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텍사스 출장

아름다운 강을 끼고 있는 오스틴

by Sean Lee


2026년의 시작을 출장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직장 생활을 하며 다양한 출장을 다녀봤지만, 대학교에서 일하기 시작한 이후로는 학생들과 함께하는 출장을 특히 더 선호하게 되었다. 그동안 학생들을 인솔해 여러 차례 출장을 다녔는데, 새로운 장소에서 함께 식사하고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학생 개개인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학생들과 함께하는 출장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번 출장은 미국에서 가장 큰 주 중 하나이자 카우보이와 바비큐로 유명한 텍사스, 그중에서도 주도인 오스틴(Austin)이었다. 처음 방문하는 곳이기에 더욱 기대를 안고 이른 새벽 공항으로 향했고, 점심 무렵 텍사스에 도착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워싱턴 D.C. 가 한겨울 날씨였던 반면, 오스틴은 남부 지역답게 섭씨 25도를 웃도는 따뜻한 날씨였다는 것이다.


출장의 묘미 중 하나는 역시 그 지역의 맛집을 찾아가는 일이 아닐까. 공식 일정은 다음 날부터 시작이었기에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추천을 받은 텍사스 바비큐 맛집 Terry Black’s에 들러 브리스킷(Brisket)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텍사스 스타일 브리스킷, 즉 양지 고기는 무려 12시간 이상 조리한다고 하는데, 첫 입을 베어 무는 순간 고기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 감탄이 나올 뻔했다.

‘아, 텍사스 바비큐가 이런 맛이구나. 출장 오기를 정말 잘했다.’
옅은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고기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우리 아들도 이 맛을 직접 보면 참 좋아할 텐데 다음에 데리고 와야지 생각을 하며, 정말 맛있게 고기를 즐겼다.


20260106_181113.jpg

[석양에 비친 다운타운 오스틴]

식사 후에는 시간이 조금 남아 다운타운을 산책했다. 오스틴을 가로지르는 콜로라도 강(Colorado River)은 폭도 넓고 풍경이 아름다워 서울의 한강을 떠올리게 했다. 섭씨 25도 안팎의 따뜻한 날씨 속에서, 출장 중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은 채 휴가를 온 것처럼 여유를 느끼며 강변과 다운타운을 걷다 보니 마음까지 상쾌해졌다.


다음 날부터는 본격적인 오스틴 지역 기업 탐방 일정이 시작되었다. 미국 CBS 방송국의 한 오전 뉴스 앵커가 우리 학교 졸업생이라 Morning News Show에 초대해 주었고, 그 덕분에 새벽 5시 30분부터 하루가 시작되었다. 피곤할 법도 했지만 학생들은 불평 하나 없이 즐겁게 참여했다.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Dell, Austin FC 축구팀을 비롯한 굵직한 기업과 다양한 스타트업을 방문하며, 학생들은 현직자들과의 만남과 특강을 통해 값진 경험을 쌓았다.


특히 수요일 저녁에는 오스틴 지역에서 근무 중인 학교 졸업생들을 초청해 Networking Night을 열었다. 졸업한 지 30년이 넘은 중년 신사부터 최근에 졸업한 선배들까지 기쁘게 참여해 재학생들과 만났고,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진지한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다.

돌이켜보면, 내가 대학생 시절 가장 아쉬웠던 점 중 하나는 이렇게 졸업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같은 학교를 졸업한 인생 선배가 어떻게 지금의 커리어를 만들어 왔는지 듣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고, 동시에 용기를 얻게 된다. 이번에 방문한 회사들 역시 대부분 졸업생들이 직접 탐방의 문을 열어주었는데, 그 모습을 보며 나 역시 내가 다닌 학교의 후배들뿐 아니라 인생의 후배들에게도 문을 열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출장은 학생들과의 깊은 소통, 기업 탐방을 통해 새롭게 연결된 사람들, 그리고 새로운 공간에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여기에 더해 젊음의 도시 오스틴이 가진 매력과 다양한 음식까지 경험할 수 있어 더욱 보람찼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텍사스에서 만난 사람들이 외지에서 온 이들을 진심으로 환대하며 보여준 따뜻한 친절이었다. 오스틴에서 보낸 4박 5일은 오래도록 여운이 남을,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었다.

20260108_132022.jpg

[Austin FC]

20260106_063951.jpg

[CBS Austin News]

20260106_190317.jpg

[군침 도는 Texas 바비큐]

매거진의 이전글5. 진정한 프로 - 나눌 줄 아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