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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우 Jan 23. 2024

LA에서 가장 비싼 유기농 마켓 Erewhon

롱블랙을 읽다 보면, 영감을 받는 순간이 많아서 좋습니다. 저렴한 구독료로 매일마다 인사이트 담긴 글을 전달해 주는 매체가 있다는 게 감사합니다.



에레혼 EREWHON이라는 미국 LA 유기농마트에 대한 글도 좋았습니다. 오프라인 마켓이라는 치열한 시장에서, 에레혼이라는 마트가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고요. 고객이 '건강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고객경험에 정말 많은 신경을 쓰며, 브랜드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할리우드 배우들이 주로 찾을 정도로, 타겟 고객에게 명확하게 소구 하면서 사업하는 게, 요즘 사업하는 분들이 꼭 참고해야 하는 전략이라고 생각 들었습니다.


Antoci 부부(출처: The hollywood Report)


에레혼 마켓은 원래 파산해 가던 마트였다고 하는데요. '앤토시 부부'가 이를 인수해서, LA에서 가장 유명한 유기농 마트로 성장시켰다고 합니다. 에레혼 마켓의 슬로건은 “여기에는 당신에게 좋은 것들만 있어요(If it's here, it's good for you).”라고 하고요. 홈페이지 소개 문구는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B Corp 인증을 첫 문장부터 내세우며, 기업의 건강함과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는 게 인상적입니다.


Erewhon is proud to be a Certified Organic Retailer and Certified B Corp. Since the late 1960s, Erewhon has been uncompromising in the commitment to provide foods and products that change the lives of our customers. We are more than your local grocery store; we are a community of people who are united in our love for pure products that protect the health of people and our planet.

Erewhon은 인증 유기농 소매업체 및 인증 B 기업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1960년대 후반부터 Erewhon은 고객의 삶을 변화시키는 식품과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타협하지 않고 노력해 왔습니다. 우리는 지역 식료품점 그 이상입니다. 우리는 사람과 지구의 건강을 보호하는 순수한 제품에 대한 사랑으로 뭉친 사람들로 구성된 커뮤니티입니다.
출처(Erewhon 홈페이지)


이번 롱블랙에서 좋았던 구절을 꼽아봤습니다.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 의도적으로 불편함을 감수하게 하는, 공간 기획을 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롱블랙 글 발췌)

‘일부러 불편하게, 매장을 설계했다’


사실 에레혼은 대형 마트는 아니에요. 매장 평균 크기가 약 1만 제곱피트(약 281평) 정도이죠. 미국 프랜차이즈 마트의 평균 크기가 4만 제곱피트(약 1124평)라는 걸 생각하면, 꽤 좁은 편이에요. 게다가 매대 사이가 좁아요. 사람들끼리 서로 부딪히기도 쉽죠. 또 높은 곳까지 선반이 있어요. 물건을 꺼내려면 직원에게 도와달라고 말해야 해요. 명색이 고급 마켓인데 이렇게 불편해도 되나, 싶을 정도예요. 반전은 모두 의도된 디자인이라는 것. 포브스에 따르면, 에레혼은 제곱피트(약 0.03평)당 2500달러를 벌고 있어요. 다른 식료품점보다 크기는 작지만, 생산성은 4배 이상 높죠. 에레혼 산타모니카 지점의 건축을 맡은 디자이너는 그 효과를 이렇게 설명해요.


“사람들은 언제나 인간적인 상호작용을 갈망해요. 참여를 위해 설계된 장소는 더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고, 머물도록 장려하며, 다시 방문하도록 유도하죠.”_데이비드 쉘던, Commercial Property Executive 인터뷰에서


진짜로 그런지 한번 볼까요? 좁은 복도에선 사람들끼리 서로 마주칠 수밖에 없어요. “지나갈게요” 같은 아주 사소한 대화라도 나누게 되죠.  


높은 선반도 마찬가지. 에레혼 매장 곳곳에는 제품에 관해 설명하고 추천해 주는 쇼핑 컨설턴트가 있어요. 손님과 친구처럼 대화하죠. 친화력으로 유명한 러쉬 직원처럼요. 그렇다고 무작정 말을 걸면 실례겠죠? 이때 높은 선반이 대화의 물꼬를 터줘요. 손님이 높이 있는 물건을 꺼내고 싶을 땐, 자연스럽게 쇼핑 컨설턴트에게 도움을 청할 테니까요. 이런 인테리어와 매장의 분위기가 진짜로 관계를 주도할 수 있냐고요? 그럼요! 매장에서 대화를 나누다가 연락처를 주고받고, 연인 사이로 이어졌다는 사람도 꽤 나왔거든요.


“회사의 임원들이 인정하든 안 하든, 에레혼은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핫한 미팅 시장이 되었다.” _2023년 LA 매거진


단순한 식료품 매장이 아니라, 사람들끼리 이야기하고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형성한 거예요.


출처(rdcollaborative.com)
출처(rdcollaborative.com)



다음번 LA를 간다면, 꼭 방문해봐야 할 곳이 생겨서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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