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다가, 뭉클
이제 선을 굿는다.
두렵다.
그러니 용기가 필요하다.
틀려도 그 위에 다시 그으면 된다는 걸 알면
용기가 생긴다.
그림을 이루는 수천 개의 선이
한결같이 바르고 곧을 수는 없다.
확실한 건
한때 마음을 괴롭히던 틀린 선이
나중엔 신경 쓰이지 않더라.
흠없는 인생은 없다.
지금 나를 괴롭히는 어떤 일도
인생의 그림에서는 점 하나의 흔적에 불과하다.
인생 뭐 별거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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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 에세이 《그리다가, 뭉클》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