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진정한 프로 - 나눌 줄 아는 자

by Sean Lee


벌써 학기가 마무리되어 간다니,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 이번 학기에 우리 학교 커리어 센터에서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바로 PRO@GW: Professionals-in-Residence라는 프로그램이다. 세 분의 자원봉사 코치가 일주일에 하루 또는 이틀씩 개인 시간을 내어 학생들을 코칭하는 프로그램으로, 100% 무보수로 운영된다.


이 세 분의 이력을 살펴보면, 한 분은 변호사, 한 분은 컨설팅 회사 대표, 또 한 분은 국제기구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최근에 은퇴한 전직 커리어 코치이시다. 모두 현직에 계시거나 최근까지 활동하셨던 분들이라 현장 감각이 뛰어나고, 오랜 시간 쌓아온 지혜 덕분에 현실적이면서도 통찰력 있는 코칭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중 에디(Eddie)라는 분은 현재 자신의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로, 내가 가르치는 1학년 수업에 특별 초청되어 특강을 진행해 주셨다. 광고 에이전시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던킨도너츠의 마케팅 총괄, 스포츠 브랜드 Spalding 등 굵직한 회사에서 경력을 쌓아오셨는데, 42세에 예상치 못하게 해고(layoff)를 당했다고 한다. 당시 한창 양육해야 할 자녀가 셋이나 있었고, 집안 형편도 넉넉하지 않아 어떻게든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 시점에서 그는 큰 결정을 내린다. 지금까지 쌓아온 자신의 역량을 활용해 컨설팅 회사를 창업하기로 한 것이다. 다행히도 그 회사는 지금까지도 잘 운영되고 있고, 특강에서 에디는 자신이 회사를 유지하고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며 키울 수 있었던 모든 것이 “정말 fortunate 했다 (운이 좋았다)”라고 겸손하게 표현했다. 40대 초반에 인생의 모험이라 할 수 있는 창업을 했고,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성공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면서 이제는 돈을 버는 일의 비중을 줄이고 자원봉사 시간을 늘려 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싶어 Volunteer Career Coach를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같은 40대를 지나고 있는 나에게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오랜만에 교실 맨 앞줄에 앉아 학생이 된 기분으로 특강을 들으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에디가 창업을 결심했던 비슷한 나이에, 나도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일하던 직장을 떠나 미국에서 또 다른 도전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지금은 새로운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며 적응해 가고 있다. 인생에서의 모험과 도전은 분명 떨리고 불안하지만, 결국 우리를 더 성장시키고 단단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영어 표현 중에 Give Back이라는 말을 나는 참 좋아한다. 이 말은 단순히 ‘돌려준다’는 의미를 넘어, 내가 받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다시 나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커리어에서의 성취나 삶의 안정 역시 내 힘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 덕분이었고, 그 도움을 다시 사회에 돌려주는 것이다. 미국에는 자원봉사, 멘토링, 기부 등을 통해 Give Back을 실천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데, 에디 역시 커리어 코칭과 멘토링을 통해 그것을 몸소 실천하고 있었다.

에디에게 감사의 마음으로 다음 주나 다다음 주에 만나 점심을 대접하고 싶다는 이메일을 보냈는데, 곧 답장이 왔다.
“점심을 함께하는 건 너무 좋지만, 점심은 제가 살게요!”

이렇게 쿨할 수가 있을까. 역시 멋진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지금까지 참 많은 도움을 받아 이 자리에 왔고, 앞으로도 더 성장해야 하겠지만, 내가 가진 것으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과 직장인들에게 받은 만큼 꾸준히 나누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Give Back!

다시 들어도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미소를 짓게 만드는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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