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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감성아빠 Jan 19. 2019

아빠의 소확행, 아들과 목욕탕 나들이

아빠와 아들이 더 친해지는 방법

아빠가 된 아들은 아버지와의 대중목욕탕에서의 추억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렸을 때 아버지의 손을 잡고 대중목욕탕에 갔던 기억이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목욕탕이라는 공간은 특히, 아빠와 아들에게는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 주는 곳이지 않을까요. 아빠와 아이가 더 친해지는 장소인 찜질방과 목욕탕으로 나들이를 떠나볼게요. 


첫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저는 아이의 목욕 담당이었습니다. 퇴근이 늦어도 아이가 자고 있지 않다면 목욕만은 꼭 시켜주곤 했습니다. 신생아 때는 아이 목욕을 어떻게 시켜야 할지 몰라 어려웠습니다. 처음 아기를 안고 목욕을 시킬 땐, 머릿 속이 하얘졌습니다. 그렇게 불편하게 아이와 실랑이를 벌이면서 목욕을 해주었습니다. 


그 즈음, 회사 선배가 한두 달에 한 번씩은 아들과 꼭 같이 대중목욕탕에 가곤 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평일에는 아이와 보낼 시간이 없어서 주말에 아이와 추억을 만들러 가거든.”


선배는 제게도 아이가 좀 크면 같이 꼭 가보라고 권하셨습니다.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자란 저는 아버지와의 대중목욕탕의 추억이 없습니다. 그래선지 대중목욕탕에 가는 게 조금은 어색해서 그런 기회도 잘 만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도 아이가 커가면서 목욕탕에 함께 가보고 싶었습니다.     


아들이 4살이 되면서 집 근처에 있는 찜질방이 있는 목욕탕을 찾았습니다. 아이는 처음이었고 저는 정말 오랜만에 목욕탕에 들렀었지요. 그래서인지 조금은 어색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날 이후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아들과 함께 목욕탕에 가곤 합니다.


찜질방에 들러서 놀이방에서 함께 놀고 넓은 마루를 걷고 뛰어다니고, 탕에 들어가서 물놀이를 하던 4살 아이가 눈에 선합니다. 물론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공공질서를 지켜야 해서 저는 아이에게 공공질서를 지키는 방법을 설명하고 타인에게 방해되지 않게 즐기는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저는 아들과 딸은 키우는 아빠라서 남매와 함께 대중탕에 다녔으며, 딸아이와는 5살까지 데리고 갔고 주말 아침 아들과 목욕탕 나들이를 하고 있습니다.       


찜질방과 목욕탕에서 아이들과 즐기는 몇가지 활동이 있습니다. 우선 카운터에서 아이에게 비용 계산을 하게하고 카드를 건네줍니다. 신발장에 신발은 스스로 넣도록 하고 열쇠는 아이의 팔에 채워줍니다.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고 찜질방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는 미끄럼을 타고 내려가거나 가위바위보 놀이를 합니다. 


찜질방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방이 있습니다. 사람이 없을 때는 아빠와 아이가 함께 놀고, 아이들이 있을 때는 또래 아이들과 신나게 놀이를 합니다. 그리고 조그마한 동굴 같은 방에서 아이와 단둘이 오붓하게 누워서 몸을 부대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여러 종류의 사우나 문을 열고 들어가서 잠깐 시간을 보냅니다. 이렇게 놀고 나서 아이들과 삶은 달걀과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식혜를 삽니다. 삶은 달걀과 식혜는 목욕탕에서는 아이와 아빠를 연결해주는 청량음료 같아요. 


아빠에게 달걀을 까주고 달달하고 시원한 식혜를 마시면서 아빠와 아이는 뭐가 그리 좋은지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아빠와 아들이 서로에게 먹여주는 삶은 달걀 한입은 사소해 보이지만 삶은 달걀과 식혜의 조합이 이곳 찜질방에서는 아이와 아빠의 친밀감을 한층 높여주는 아이템이 되지요.


목욕탕 안에 들어가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약간의 물놀이와 냉탕과 온탕을 오가면서 아이는 그 시간을 즐깁니다. 초등학생이 된 아들은 아빠의 등을 밀어주고 비누칠을 해주면서 아빠와 아이는 온기를 서로 주고받습니다.     


아이와 아빠가 함께하는 목욕은 서로의 촉감을 전해주면서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고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 됩니다. 또한, 목욕탕에서 커뮤니케이션은 아이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것은 물론 아이의 안정적인 심리발달과 신체발달에 좋은 영향을 줍니다.


얼마 전에 자주 가던 목욕탕을 다녀오면서 6년 동안 살았던 아파트에 들렀습니다. 아이는 예전 집을 바라보면서 그 집에 살던 이야기를 했고 아빠와 같이 9살 아들은 추억이 잠겼지요. 다가오는 주말에 아빠가 아들과 함께 목욕탕에서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초록감성아빠(황성한, 기적의아빠육아 저)의 <아빠 오늘 뭐할까요> 매거진은 아빠X아이의 체험활동을 소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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