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자외선, X선, 감마선, 우주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에서 가시광선은 극소수를 차지하고 있다. 빛은 전자기파라고 합니다.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 수직으로 진동을 하면서 앞으로 진행하는 파동을 말하죠.
참고로 빛(전자기파, Electromagnetic radiation)은 입자성과 파동성을 가지는데 그 중 빛의 파동성을 나타내는 이름이 전자기파라고 한다. 입자성을 나타내는 이름은 광자(Photon)이다.
전자기파의 종류
감마선(Gamma ray) : 0.1nm 이하의 극히 짧은 파장, 고에너지 전자기파로 알파선, 베터선, X선과 같이 방사선으로 분류된다. 헐크의 브루스배너가 엄청남 감마선에 노출되어 헐크가 된것처럼 사람의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최근에는 파장의 길이로 X선과 감마선을 구별하는 것보다는 발생 원인으로 구별한다.
X선(X-ray) : 10~0.01nm 파장을 가지고, 1895년 뢴트겐(W. K. Rontgen)이 발견한 방사선으로 의학용으로 사용된다.
자외선(Ultra violet ray) : 397∼10nm 파장을 가지고, 지상으로부터 약 13~50km 사이의 성층권에 있는 오존층은 태양광선 중 자외선을 차단하여 지구의 생명체를 보호한다. 오존층이 파괴되어 자외선을 차단하지 못하면 지구상의 생명체에 큰 피해를 주게 된다.
적외선 (Infra Red ray) : 0.75㎛~1mm 파장을 가진다. 적외선은 강한 열작용을 가지고 있어서 열선이라고 한다. 의료용 적외선 치료기로 사용되기도 하고, 소독이나 멸균용으로 사용이 된다.
초단파 (microwave) : 보통 진동수가 1~300GHz까지이고 파장이 1mm에서 1m까지인 전자기파. 일반적으로 파장이 짧아 직진성이나 반사, 굴절, 간섭 등의 성질이 빛과 비슷하다. 살균력이 강하며 식물이나 물에 잘 흡수되어 열을 발생하는데, 이 성질을 이용해서 만든 조리기구가 전자레인지이다.
라디오파 (Radio wave) : 1m 이상의 긴 파장으로, 주로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 등에 쓰인다. 독일 물리학자 하인리히 루돌프 헤르츠(Heinrich Rudolf Hertz, 1857-1894)가 1888년에 맥스웰의 전자기 이론을 기초로 하여 전자기파를 검출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해서 무선 통신의 길을 열어주었다. 일반적으로 고체, 진공, 대기를 모두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통신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부모 지식 탐구 at home> 매거진은 집과 일상에서 직접 경험한 아이의 호기심과 궁금증에 아빠가 대답하면서 답을 찾아가는 대화와 그에 대한 부모가 알아야 할 지식 등을 담고자 한다. 부모가 모든 것을 알아야만 지적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아이와 함께 찾고 배우면서 알아가면서 지적 호기심을 채워가는 방법을 알리고자 글을 쓴다.
- TV 리모컨의 원리, 어떻게 TV를 조정할 수 있어요? MDF 책장@부모 지식 탐구 at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