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장이 잦아지면서 한 가지 든 생각, 왜 전 세계 호텔 조식은 다 거기서 거기인 걸까? 동네의 흔한 Inn이나 고급 4성 호텔이나, 메뉴의 퀄리티의 차이는 천차만별이지만 ‘기본적인 메뉴 설계’는 크게 다르지 않다.
관련 일을 하는 분과 만날 기회가 있어서 물어보니 그 답은 간단했다. 중요한 건 최고가 아니라 최적화라는 것.
첫째, 빠르고 쉽게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숙련된 고급 인력은 매출이 높게 나오는 점심, 저녁에 투입하고 아침시간에는 상대적으로 숙련도가 낮은 인력을 투입하는 게 경제적이다. 소위 ‘콘티넨탈 조식’이라고 불리는 메뉴가 인기가 있는 이유다. 시리얼, 과일, 빵, 치즈, 요거트, 커피처럼 준비과정이 쉽고 짧은 메뉴가 선호된다.
둘째, 선택과 조합이 가능해야 한다.
아침은 삼시 세끼 가운데 개인별 패턴이 가장 다양한 식사다. 아예 먹지 않는 사람, 이동하면서 먹을 샌드위치 하나면 충분한 사람, 든든하게 먹어야 하루를 버틸 수 있는 사람 등 다양하다. 따라서 호텔 조식은 99%가 주문식이 아닌 뷔페로 제공된다.
뷔페는 ‘콘티넨탈 조식’에다가 좀 더 고 열량 음식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베이컨, 계란, 구운 버섯과 감자처럼 손이 많이 가지 않는 메뉴들을 더해 구성된다.
셋째, ‘누군가에게 최고’인 메뉴가 아니라 ‘다들 받아들일 수 있는’ 메뉴를 추구한다.
전 세계 각지에 개성 있는 현지 음식들을 호텔 조식에서 만나는 건 흔치 않은 경험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조연’에 그치는 수준이다. 어째서?
호텔은 전 세계에서 모여든 숙객들을 상대해야 한다. 아무리 세상이 글로벌화 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의 입맛은 주관의 영역에 남아있다. 따라서 고객들의 평균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최선의 방법은 ‘최고의 조식’을 준비하는 게 아니라 누구든지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조식을 짜는 것이다.