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말, 약사 John Pemberton는 전쟁 후유증으로 인한 고통을 잊기 위해 포도주와 코카잎 추출 성분을 섞은 음료를 만들어 마셨다. 그러다 1886년 금주법이 실시되자 술 대신 탄산수를 넣고 그 밖에 이런저런 부산물을 섞어 새로운 음료를 만들어냈다. 이게 우리가 알고 있는 코카콜라가 됐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만들어낸 물건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뭔가를 해보기엔 너무 가난하고 노쇠했다. 1888년에 그는 코카콜라의 소유권을 Asa Candler에게 넘겼다, 대가로 받은 돈은 $1,750불.
능숙한 사업가였던 Asa Candler는 TCCC (The Coca Cola Company)를 세우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선다. 이때 그는 코카콜라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레시피 특허를 신청하지 않기로 한 것. 특허를 신청해 기술을 공개하면 막대한 부수입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더 이상 ‘유일한 존재’로 남을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Asa는 자기가 손에 넣은 물건의 잠재력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
‘비밀로 남기로 한 결정’은 코카콜라에게 신비로운 아우라를 안겨줬다. 이후 등장한 유사 제품들은 맛으론 코카콜라의 맛을 따라 할 순 있었지만 그 아우라를 베끼는 것은 불가능했다.
1919년, 코카콜라는 자기들의 비법을 종이에 적은 뒤 뉴욕의 한 은행 금고에 보관하는 ‘이벤트’를 감행했다. 짐작할 수 있듯이 이는 보안보다는 ‘미지의 제조법’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기획된 쇼였다. 대중들 사이에서 코카콜라의 비밀을 둘러싼 온갖 루머가 퍼졌다. 코카콜라의 제조법 전체를 알고 있는 직원은 둘 뿐이며, 동시에 납치될 가능성을 고려해 항상 따로 움직인다는 스파이 영화 같은 루머가 오랫동안 사실처럼 여겨져 왔다. 글쎄…
2011년. 코카콜라는 다시 한번 비법을 자기들이 세운 코카콜라 전시관으로 옮기는 행사를 감행했다. ‘기밀’을 옮기는 것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대놓고, 떠들썩하게 진행된 것은 물론이다.
정말 코카콜라에게 뭔가 대단한, ‘비법’이라고 할만한 제조기법이 존재하는 걸까? 뭔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코카콜라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맛이 아니다. (코카콜라와 다른 유사품들 간에 엄청난 ‘맛’의 차이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다…)
코카콜라를 특별하게 하는 건 캔을 둘러싸고 있는 그 독특한 아우라다. 그 아우라는 Asa와 그의 후계자들이 브랜드의 보이지 않는 힘을 이해했기에 가능했다.
개인, 회사, 그리고 국가. 누구든 특별한 존재가 되려면 나만의 캐릭터, 나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다른 건 남들이 따라 할 수 있지만 캐릭터와 스토리는 그렇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