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하는 Center for Career Services (대학교 총괄 커리어 센터)에는 약 25명의 직원이 있다. 이 안에서 네 개의 부서로 나뉘어 각자의 역할을 맡아 일하고, 또 서로 협업하기도 한다. 그중 중요한 부서 중 하나가 바로 커리어 코칭 담당 부서인데, 여기에는 주로 1학년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돕는 캐롤라인이라는 동료가 있다. 이 친구는 학생들에게 MBTI Test, Gallup Strengths Finder, Strong Inventory 등 공식 진로검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피드백과 코칭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루는 캐롤라인에게 부탁해, 대학교 1학년 이후 거의 20여 년 만에 Gallup StrengthsFinder(강점 찾기) 테스트를 다시 진행하게 되었다. 결과는 Woo, Communication, Ideation을 포함한 5가지 강점이 나왔다. 이 결과를 본 순간부터 사무실이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했다. “Sean, 결과 나오면 꼭 알려줘!”라고 말하던 캐롤라인이 내 결과를 보더니, 자기와 무려 세 가지 강점이 같다고 환호성을 지른 것이다.
알고 보니, 우리 커리어 센터에 있는 ENFP 네 명 모두 서로서로 강점이 세 개씩 겹친다는 신기한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서로의 MBTI를 이야기하며 강점도 공유하며 목소리 톤은 올라갔고 박장대소하며 한 곳에 모여 시끌벅적 대화를 시작했다.
“어쩐지, 우리 잘 통하더라!”
“우리는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누가 뭘 부탁하면 거의 반자동으로 Yes라고 하잖아. 그래서 항상 맡은 일 이상으로 일을 하게 되고, 늦게까지 남아 일하기도 하고… 너도 그렇지?”
“맞아! 우리 ENFP는 어쩔 수 없나 봐.”
이렇게 서로의 성향을 오픈하며 위로하고 공감했다. 지나가던 직원들은 네 명의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듯 “와우! 난 여긴 못 끼겠네” 하며 손사래 치고 도망가듯 지나가기도 했다. 그 뒤로 우리 ENFP 네 명은 더욱 끈끈해졌고, 우리 네 명의 MBTI도 같은 데 강점 중 무려 세 개씩이나 서로서로 같다고 라며 오후 내내 사무실 곳곳에 방송을 하고 다녔다. 이 작은 해프닝을 통해 새로운 것을 깨달았다.
MBTI 성격의 동질감은 국경과 문화를 정말로 뛰어넘는구나!
미국에서 다양한 문화와 배경의 사람들과 일하다 보면 ‘우리는 이렇게 다르다’라는 인식에 익숙해지기 쉽다. 하지만 이렇게 공통된 성향 하나가 사람들을 한순간에 하나로 묶는 힘을 직접 체험하니 새삼 신기했다. 한국에서 커리어 센터를 운영하며 MBTI 전문가 자격증도 따고 MBTI 대화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된 것 또한 감사하게 느껴졌다.
앞으로 글로벌하게 친구를 사귀는 새로운 방법 중 하나는, MBTI나 성격 이야기를 꺼내 서로의 공통점과 약점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발견과 박장대소 웃음 덕분에 참 유쾌한 하루였다.
[Photo Credit: Freepick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